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가지다
주연화 지음 / 학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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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미술품은 특수 상품이다. 금전적 가치외에도 감상적 가치, 장식적 가치, 사회적 가치, 영화적 가치, 미학적 가치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닌 요상한 상품이다. 하지만 고도자본주의 사회에서 뭐니뭐니해도 작품의 금전적 가치가 다른 예술의 가치들을 압도하곤 한다. 재벌 드라마나 셀럽 영화에서 툭하면 탈세나 상속을 목적으로 미술 작품을 거래하는 스토리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글로벌 미술 시장을 다룬 주연화 교수의 책 《예술, 가지다》(학고재, 2022)의 표지는 그래서 상징적이고 시의적이다. 바버라 크루거의 1987년 실크스크린 작품 '무제(나는 구매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글로벌 아트 마켓의 키 플레이어인 아티스트, 갤러리, 옥션, 컬렉터의 역할을 언급하고, 현대 미술 작품의 가치 및 특징, 미술 시장의 동향, 그리고 국내 미술 시장의 기회와 가능성 등을 논하고 있다. 

글로벌 미술 시장의 중심이 서구 유럽에서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서울 등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령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작품 열풍이 불었고, 글로벌 경매 시장에서도 미술 작품 낙찰가 갱신 행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열풍은 거품처럼 꺼질 때가 있는 법. 2000년대 초중반 가파르게 치솟은 '중국 4대 천왕'이라 불리운 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결국 2008년 경에는 매수세가 뚝 끊기고 만다. 그리고 2010년 이후, 서구 갤러리들이 아시아에 직접 갤러리를 열기 시작했고, 아시아 갤러리들은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렸다. 

현 시대 미술 갤러리들 중 대표적 슈퍼 갤러리는 가고시안, 페이스, 하우저&워스, 그리고 데이비드 즈워너다. 이 네 갤러리는 이른바 블루칩 작가들, 즉 미술 시장에서 국제적 작가로 높은 위상을 가지면서 동시에 상업성도 높은 작가를 전속하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작가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도 된다. 국내 갤러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이우환, 박서보 같은 한국의 블루칩 작가 판권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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