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내일은 긍정으로 시작한다 - 철학자의 지혜를 내 인생에 담는 문답 노트
야나 카프리.차란 디아즈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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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책이라면 내 삶의 페이지를 어떻게 채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가 바로 인생관이 있기 때문이다. 성숙한 사람은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주체적인 입장과 관점을 표명한다. 이른바 사생관의 확립 이다. 나의 사생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고대 사상이 있다. 바로 스토아 학파의 철학이다. 소싯적부터 나는 로마 제국의 제16대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끼고 살았다. 지혜가 담긴 잠언 형식의 청아한 에세이가 맘에 들었고, 어린 나의 내면세계를 건설적으로 자극했다. 혹자는 철인 황제를 멘토로 삼아 어린 마음에 으쓱해하는 것 아닌가, 겉멋 든 것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아우렐리우스가 황제든 거지든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스토아 현자의 솔직한 지혜와 고백이 내 영혼을 울렸던 것이다.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는 작가 야나 카프리와 심리학자 차란 디아즈가 아우렐리우스의 철학과 지혜를 개인의 삶으로 연결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필사 및 성찰 노트를 펴냈다. 독자는 《명상록》의 주옥같은 문장을 필사도 하고, 사랑, 일, 가족, 인간관계, 건강, 운명, 죽음 등 다양한 주제별로 스토아학파의 조언을 개인사에 적극 대입해 볼 수도 있다. '꼬마 스토아 학파'로서 내가 만들고 싶었던 나만의 비밀 노트가 바로 요런 형식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저자들은 스토아학파의 사상이 고대판 긍정심리학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스토아학파는 세상과 타인에 대해선 다소 염세주의적 경향도 보인다. '건설적인 염세주의'나 '실용적인 염세주의'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점에서 스토아학파의 철학이 불교와 동양의 노장사상과 상통하는 구석이 있다고 본다. 달라이 라마의 "마음의 평화와 지혜는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철인 황제의 다음과 같은 메시지와 통한다.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놓일 것이다. 

첫째, 일어나지 않을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일은 우주의 섭리에 따라 일어난다. 

둘째, 아무도 나의 가치관이나 내면의 신성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 나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항상 나 자신이다."(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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