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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반의 쓸만한 영어 비밀과외 1교시 - 중학교 때 배운 영어만으로 전문 통역사처럼 말할 수 있는 30일 시크릿 가이드
Sophie Ban(소피 반) 지음 / 시대인 / 2023년 10월
평점 :
영어식 사고와 한국어식 사고는 거리가 멀다. 단지 어순의 구조적 차원이 아니라 담론의 맥락 차원의 문제 때문이다. 가령 영어는 저맥락 언어지만, 한국어는 고맥락 언어다. 단지 영어가 문장 앞부분에 주어와 동사가 나오고, 한국어는 주어 생략이 빈번하고 동사가 제일 나중에 나온다는 어순의 차이 말고도 맥락의 밀도차가 엄연히 존재한다. 나는 일상적인 생활 영어 회화는 한국인이 이미 배운 중학교 문법과 어휘(단어와 숙어)로도 충분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담론의 맥락 밀도를 고려해 한국어식 사고를 영어식 사고로 적극 재구성하는 훈련 과정이 필요할 뿐이다.
통역사 출신의 유명한 영어 선생님 소피 반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 이번에 《소피반의 쓸만한 영어 비밀과외 1교시》(시대인, 2023)에서 한국식 영어 회화 훈련의 양대 산맥인 '단문 암기'와 '패턴 영어'에서 탈피해, 최대한 한국어와 영어의 간극을 좁히는 기본적인 통역 스킬을 전수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손에 쥔 순간부터 통역사 기초 양성반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영어 학습의 기본 틀이 원문의 내용을 가감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역 스킬이기 때문이다.
영어는 저맥락 언어이기에, 영어 말하기의 기본은 세 살짜리 코흘리개도 팔십이 넘은 이웃집 할머니도 알아 듣기 쉽게 말하는 것이다. 소피반 쌤은 영어 원어민에게 '말하고자 하는 뜻을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한국어 원문 메시지를 보다 쉬운 말로 전환시켜서 중학교 수준의 영어 지식을 활용해 영어 문장을 도출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만약 한국 사람이란 것을 자랑하고 싶으면 BTS를 말하면 딱 좋아요."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이를 다음과 같이 보다 쉬운 표현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요령이다. "한국인으로 만약 당신이 자랑하고 싶다면 BTS를 아는지 물어보세요." 여기서 저자는 'if절 활용'과 '자랑하다'란 뜻의 'brag'라는 단어를 귀뜸해준다. 통역의 맥락은 크게 '생활, 경제 활동, 시대의 변화, 시민 의식, 생활 의료' 다섯 범주로 나뉘고, 각 범주마다 네다섯 개 이상의 핵심 메시지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