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 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
박진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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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물과 같다. '비처럼 음악처럼'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관용구처럼 들리는 이유도 바로 음악이 가진 비나 물 같은 속성 때문이다. 우리는 물을 마시거나 물로 씻거나 물로 놀이를 하거나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음악을 비타민 음료처럼 마시고, 온수처럼 영혼의 때를 씻거나 리듬에 따라 흥얼거리며 춤을 춘다. 물의 온도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듯, 음악의 온도는 우리 마음을 상쾌하게 하거나 포근하게 만든다. 온천의 치유 효과가 유명하듯, 음악 역시 심리적 치유의 힘이 있다. 엄마의 자장가를 떠올려 보라.

음악치료의 창시자인 토론토대학교 음악대학 마이클 타웃 교수가 초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게 있다. 이들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3주 동안 하루 한 시간씩 들려주었더니, 뇌의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되고 편도체의 기능이 완화되었다는 것이다. 전전두엽피질은 의사결정, 행동 조절, 계획 수립을 담당하고, 편도체는 불안과 공포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담당한다. 단순히 좋아하는 노래 차원을 넘어 '인생 노래'를 작정해서 들려준다면 어떨지 궁금하지 않은가.

누구에게나 인생 노래가 있다. 심리학자 박진우는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음악 가운데 나만의 인생 음악이 되는 조건은 '네 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네 박자란 다름아닌 '결정적 시기', '결정적 관계', '가장 자주 듣는 것', 그리고 '노랫말'이다. 우리가 꼽은 인생 노래는 ㅇ리 삶의 궤적을 비추고 변곡점을 짚어주는 거울과 같다. 내가 선호하는 음악 장르와 플레이리스트는 나의 성격과 정체성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저자는 음악과 노래를 통해 크게 세 가지를 알게 된다고 말한다. 바로 '나를 알아가는 마음의 지도 그리는 법'을 알게 되고, '건강한 관계를 위한 사랑의 방정식'을 알게 되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까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음악은 마음, 관계,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레프 톨스토이의 표현을 빌면, "음악은 감정을 속기하는 기술이다." 저자는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부터 스윗소로우의 〈작은 방〉까지 총 33곡의 노래를 심리학적으로 조명한다. 노래는 QR 코드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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