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의 자화상 -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
헤를린데 쾰블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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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진작가 헤를린데 쾰블이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자화상을 담고 생산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관이 명확한 증명사진류의 그런 틀에 박힌 자화상이 아니라 과학적 업적과 개성을 한눈에 간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가령 저자는 모든 과학자에게 공식이나 철학 같은 연구의 핵심을 직접 손에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과학 연구자의 아이 같은 호기심과 갈망을 반영한 표식이면서, 과학 게임에 오랫동안 천착해온 과학자로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표식이기도 하다. 이런 표식을 통해 과학 연구에 대한 이들의 견해와 인식을 통찰할 수 있다. 가령 노벨상 수상자 프랑수아 바레-시누시는 과학 연구의 길을 경건한 종교 수행에 비유한다. "그것은 마치 수도원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자는 사생활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좋은 과학자의 자질은 어떠할까. 혹자는 호기심과 아웃사이더 기질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을 원하는 건 현재의 패러다임을 넘어서길 원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웃사이더되기'에 머뭇거리거나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혹자는 불확실성을 견디는 인내심과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용기를 강조한다. 그래서 과학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고집과 끈기 사이에서의 아주 어려운 균형 잡기"가 필수적이란다. 혹자는 말그대로 지성적인 측면에서 시각적 상상력이나 "논리적 사고와 공간을 상상하는 능력"을 강조하는데, 동시에 반복적인 과학 실험에 사용되는 실용적 능력도 더불어 강조한다. 

혹자는 성공한 많은 과학자들이 경쟁심이 강하고 조금은 이기적이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토로한다. 이는 과학 연구가 기후 문제나 바이러스 팬데믹의 경우처럼 국제적 차원의 협력 같은 공동 작업과 이타심도 요구하지만, 전문적인 학문공동체 내부에서는 생존과 명성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늘상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공정하고 개방적인 경쟁이겠지만 말이다. 이는 성취 욕망이 강한 여성 과학자들에게 더욱 중요한 화두이기도 하다. 여성 과학자는 가사, 육아와 연구를 병행하는데, 그무엇보다 여러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시간 관리에 뛰어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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