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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인공지능을 만나다 - 진화학자가 바라본 챗GPT 그 너머의 세상 ㅣ 아우름 56
장대익 지음 / 샘터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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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지구별 문명의 척추에 해당한다. 우리가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지식'과 '관계'를 배우기 위해서다. 진화생물학자 장대익에 따르면, 지식은 곧 '생태적 지능'이요, 관계는 곧 '사회적 지능'이다. 사피엔스가 사촌인 침팬지에 비해 화려한 문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 두 가지 지능 덕분이다. 생태적 지능이란 자연 세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적 유능함이다. 사회적 지능이란 다른 집단과 타자에 대한 공감, 배려, 협력을 할 수 있는 다정함이다. 설령 똑똑함이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우리가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 이유는 지식(유능함)만큼이나 관계(다정함)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피엔스가 독보적으로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길 수 있었던 비밀은 유능함과 다정함이었습니다. 이런 성공의 궤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유능함의 새로운 도구이며 다정함의 위험한 씨앗입니다. 인공지능이 인류만큼이나 다정해질 수 있다면 그들은 분명 사피엔스 문명이 아닌 새로운 문명의 창시자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기계는 우리 신체(몸과 뇌)와 더 자연스럽게 융합될 것이며, 그로 인해 인류는 점점 더 강화된 사피엔스로 진화하게 될 것입니다."(156쪽)
학교는 유능함 향상을 위한 수업만큼이나 다정함을 배우고 경험할 수업이 있어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다정함(친절, 공감, 배려, 협력)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는 반쪽짜리 학교"다. 반쪽짜리 학교에선 학생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선생도 학부모도 같이 망가지게 된다. 미래 교실에서는 생태적 지능과 사회적 지능을 동시에 높여주는 그런 교육을 해야 한다. 챗GPT 같은 혁신적 기술들은 인간의 생태적 지능을 확장시킬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우리의 초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을진 의문이다. 지구별 문명의 지속성을 고려한다면, 최첨단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부각되어야 할 지능은 공감력이 바탕이 된 사회적 지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