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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저널 -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치유 라이팅북
마이클 싱어 지음, 노진선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명상의 방식은 다종다양하다. 호흡에 중점을 둔 수식관이나 '옴마니반메훔' 같은 진언을 외우거나 '이뭐꼬' 같은 화두를 잡는 선수행이 전형적이지만, 문학치료나 일기처럼 자기성찰을 이끌어내는 의례적인 행위라면 모두 진지한 명상 실천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숲속의 명상가'로 불리는 미국의 영성가 마이클 싱어의 《명상 저널》(라이팅하우스, 2022)이라는 책을 접하니, 문득 군복무 시절 때의 일기 습관이 떠오른다. 청소를 끝마치고 점호를 준비하는 동안, 일기장을 작성하는 여유 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책에서 찾은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마중물로 삼아, 하루의 감상을 정리하고 내일을 위한 소소한 다짐을 하곤 했었다. 일기 쓰기가 정서적 치유의 느낌을 준다는 것을 그때 확실히 깨달았는데, 군에서 병사들에게 양장본 고전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근사한 일기장을 보급한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명상 저널》이 바로 그런 군복무 일기장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마이클 싱어의 대표작 《상처받지 않는 영혼》이란 책에서 직접 고른 문장들을 길잡이 삼아 독자들을 이른바 '저널링'이라는 '쓰는 명상'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데, 군복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멋진 일기장이자 명상 지도서가 아닐까 싶다.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라면 일련의 영성 문구를 발판으로 삼아 자기 내면을 탐구하고 성찰하는 '쓰는 명상'이 반가울 것이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이 아니라 '영성'에 큰 방점을 찍고 있어, 건조한 경전 필사나 일기 쓰기와는 또다른 차원의 경계를 선보인다. 적극적인 관찰자 입장에서 몸의 만능 언어인 '통증'과 마음의 만능언어인 '두려움'을 이해하고, 묵혀둔 자기의 얼어붙은 그림자를 밖으로 끄집어내 포근한 일광욕을 시켜주는 방식이 매력이자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