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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똑똑한 동물들 - 과학으로 들여다본 동물들의 인지 능력 ㅣ 탐 그래픽노블 4
세바스티앵 모로 지음, 권지현 옮김, 최종욱 감수 / 탐 / 2022년 12월
평점 :
동물행동학 연구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뽑아 명쾌하게 정리한 과학 그래픽노블을 접했다. 《이렇게나 똑똑한 동물들》(탐, 2022)은 동물들의 인지능력을 두루살피고 있는데, 동물의 오감과 사고, 감정, 소통방식, 사회성에 관한 진지한 과학 실험 내용을 유쾌한 대화와 익살스런 그림을 배경으로 수록하고 있다. 동물은 세상을 어떻게 볼까? 동물은 어떻게 사고할까? 동물도 감정을 느낄까? 동물이 서로 소통한다고? 동물도 서로에게 배울까? 동물의 사회는 어떨까? 이제 이런 호기심 충만한 질문들에 그럴듯한 답을 할 수 있게 된다.
동물은 세상을 어떻게 볼까? 일단 동물의 시각은 인간의 시각과 다르다. 인간은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의 원추세포가 있어 삼색의 구별이 가능하다. 하지만 양과 염소와 같은 초식동물들은 녹색맹인 인간처럼 파란색과 노란색만 보고 빨간색을 구분할 수 없다. 혹자는 소가 빨간색을 볼 수 있다고 하고 혹자는 아니라고 하는데, 이 질문엔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리고 닭은 세 가지 색을 구분하는 원추세포에 더해 자외선을 감지하는 원추세포, 동체를 보는 능력과 시력을 높여주는 이중 원추세포도 있어서, 사람보다도 훨씬 잘 구분하고 초점을 맞추는 속도도 인간보다 8배나 빠르다. 하지만 인간은 닭이 보는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가늠할 수가 없다.
동물도 감정을 느낄까? 물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다. 채식주의자들 가운데 축산업의 실태를 다룬 다큐물을 보고서 육식을 끊고 채식을 결심하게 된 이들이 많다. 축산업에서 가축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가령 마취하지 않고 거세하기, 마취하지 않고 꼬리 자르기, 병아리의 부리 자르기, 소의 뿔 자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통증은 평생 지속되기도 하고, 가축의 감정이나 행동을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도축과정에서 고통을 최소화하는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동물권의 윤리기준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