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불안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가 - 세상이 직면한 거대 난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하는 법
제인 맥고니걸 지음, 이지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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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불안하다. 불안은 인간의 필멸성(생의 유한성)과 미래에 대한 무지 때문에 주어진 실존적 상황이다. '실존주의 심리치료'로 유명한 정신분석가 어빈 얄롬은 불안의 존재론적 조건으로 죽음, 자유, 소외, 무의미 네 가지를 강조한 바 있다. 설상가상,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기후변화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규모의 글로벌 위기가 불안의 저변과 심연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을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면 어찌 해야 할까?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을 상상하는 힘을 키우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미래학자이자 게임연구가인 제인 맥고니걸은 정기적인 미래 예측이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생존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일상을 위협하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와 첨단 기술의 변화 속도에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미래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시뮬레이션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령 "교육과 직장의 미래에서부터 음식과 돈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소셜 미디어와 의료 서비스의 미래에서부터 기후 행동과 정부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가? 저자는 가상세계를 창조하는 두 가지 방식인 게임 설계와 미래 시나리오 작성을 하나로 통합한다. 그리고 생각조차 하기 힘들고 상상조차 하기 힘든 가능성에 마음을 열도록 미래학자들이 실천하는 정신 습관과 자주 하는 소셜 게임을 소개한다. 가령 '10년 후로 떠나기'나 '삽화적 미래 사고'가 그러하다. 삽화적 미래 사고는 흔히 '정신의 시간여행'으로 불리는데, 자신을 미래로 보내 향후에 일어날 사건을 미리 경험해보는 정신능력이다. 미래 시나리오는 크게 성장, 제한, 붕괴, 변형의 이야기를 원형으로 한다. 이처럼 가상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면 유연성이 좋아지고 개인들의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럼, 미래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 갈 길이 멀기에 저자는 이에 대해 말을 아낀다. 다만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고, 변화의 신호와 동향을 적합하게 수집해야 하고, 미래력을 적극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저자는 구체적인 예측 매뉴얼 대신에 저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다음의 말로 퉁친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는 100퍼센트 정확한 것보다 상상력과 통찰력을 동원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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