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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라! 짜증도치 ㅣ 북스 - 달빛문고 5
함지슬 지음, 임미란 그림 / 아이음북스 / 2023년 9월
평점 :
늘 사고나 말썽만 일으키는 사람을 가리켜 '사고뭉치'라고 한다. 그럼, 툭하면 짜증을 부리거나 늘 짜증만 일으키는 사람을 가리켜 뭐라고 할까? 짜증대마왕? 그럴듯하다. 하지만 '짜증도치'에 비할 바는 못된다. 머리와 등에 온통 가시가 달린 고슴도치를 연상시키는 짜증 유발자의 이미지가 기가 막히다. 등의 가시를 뽑아 '짜증'을 독화살처럼 쏘아댄다는 발상은 신박하고 자연스럽다. 덕분에 다소 감정 표현에 서툰 어린 학생들도 짜증 나는 상태를 뭔가 가시에 찔린 기분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욕구불만 상태가 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그러데 만약 짜증이 짜증도치의 못된 짓 때문이라면, 그래도 짜증을 참아볼 만한 깜냥이 조금은 생길 것도 같다. 짜증도치를 퇴치할 방안을 골똘히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주인공 현지는 타고난 탐정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뚫어뻥 비밀 조사단'을 만들어 호기심과 의문부호를 부르는 요상한 일들을 비밀수첩에 적어 두고는 나름 해결하려고 나서는 편이다. 현지가 홈즈라면, 단짝 친구 나윤이는 왓슨이다. 둘은 성격과 개성은 다르지만, 체력, 정보력, 분석력이 나름 훌륭하다. 우연히 교실 바닥의 파란 물감 같은 것이 몸에 묻게 되자 현지에게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 사람들의 짜증 기운을 빨아들이면서 불가사리처럼 몸집을 키우는 짜증도치가 눈에 보이게 된 것이다. 짜증도치는 고슴도치처럼 생긴 괴물로 활을 들고 다니며 자신의 등에 있는 가시를 뽑아 사람들에게 쏘아대는데, 가시에 맞으면 짜증이 나게 된다. 현지는 나윤이와 함께 학교 안을 휘젓고 다니는 짜증도치를 막을 대책을 세우게 된다. 아, 여러분이라면 '짜증 퇴치'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