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문제의 해법은 간단치 않다. 제주에서 들개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닭, 송아지, 거위, 오리, 망아지, 흑염소들이 들개떼에 공격받아 폐사했다는 내용이다. 말이 좋아 '들개'지 실은 사람에게 버려진 유기견들의 무리들이다. 국내에 동물등록제가 시행된 지도 꽤 되지만, 아직도 동물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장난감처럼 다루고 학대하거나 이사나 여행을 빌미로 쓰레기처럼 내다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한심하다.
언젠가 유기견의 해외 입양 사례를 다룬, 가수 이효리가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덕분에 유기견에 대한 개인적인 편견도 줄었고, 유기견 보호소나 입양단체, 임시보호가정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국내 유기견 입양이 보다 활성화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유기견 입양이 근본 대책은 아니다.
작가 박자울의 《개의 입장》(어린이작가정신, 2023)은 이런저런 이유로 내버려진 유기견들의 스물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독자들은 주로 유기견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번 더 들여다보고, 유기견들이 느꼈을 법한 굶주림의 고통과 두려움, 외로움 같은 상처에도 공감도 해보면서 반려동물의 의미와 동물권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게 된다.
반려동물과 가족이 되는 일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반려견을 키우려는 보호자나 가족에 대한 기본 소양교육 강화와 더불어 동물등록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법적인 차원에서 동물권을 한층 강화하고, 유기견이나 학대동물의 관계자 처벌을 강화하는 동물보호법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