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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만의 전쟁이 아니다. 단지 우크라이나 배후에 미국과 나토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러시아 핵 공격에 대비해 만들어진 미 대통령이 직접 이끄는 극비 태스크 포스가 존재한다. 바로 '네버어게인'이다. 미 대통령, 안보보좌관, 비서실장, CIA국장, 국방정보국장, 북부군사령관, 특수전사령관, 스토니 대령, 출중한 군사전략가인 한국계 미국인 케빈 한이 주요멤버다. 스토니 대령과 케빈 한은 미 해군사관학교 시절의 동기다. 스토니 대령은 러시아 출신의 여성 구호 활동가인 밀라나 구출 명령을 받고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두메산골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케빈 한을 찾아간다. 케빈 한은 마치 손자병법에 통달한 군사의 귀재처럼, 군대를 동원하지 않고 언론을 동원하는 신묘한 계책으로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미하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영웅 출신이다. 전쟁 초기에 아내와 딸이 러군에 무참히 살해당하고 홀로 살아 남은 그는 바흐무트 공방전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싸워 전쟁영웅이 된다. 총상을 입고 통합병원으로 후송된 미하일은 거기서 케빈 한을 조우한다. 케빈 한은 미하일에게 친러 성향의 무기 암거래상이 갖고 있는 전설의 다이아몬드인 '마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자고 제안한다. 그것을 판 돈으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자는 것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구실일 뿐, 실은 핵 전쟁을 막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치밀한 작전의 일환이었다.
케빈 한이 가족을 다 잃고 마약에 빠져 방황하고 있던 미하일에게 건넨 조언이 인상적이다.
"고통이 삶의 본질이라 생각하면 그런대로 거기서 또 희망을 얻게 돼. 삶이란 아늑하고 따뜻한 부분만 있는 게 아니잖아. 어둡고 축축한 부분이 훨씬 많아. 그렇지만 어둡고 축축한 삶을 견뎌낼 수 있는 건 가끔씩 기억 속에 간직했던 삶의 따사로움을 조금씩 꺼내어 맛보고 도로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거든."(1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