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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 삽니다 - 반려견에 대한 모든 것, 2023 볼로냐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셸프’ 선정작, 2022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ㅣ 베스트 지식 그림책 9
옐레나 불라이 지음, 이윤정 옮김, 설채현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3월
평점 :
돌봄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마련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에도 주인의 책임과 의무가 만만치 않다. 이른바 '동물의 5대 자유'라는 게 있다. 동물보호의 기본 원칙을 천명한 것인데,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을 자유', '불편하지 않을 자유', '통증, 부상, 질병으로 고통받지 않을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을 자유'를 말한다. 저자는 이를 '개의 5대 자유'라고 부른다. 반려동물 등록제의 취지도 결국 동물의 복지와 관련이 있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생후 2개월 이상 된 반려견에게 의무적으로 개방형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게 하는데, 반려견을 입양하면 곧장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등록해야 한다. 반려동물 학대와 유기를 방지하기 위한 정말 좋은 제도라고 본다.
일러스트레이터 옐레나 블라이는 이 책에서 자신의 반려견 '조'를 내세워 반려견을 키우는 데 필요한 정보와 주의할 점을 설명한다. 저자인 레나가 조를 입양한 실제 경험이 잘 녹아들어 있고, 그림체도 훌륭한 지식그림책이다. 또한 한국의 반려견 문화와 관련 제도가 부록으로 제시되어 있어 유용하다. 이 책은 우리 가족과 잘 맞는 반려견 성향 찾기, 반려견 입양하는 법, 반려견 행동의 의미와 문제 행동, 반려견의 노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반려견에 대한 정보를 19개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각 주제는 흑백과 컬러 두 파트로 나뉘는데, 흑백 페이지에는 반려견에 대한 알뜰 정보를, 컬러 페이지에는 주제와 관련한 작가의 경험을 담았다.
개시장에서 검정 봉지에 담아 새끼 강아지를 데려오던 시절은 지났다. 이는 아주 옛날 얘기다. 지금은 브리더를 통해서 혹은 유기견 보호소를 통해서 반려동물을 찾곤 한다. 브리더를 알아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브리더 흉내를 내는 강아지 공장 번식업자를 피하고 진짜 전문 브리더를 알아봐야 한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켐페인 덕분에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을 계획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기견 보호소는 순종견보다는 믹스견이 많고, 입양 전에 임시보호 가정의 돌봄을 거친다.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려면, 우선적으로 반려견이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알아야 한다. 초콜릿, 아보카도, 포도와 건포도, 양파와 마늘이 있는데, 이는 반려견에게 치명적이다.
반려견의 훈련은 긍정 강화 교육이 원칙이다. 크게 배변 훈련과 두뇌발달게임으로 나눠볼 수 있겠다. 아무래도 반려견의 배변 훈련이 처음에는 꽤나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실내 배변에서 실외 배변으로 점차적으로 나아가려면 주인의 인내심이 요구된다. 실외배변의 경우, 개들이 용변을 보기 위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멤도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는 개들이 지구 자기장을 활용해 남북 방향에 맞추어 자세를 잡고 볼 일을 보기 때문이다. 요건 나도 모르던 사실이다. 정말 나침반 뺨치는 신기한 재주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반려견의 두뇌발달을 위한 게임으로 수건말이 게임, 상자 게임, 투명 페트병 게임, 스러플 매트 게임 등 다양한 놀이법도 소개하고 있다. 이때까지 여러 반려견을 키우면서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놀이들이라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