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 - 어떤 철학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
마루야마 슌이치 지음, 송제나 옮김 / 지와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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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늘 푸른 개인주의'가 시급하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하면 곧잘 이기주의나 자기중심주의, 나르시시즘을 떠올리는 분들이 너무 많기에, 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개인주의를 '늘 푸른 개인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일지라도 실상은 다르다. 물론 개인주의는 자칫하면 언제든 이기주의나 나르시시즘으로 미끄러져 꽈당할 수 있다. 그래서 예방 차원에서 미리 말하지만, 늘 푸른 개인주의는 타인과 연대할 줄 아는 건전한 공동체주의의 반석이기도 하다. 

"개인주의는 인간의 성장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일본의 교양 프로듀서 마루야마 슌이치의 말이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의 최종 목표는 어떻게 한 명의 독립된 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느냐는 것이란 실존적 명제에 공감한다면, 이 책 『개인주의자의 철학 수업』(지와인, 2023)을 펼쳐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시대를 가리켜 초연결 시대라고 하는데, 초연결 시대는 동시에 초개인화 시대이기도 하다. 초개인화 시대에서 개인은 정작 제대로 존재하기 어렵다. 저자는 이 책에서 초연결과 초개인화의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우리들에게 상큼한 비타민과도 같은 개인주의 철학의 정석을 가르쳐준다. "나를 성장시키고, 타인을 이해하며,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한 쓸모"를 제공하는 철학 사상이 바로 '늘 푸른 개인주의'다.

백 년도 더 전에 전체주의와 군국주의의 격랑이 몰아치던 때에,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나의 개인주의』라는 강연록에서 개성의 발전과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는 개인주의가 필수라는 선구적인 통찰력을 보여준 바 있다. "개인주의란 다른 존재를 존경하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존경하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초연결로 인해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사는 현대인들은 자기소외에 시달리곤 한다. 자기소외의 대표적인 증후가 바로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의 결여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남이 보는 나'에 종속되고, 결국 남의 말과 생각에 부화뇌동하는 좀비가 된다. 그런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걸으면서 생각하기다. 걷기는 자율적인 사고를 키우는 명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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