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어원을 만화로 잡는 4컷 영단어
히지이 가쿠 지음 / 더북에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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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은 영단어 학습의 지름길이다. 자주 쓰이는 어원을 통해 빠른 시간내에 영단어를 익힐 수가 있다. 영단어의 구성은 '접두사+어근+접미사'가 일반적이다. 자주 쓰이는 접두사 10개만 알아도, 그 네 배가 되는 단어 40개를 쉽게 익힐 수 있다. 가령 pro(앞)와 post(뒤), in(안)과 ex(밖), over(위)와 de(아래) 등 매우 유용한 접두사가 있다.

히지이 가쿠의 《필수 어원을 만화로 잡는 4컷 영단어》(더북에듀, 2023)는 대략 80개 정도의 어원을 통해 333개의 영단어를 빠르게 습득시키는 교재다. 4컷 만화는 웃음과 재미를 유발한다. 가령 뱀파이어가 문득 통마늘 만찬을 즐기게 된 자신을 자각하는 대목에서 웃음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재미진 만화가 단어 기억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진 못하는 것 같다. 영단어보다 오히려 웃음짓게 만든 그 컷이 더 선명하게 기억 나는 건 왜일까.

나는 학창 시절 어원으로 영단어를 집중 학습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어원의 힘을 믿는다. 영어의 어원은 크게 두 줄기다. 게르만어와 라틴어. 대개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은 좀 딱딱하고 고상하고 어려운 편인데, 어원 분석이 이를 보다 쉽게 익히게끔 돕는다. 물론 눈으로만 대충 보고 끝나면 무용지물이다. 손으로 적고, 어원이 결합하여 이런 뜻이 되는 이유를 잡아내야, 그 단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모든 공부는 '과잉학습'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두껍고 비싼 어원사전을 따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 온라인 어원 사전은 강추한다. 그래도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어원 공부의 첫걸음은 이 책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배워둔 어원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기억 이론 중에 '레미니슨스 효과'란 게 있다. 기억한 내용이 기억 직후보다도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 더 명확하게 생각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내가 보기에, 어원에 의한 단어 학습은 레미니슨스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게 한다. 아마도 어원 조합에서 뜻을 유추하는 논리력이 기억력을 돕는 것 같다. 가령 본문에선 'spir(숨쉬기)'라는 어근에 기반한 단어로 spirit, inspire, expire, conspire가 나온다. 하나의 어근으로 네 단어를 쉽게 익히는 꼴이다. 여기에, 본문에 나오지는 않지만 spiritual, spiritualism, spirituality 등은 그냥 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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