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건강과 노화의 비밀 - 미생물과의 공생 네트워크
B. 브렛 핀레이.제시카 핀레이 지음, 김규원 옮김 / 파라사이언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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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의 원초적 주인공은 미생물이다. 내 손바닥 안의 미생물이 지구촌 인구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우리 몸속에는 우리의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우리 몸을 서식처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미생물 연구는 현대 의학에서 최첨단 연구 분야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건강과 노화에서 미생물이 크게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들은 내장뿐만 아니라 우리 몸 전체에 걸쳐 독특한 군집을 이루고 있는데, 뇌, 치아, 피부, 심장, 장관, 뼈, 면역계를 비롯해 거의 모든 신체기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고로, 건강한 노화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미생물과 건강한 공생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미생물은 우리가 태어난 후 유아기 몇 년과 임종에 가까운 몇 년과 같은 인생의 양쪽 끝에서 특히 중요하다. 미생물과의 동행은 아기가 산도를 통과할 때 세균을 입 안 가득 삼키므로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다. 그러고 나서 모유를 먹거나 피부접촉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정기적으로 미생물을 공급받게 된다. 이런 미생물들이 적정 규모로 서식하게 되면 미생물들은 순식간에 우리 몸의 면역계가 구축되어 작동하도록 하고 뇌의 발달도 촉발시켜 평생의 동반자 관계가 시작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미생물군집은 2~3세경에 완전히 형성되고, 성인이 될 무렵에는 우리 장 안에 500종이 넘는 미생물군집이 서식하게 된다."(20쪽)

개인이 가진 독특한 미생물군집은 고유한 일종의 주민번호와 그리 다를 바 없다. 마치 각자 고유한 손바닥 지문처럼 말이다.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나이 든다. 미생물은 우리 신체와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뇌와 심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과의 만남을 증가시키면 그만큼 심혈관질환과 뇌질환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이미 비만, 제2형 당뇨병, 천식,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들이 미생물 군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넘친다. 미생물군집의 조성은 건강과 수명에 대한 가장 훌륭한 예측인자다. 

미생물 세상에 대한 우리의 안목이 넓어지면, 그만큼 건강과 노화에 보탬이 되기 마련이다. 동시에 '과도한 위생의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 항생제, 손세정제, 구강청결제, 가정용 항균성세제들은 해로운 미생물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유익한 미생물도 같이 박멸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조금 덜 청결해질 필요가 있다. 채소와 과일은 친환경 유기농을 고르면서, 화장실 세제와 세탁 세제는 가장 독한 놈으로 고르는 모순적 행위를 우리는 밥먹듯이 저지른다. 반성하자.

미생물군집을 잘 관리하는 방법이 곧 건강 상식이다. 미생물들이 더 건강하게 서식할 수 있는 생활습관과 음식, 운동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가령 저자는 'MIND식사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신경퇴행 지연을 위한 지중해-대시 요법'의 약자로, 인지력 감소를 방지하는 지중해식 식사법과 항고혈압식사법인 대시(DASH)를 적용한 식사법이다. 주로 천연의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육류와 고포화지방은 최소화했다. 다시 한번 복기하자. 고약한 생활습관이 나쁜 미생물을 부르고, 건강한 생활습관이 예쁜 미생물을 키우는 법이다.

잘 알다시피, 미생물군집과 뇌에 대한 연구는 가장 핫한 인기 분야다. '장-뇌 축' 이론에 따르면, 장의 기능은 뇌를 통해 조절되지만, 두 장기간의 정보 교환은 장과 뇌 사이에 서로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대장뿐만 아니라 입과 구강 내부, 피부 그리고 비뇨, 생식기관, 폐 등 다른 장기의 미생물들도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우리 건강과 질병 그리고 노화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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