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대한 모든 것 - 혁신은 어떻게 탄생하고, 작동하고, 성공하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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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과학저술가 매트 리들리는 혁신과 발명을 구분한다. 혁신은 언제나 발명 이상이다. 때론 발명이 혁신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많다. 발명이 개인적이라면 혁신은 집단적이고, 발명이 '유레카의 순간'처럼 신속하다면 혁신은 점진적이다. 발명중에서 실제 사업화에 성공하는 경우는 소수다. 하나의 발명이 하나의 혁신으로 '진화'하려면 고된 과정이 요구된다.

저자는 진화생물학, 고고학, 기술,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혁신의 본질과 특성을 탐구한다. 열에너지, 공중 보건, 교통, 농경, 통신,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의 발명과 혁신 사례를 다루는데, 혁신이 어떻게 탄생하고 작동하고 성공하는지 살핀다. 아쉽게도 미술, 문학, 음악 분야의 혁신 사례는 다루지 않고 있다. 무수한 발명품 가운데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되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려면 신화 속 영웅이 악룡을 퇴치하는 듯한 그런 지난한 투쟁의 경로를 따르게 된다.

전구, 전화기, 비행기, 아이폰, 인공지능을 떠올리면, 대중들은 에디슨, 벨, 라이트 형제, 스티브 잡스, 마빈 민스키를 곧잘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발명품과 대표적인 발명가를 서로 짝짓는 일은 기실 혁신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혁신은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종의 지적인 네트워크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혁신은 누군가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단체 스포츠'다.

"혁신이 점진적인 진화 과정이라면, 혁명과 영웅적인 돌파의 갑작스러운 계몽이라는 관점에서 기술되는 사례가 왜 그렇게 많을까? 답은 두 가지다. 인간 본성과 지식재산권 제도다. …우리는 돌파구를 이룬 누군가의 중요성을 과장하고, 그의 경쟁자와 선배는 까맣게 잊고, 그 돌파구를 실용화한 후배를 무시하려는 유혹에 너무나 쉽게 또 너무나 자주 빠지곤 한다."(276쪽)

혁신은 유용하고 간편한 아이디어의 싹이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풍성한 결실을 맺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혁신은 대체적으로 부당하며 모호하고 예측이 불가능하고 냉혹하다. 또한 혁신은 주로 시행착오를 통해 발생하며 우연하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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