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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다르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찬란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 당신을 위한 필수 안내서
마크 아그로닌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백세시대나 초고령화사회가 목전이라 그런지 몰라도, 늙음과 나이듦, 노화와 노년에 대한 미묘한 구분이 성행하고 있다. 가령 '늙음이 문제라면 나이듦은 해결책'이라는 말이나 '노화의 괴로움과 노년의 즐거움' 같은 신중한 대조법이 그러하다. 확실히 건강한 노년의 삶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급증했다. 따라서 신체적 노화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나이듦의 장점을 최대화하는 데 다들 관심이 많아졌다. 미국의 노인의학 전문의 마크 아그로닌은 나이든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것이라며, 노쇠와 결부된 노년에 대한 진부한 선입견과 부정적인 편견을 깨부순다. 오히려 나이듦의 장점과 강점을 역설하는데, 특히 지혜, 회복탄력성, 창의성을 노년의 장점으로 꼽는다.
"일반적인 노년의 삶에도 나름의 구조적인 성장이나 긍정적인 발달이 분명히 존재한다." 저자는 고령의 종교 지도자들을 내세워 "나이가 들면 긍정적인 태도와 목적의식이 생긴다"며 노년의 지혜를 강조한다. "노화는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가치와 깨달음, 혹은 지혜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대목에서, 문득 '그 많던 어른은 어디로 갔을까'란 화두에서 시작된 문화전문기자 김지수의 인터뷰집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어떤책, 2018)이 떠올랐다. 거기서 당시 72세의 배우 윤여정은 '나는 매일 철든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노년의 '긍정적인 발달'이 아닐까 싶었다.
김지수는 다들 70세를 훌쩍 넘긴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명징한 이야기를 '산전 수전 반전의 따스한 지혜'에 비유했다. 저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노년의 지혜를 뿔이 다섯 개 달린 왕관에 비유한다. '지혜의 왕관'에서 다섯 개의 뿔은 '학자, 현자, 관리자, 창조자, 예지자'란 다섯 유형의 지혜를 상징한다. 가령 학자의 지혜가 방대한 지식과 전문성에 기초한다면, 현자의 지혜는 능동적인 판단과 성숙한 사상에 기초한다. 관리자의 지혜가 공감과 연민, 이타주의에 기초한다면, 창조자의 지혜는 잠재적인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확산적 사고'와 영감에 기초한다. 마지막으로, 예지자의 지혜는 깊은 자기성찰과 초월적 영성에 기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