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 관찰기 행복한 관찰 그림책 5
강영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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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적 삶의 대명사가 24시간 편의점이다. 예전에는 백화점을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에 대한 상징으로 삼곤 했는데, 이제는 편의점이 대세다. 집을 나서면 오십 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 편의점이 하나 있고, 걸어서 5분 거리 내엔 무려 다섯 곳이나 된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 운동하기 전 '2+1' 스포츠음료나 캔커피를 사는 것 외에 특별히 이용할 일이 없다. 그런데 편의점을 자주 애용하는 단골들이 볼 때, 편의점은 어른들의 자가용 같은 개인 공간이고, 학생들의 오락실 같은 또래 쉼터가 아닐까.

작가 강영지의 《단골손님 관찰기》(웅진주니어, 2023)는 편의점 점장의 눈으로 지켜본 단골 손님 관찰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대략적인 '편의점 인류학' 노트다. 토끼 점장과 알바생 너굴이의 작업은 물론, 편의점을 오가는 단골 손님들의 취향과 관계까지 파악할 수 있게끔 했다.

이른 아침, 우리 편의점의 토끼 점장은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복장 단장, 청소하기, 창고 정리, 진열대 채우기, 냉장고에 음식 채워 넣기, 쓰레기 정리 등 분주하다. 편의점 음식으로 샌드위치나 단팥 버터 빵, 초코 바나나 요거트 같은 간식 만드는 레시피 소개도 빼놓지 않는다. 회사와 학교 가는 길에 필요한 것들을 사려는 손님들로 이내 바글바글하다. 한바탕 손님들이 지나고 나면 알바생 너굴이가 출근한다. 너굴이는 핫바, 치킨, 핫도그 튀기기에 능숙하다.

학생과 직장인을 제외하면, 동네 소상공인들이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다. 가령 가로수 세탁소 주인은 단것 마니아다. 장바구니에는 초코 과자, 다양한 젤리, 돌돌돌 풀어서 먹는 풍선껌과 사탕, 향긋한 딸기맛 색종이가 담겨 있다. 파랑 책방 주인과 진달래 문구점 주인은 오랜 친구 사이다. 책방 주인은 삼각 김밥과 컵라면을, 문구점 주인은 도시락을 즐겨 산다. 도시락 마니아답게 문구점 주인의 추천 매뉴는 볶음밥 깐풍기 도시락, 비빔밥 도시락, 햄버그스테이크 도시락이다. 홍차 카페 주인은 커피를 즐겨 사는데, 커피를 마시는 동안 너굴이와 수다 타임을 갖는다. 요가 선생님은 강아지 간식을, 마나 꽃집 주인은 딸기 생크림 샌드위치를 즐겨 산다. 그리고 사계절 내내 알로하 셔츠를 입는 하와이 식당 주인은 양말을 즐겨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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