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대처하는 법 - 불안장애 이해하고 극복하기
안드레아스 슈트뢸레.옌스 플라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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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진화의 산물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인류의 유전자에 뿌리 깊이 박혀든 생존 기제다. 문제는 불안이 생활에 지장을 주고 생존 자체를 크게 위협할 때다. 즉 신경의학자와 심리학자가 말하는 이른바 '불안장애'의 경우다. 불안장애는 크게 공포증인 것과 공포증이 아닌 것으로 구분된다. 공포증의 경우는 거미, 개, 쥐 같은 특정 대상이나 고소공포증이나 광장공포증처럼 높은 곳이나 넓은 곳 등 특정 상황으로 말미암아 유발되는 유형이 있다. 반면에 비공포적인 불안장애는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요인을 확인할 수 없거나 불분명할 때다. 가령 공황장애나 범불안장애 등이 그러하다.

독일의 불안장애 전문가 안드레아스 슈트뢸레와 옌스 플라그가 공저한 《불안에 대처하는 법》(나무생각, 2023)은 불안장애의 기제와 유형, 증상과 특징,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알려준다. 꽤 전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저자들은 불안장애가 '시스템적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시스템적 질환은 "하나의 건강상의 문제가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이는 불안장애가 스트레스 반응성 정신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사는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당사자의 이야기에 우선적으로 촛점을 맞추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불안장애 환자를 돕는 가족과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이 다루는 불안장애의 유형은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 분리불안증, 특정공포증, 선택적 함구증 등이 있다. 이들 유형 분류는 두려움이나 공포를 유발하는 트리거와 관련이 깊다. 가령 사회공포증은 사회불안장애, 대인공포증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트리거는 모임, 회식, 강연, 면접, 외식 등 대중 앞이나 공공장소에 나서야 하는 상황들이다. 증상은 갑작스레 얼굴이 붉어지는 홍조 현상이나 신경과민 증상이 나타나며, 종종 수면장애나 위장장애를 겪거나 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 불안장애를 극복하는 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크게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있다. 심리치료의 경우는 인지행동치료, 정신분석 심리치료, 심층심리치료, 체계치료 네 가지가 있는데, 이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된 것은 인지행동치료다. 인지행동치료는 우선 심리교육이 이루어지고 이어서 인지적 재구성과 노출요법이 뒤따른다. 노출요법은 인지행동치료의 핵이라 할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 모든 불안장애에 적합하다. 그 방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사회공포증과 분리불안증에서는 두려운 상황이나 대상이 유발되고, 공황장애에서는 불안과 더불어 결국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신체 증상이 유발된다. 공황장애에서는 가령 빠르게 계단을 오름으로써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회전의자에서 뱅뱅 도는 것을 통해 어지러움을 불러일으키고, 의도적으로 빨대를 통해 빠르게 호흡하는 것을 통해 과호흡을 불러일으킨다. 범불안장애의 노출은 걱정과 직면하는 데 있다. 대부분은 생각으로, 혹은 병원 같은 걱정과 연결된 장소를 방문하면서 걱정되는 내용을 불러일으키고, 이어 그것을 견디도록 한다."(264쪽)

이와 병행할 수 있는 치료 방법들도 짧게 소개하고 있다. 가령 운동과 신체활동, 근육이완법과 마음챙김, 셀프 헬프 그룹, EFT와 같은 태핑과 동종요법, 신경자극술, 다른 사람과 연대하기, 스트레스 감소시키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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