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외교 - 음식이 수놓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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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의 정치외교학자 안문석은 음식이 '외교의 윤활유'라고 평한다. 훌륭한 셰프를 잡고 좋은 식당을 찾는 일이 외교 업무에선 매우 중요하다. 음식 외교의 역사는 유구하다. 사극을 보더라도 중국에서 사절단이 오면 상다리가 휘어지게 진수성찬으로 극진히 대접하는 장면을 보곤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외교 현장에선 늘 음식 이야기가 따라 다닌다. 가령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했는데 주메뉴는 뭐고 그 음식에 얽힌 사연과 메시지는 뭐라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늘 흘러나오곤 한다. 이른바 '식탁 위의 외교'다. 저자는 세계사의 27가지 풍경을 통해 실제 외교 현장에서 음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피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국무 장관으로 일할 때 미국에서 유명한 요리사 80여 명을 '국가 요리사'로 임명하고, "요리는 가장 오래된 외교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상대국과 우애를 쌓고 정치적 관계를 돈독하게 다져나가는 데 음식 외교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무 장관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상대국 관계자들과 나눈 가장 의미있는 대화는 식사햐면서 나눈 것이며, 음식을 나눔으로써 장벽을 뛰어넘어 서로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었다."(7쪽)

이 책은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세계 외교와 현대 세계사를 쉽게 이해하는 마중물 노릇을 해준다. 가령 윈스턴 처칠, 이오시프 스탈린, 로널드 레이건, 시진핑, 버락 오바마 등 각국의 정상들이 실제 주요 협상에서 식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 현장을 전해주고, 음식과 식탁이 어떤 대목에서 어떤 맥락으로 외교의 윤활유가 되는지를 현장감 있게 설명한다. 또한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황에 맞지 않은 음식을 내놓는 것이 얼마나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도 묘사한다. 각 챕터는 '달콤한 외교, 깊은 풍미의 외교, 스토리가 있는 음식 외교, 역발상 음식 외교, 씁쓸한 외교, 독한 맛 외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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