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정치 -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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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는 삼류다. 한류로 보여준 세계적인 문화강국의 인상과는 정말 딴판인 저질 쇼, 막장 쇼가 펼쳐지는 게 바로 한국 정치판이다. 언론학자 출신의 비판적 지식인 강준만은 한국 정치판의 특징으로 부족주의, 선악 이분법, 흑백논리, 정치적 파벌주의 등을 언급한다. 외부비판보다 더 어려운 게 내부비판인데, 그 어려운 걸 진보 성향의 저자는 해내고 만다. 그것도 균형추를 잘 잡아가며 말이다. 덕분에 한국 정치 평론의 수준이 업글되고 있는데, 다 저자의 노련하고 해박한 담론 덕분이다. 대신에, 정치인들의 못난이 면모가 더 크게 다가온다. 

정치에 열광하는 소수 극성팬을 겨냥해 여야가 벌이는 '정치의 전쟁화'는 막장 시트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바람직한 정치의 철학과 품격을 중시하는 독자라면, 채널을 돌리거나 탄식을 불러 일으킬 그런 지경이다. '시민 없는 민주주의'란 말이 괜히 나오게 된 게 아니다. 한때 팬덤 정치에 기대어 백년 집권의 꿈을 가슴 벅차게 노래했던 진보세력은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오히려 얼굴 시뻘개질 정도의 도덕적 일탈을 저지르고도 내로남불을 일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오만과 후안무치를 혹자는 '도덕적 면허 효과' 때문이라고 하지만, 결국 어디까지나 도덕적 해이에 기인한 타락이다. 조국도 이재명도 깊은 반성과 공적인 사죄가 필요한데, 너무나 당당해 말그대로 어이상실 지경이다.

저자가 보기에, 민주당이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것은 자해극이었다. ‘우리 편 신격화, 반대편 악마화’라는 부족주의적 정파성과 광기 어린 원리주의적 탈레반 기질은 진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당겼다. ‘윤석열 악마화’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후안무치를 폭로하는 부메랑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물불 안 가린 건달 두목’, ‘근무지를 이탈한 탈영병’, ‘무법의 화신’이라고 하거나 히틀러에 빗대기도 했고, 2022년 대선이 가까워지자 급기야 윤석열을 이토 히로부미라고 했다. 그리고 대선이 윤석열의 승리로 끝나자, 민주당은 윤석열 탄핵까지 거론하는 ‘퇴마 정치’에 목숨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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