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기다리는 동안, 기본적인 질문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추구할 만한 가치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삶의 불안을 달랠 수 있을까. 우리를 옭매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우리는 정말 행복할 수 있는가. 타인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이런 기본적인 질문에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현명한 답들이 있다.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는 "인생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고 말했다. 나도 공감한다. 혹자는 인생엔 정답이 없다고 운운하지만, 정작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는 언제나 이미 현명한 답이 있어왔다. 다만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고 관심을 끄고 경시하거나 망각했을 뿐이다. 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크리스토프 앙드레, 철학자 알렉상드르 줄리앙, 불교 승려 마티유 리카르가 한데 뭉쳐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 즉 행복과 지혜 그리고 사랑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붓다의 가르침에 따르면, 사랑과 지혜는 삶의 두 가지 기둥이다. 사랑에 지혜의 인도가 없다면 그 사랑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지혜에 사랑의 훈훈한 숨결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무정한 인공지능처럼 행동할 우려가 있다. 지혜란 무엇인가. 알렉상드르는 "잘못 디딘 발걸음을 받아들이는 여정"이라고, 크리스토프는 "행복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 마티유는 "분별력과 자기통제"라고 본다.
크리스토프에 따르면, 지혜는 회복의 힘이 있다. 일상에서 지혜는 나침반이자 GPS와 같다. 물질주의적인 환경의 악영향과 이기심, 나태함으로 말미암은 악습에 빠지더라도 지혜 덕분에 너무 오랫동안 길을 잃고 헤매지 않을 수 있다. 지혜에는 자신의 고통을 덜고 다른 사람들도 덜 고통받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마티유에 따르면, 지혜는 세상만사를 올바로 볼 줄 아는 눈과 완벽한 내면의 자유로 이루어져 있다. 지혜는 현실과의 일치 속에서 행복과 고통의 메커니즘을 분별하고 이해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리고 지혜는 자기통제인데, 자기를 통제한다는 건 더는 자신의 감정에 놀아나거나 해로운 생각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기통제는 내면의 균형을 유지하고 마음을 맑게 다스리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세 명의 저자들은 이 책을 마치 한 권의 '행복어사전'처럼 키워드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정렬했다. 첫머리는 '수용'이고, 끝머리는 '선'이다. 수미쌍관의 효과가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