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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만들어내는 철학 - 성공하기 위한 철학사고의 프레임워크 ㅣ 변화하는 힘
오가와 히토시 지음, 박양순 옮김 / 북스토리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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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팔할이 철학이었다. 철학은 '진리'와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겉보기엔 '실용'과 '이익'과 동떨어진 학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철학은 나름의 살뜰한 실용성과 구체적인 도구성을 겸비하고 있다. 이른바, '문제해결로서의 철학'이다. 가령 페미니스트 철학은 여성에게 언제나 이미 실용적이고 기능적이다. 가부장적 사회가 가정하는 수동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때문이다.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과 〈이갈리아의 딸들〉을 떠올려보라. 심지어 철학은 세계 토대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곤 한다. 가령 프랑스 철학자 루소의 사회계약설이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독일 철학자 마르크스의 비판이론은 사회주의 혁명의 촉발제가 되었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철학자들의 사유방식과 사유패턴에 주목해보자. 철학의 대중화에 힘써온 일본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는 일상과 직장에서 활용가능한 철학적 사고의 프레임을 소개한다. 이른바 '비즈니스 철학 연수'다. 크게 네 가지 파트로 구성되는데, 철학적 사고의 기초를 배우는 파트, 의심하는 연습 파트,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연습 파트, 재구성하는 연습 파트다. 이 네 가지 파트를 관통하는, 일과 철학을 결부시키는 기초 작업이 있다. 바로 '언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상식과 프레임을 초월해 생각하려면, 관점의 변화를 도모하려면, 일단 언어 사용에 남다른 주의를 해야 한다. 저자는 다음 세 가지 조언을 건넨다. '언어에 집착하는 습관을 들인다', '항상 사고를 언어화하고 엄밀한 언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독창적인 언어를 만드려는 훈련도 평상시에 의식적으로 해둔다'.
비즈니스 철학 연수의 핵심은 철학적 사고를 운용해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동안 비즈니스 혁신에 목말라하는 이들은 예술가나 디자이너의 사고법에 주목하곤 했다. 하지만 '아티스트 씽킹'이든 '디자인 씽킹'이든, 기실 모두 철학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적 사고의 기초를 배우는 단계에서, 예술가 피카소와 과학자 아인슈타인을 결합한 '피카소 슈타인'이란 상징적 이미지를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서 철학 사고를 활용하는 특성으로 제시한다. 이어서, 의심하는 연습 단계에선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이용해 철학적으로 의심하는 방법을 이른바 '소크라테스식 태클걸기'라고 부른다. 세번째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연습 단계에선 프랑스 사상가 레비 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활용해 철학적으로 관점을 바꾸는 방법을 소개하고, 마지막 단계인 재구성하는 연습 파트에선 헤겔의 변증법으로 재편성하는 방법을 통해 철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