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지 이펙트 - 글로벌 경제를 뒤바꿀 신소비권력의 출현과 거대한 기회
브래들리 셔먼 지음, 박영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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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의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주체는 MZ세대가 아니라 '슈퍼 에이지'다. 미국의 미래학자 브래들리 셔먼의 주장이다. 여기서 슈퍼 에이지란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새로운 세대를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저자의 이런 주장이 그리 새롭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다. 한국인은 이미 초고령화 시대의 거센 파도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그럼, 한국 사회가 슈퍼 에이지 시대에 대응할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아니요'라고 하겠다.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대응이나 '죽은 척'하는 무응답을 대응으로 치는 회피가 다반사가 아닐까.

나는 MZ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사이에 낀 X세대인데, 정부 차원의 대응과 개인 차원의 움직임에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가령 정부는 출생률 감소와 농촌 지역의 인구 문제에 손을 놓은 상태다. 그나마 좀 나아 보이는 것은 언제나 정부와 개인보다 한 걸음 빠른 기업들이라고 할까. 가령 온라인 세상에 적응하도록 돕는 각종 IT 교육 서비스, 생체정보 및 건강관리 앱, 노인친화 승차공유 서비스, 돌보미 파견 서비스, 시신 비료화 장례 서비스 등 이전에는 없던 시장이 열렸다. 노년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산업 분야는 꾸준히 확장되고 있고, 백세 시대와 더불어 등장한 '액티브 시니어'란 유행어는 고령층이 새로운 소비와 노동 시장을 이끌 주력부대가 되었다는 화려한 신고식이었다. 경제적 파급력 측면에선 입장에 따라 다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슈퍼 에이지의 정치적 영향력을 곱씹는다면, 기실 꽤나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슈퍼 에이지는 이미 시작되었다. 은퇴 연령을 넘긴 대다수 노년층은 이를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 노년층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황금 노후는 없다." 대다수는 부족한 은퇴자금과 늘어난 기대수명 때문에 이중고를 겪는다. 눈 밝은 이라면 액티브 시니어란 달콤한 말 뒤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기 마련이다. 가령 택시 기사와 아파트 경비원, 시장 상인의 초고령화를 보라. 뉴스란에 보이는 택시 기사와 아파트 경비원을 향한 갑질과 폭력 사태는 빌런 개인의 야만과 무교양 외에, 고령층을 만만한 약자로 여겨 존엄성을 짓밟는 에이지즘(연령차별)과도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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