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2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 특히 요즘 가장 시대적 화두인 시장경제에 대하여 우리는 현실적인 상황에 부닺쳐 있다.

 

죽을 때 까지 이 문제를 갖고 고민하고 고민하다 해결이 안되면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된다. 

 

도대체 경제가 무엇이기에 그런 상황으로 까지 우리를 몰아가고 있는 것인가. 

 먹고 사는 문제가 인간사의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먹고사는문제로 모든것이 치환되는 이시대에 이런 문제제기는 너무 시의적절한 질문이다.(비록 이 책이 2001년에 나왔지만 말이다)

저자는 경제라는 말의 정의와 어원을 통해서 또한 경제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제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다. 

 

경제는 돈벌이인가?. 

경제는 물질적 부를 생산하는 활동인가? 

경제는 합리적 선택인가? 하는 질문을 통해서 물질적 부의 핵심은 그 물질적 측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충족되는 만족감에 있다고 한다.

 

현대 경제학이 제기하는 희소성의 공리는 보편적 진리가 아니며 오히려 근대 서양문명의 독특한 담론이라고 한다. 희소한 것은 물질적 재화가 아니라 권력이나 서열등이지 물질의 희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고 입증한다.

 

경제라는 말의 역사적고찰을 보면 희랍의 oikonomia에서 나왔고 이 뜻은 가정의 살림살이 였다. 따라서 경제와 경제학의 내용은 윤리나 도덕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을수 밖에 없으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가장 중 최고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국가의 군주도 나라를 집안 돌보듯이 해야 되는 것으로 변하였다. 따라서 이런 경제는 그냥 일반가정의 경제가 아닌 국가의 경제를 뜻하므로 여기에서 정치경제라는 말이 나왔던 것이다.

 

국가의 군주가 나서서 신민들의 살림살이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은 16세기 이전의 유럽에서는 참으로 낯선것이었다. 정치와 국가의 목적이 윤리적, 종교적인 것이며 종종 도덕적으로 선한 생활이 그 목적이었으나 16세기 이후 국가의 목적과 기능에서 경제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이 거꾸로 뒤집히는 중차대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국가관념을 부정하고 경제적인 모임으로 완전히 새롭게 사회와 국가를 재구성하게 된다.

따라서 왜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논박하고 있다.

 

가정을 이끄는 기술인 oikonomia은 반드시 거기에 필요한 물자를 획득하는 기술 chrematistike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 획득의 기술이 가정생활에 종속되는 하위기술이라면 물자를 조달하는 행위는 어디까지난 가족성원들의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한도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다른 예로 들면,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하는 경우 마취약이 무한정 필요하지는 않다. 무한정 마취약을 가지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목적은 분명 수술이 아니라 자살이거나 환각상태일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물품, 이르테면 무기의 양은 결코 무한정이 아니다. 만약 무한정의 무기를 가지려는 자가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삶아 아닌 다른 어떤 것을 목적으로 삼는 무기장사꾼이거나 다른 무엇일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세계상과 근대세계상의 차이는 세계의 총체성관념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근대이전에는 탐욕스런 개인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날뛰면 사회에는 큰 위협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 었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탐욕이 교역과 산업을 부흥시켜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생각과 이렇게 되면 사회전체가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생각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 현재의 세계경제와 국가경제의 상황이다.

 

이러한 내용을 21세기에 깨닫는 것이 아니라 몇천년전의 인류가 이미 알고 있었고 고민하였다는 사실이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입증되었던 것이다. 마르크스의 상품에 대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내용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 이미 나오는 내용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어쨋든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서 즉, 고전을 통해서 현대경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고 있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폴라니의 호혜의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미래의 불확실성이다. 부를 많이 축적하려고 하고 돈을 벌려고 하고자 하는것들이 모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문제이다.

이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현대경제학뿐만 아니라 국가가 해결하여야 하는 문제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여기서 몇천년전의 인간들이 추구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를 비교하여 생각해보자.

사람이 사는데 좋은 것의 가장 좋은것, 그 이상으로의 좋은 것이 없는것이 무엇일까? 결국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이것을 희랍어로 말하면 eudaimonia : 인간으로서의 이성을 발휘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인간활동에 도전하는 것. 그리하여 자신속에 있는 인간적 이성을 모두 끄집어 내어 풍부하게 발전시키고 꽃피우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나아가 그것을 바깥세상에 실현하여 세상을 더 아름답고 인간작으로 바꾸는것이다. 그리하여 윤리적 미학적 정치적 종교적 그 밖의 인간 영혼에 잠재된 모든 측면을 발전시킬때에 비로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첫째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이 없어질것이고 둘째는 인간이 아니라 신이라는 것이 당시의 인간에 대한 관점이었다.

 

원전의 내용을 토대로 현재의 문제를 짦으면서도 핵심적으로 철저하게 파헤치는 이 책은 저자의 깊은 내공과 더불어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만든다.

 

아리스토텔레서, 경제를 말하다/ 홍기빈저/책세상 값 5900원 20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물지 - 제왕들의 인사 교과서 Wisdom Classic 2
박찬철.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제왕들의 인사교과서라고 하는 인물지는 원래 유소가 지은 책이 원전이다.

거기에 박찬철과 공원국이 유소의 원전에 해석과 주석등을 담아 놓은 것이 이 책이다.

 

원전을 우리말로 옮긴것이 10여년전에 나왔지만 한문의 해석만 있어서 보다 깊은 뜻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

 

이 책은 원전의 형식을 따르되 내용은 원전을 몇배나 풍부하게 설명하고자 하였다.

즉, 원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 그에 따르는 고사를 적절하고 다양하게 인용함으로써

읽는이에게 이해의 깊이를 더하게 만들었다.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구징(九徵)  사람의 내면은 겉으로 드러난다.

체별(體別)  사람은 타고난 성정과 재질이 다르고, 각각 그 장단이 있다.

유업(流業)   사람마다 잘하는 일이 따로 있다.

재리(材理)   인재의 깊이는 말로 드러난다.

재능(材能)  적재, 적소, 적시에 인재를 쓰라.

이해(利害)  인재의 장단점을 알고 올바로 쓰라.

영웅(英雄)  영웅의 재질은 인재를 모으는 것이다.

접식(接識)  자신의 관점으로만 인재를 평가하지 말라.

팔관(八觀)  인재를 감별하는 8가지 방법.

칠류(七謬)  인재를 감별할 때 생기는 7가지 오류.

효난(效難)  인재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빛이 난다.

석쟁(釋爭)  자신을 낮추는 인재가 궁극의 승리자다.

 

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사례가 매우 구체적이고 풍부하다.

 

여기서 나는 마지막 석쟁의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다른 부분들은 소위 군자가 신하를 , 요즘 말로 하자면 최고경영자나 대표자가 직원을

선별할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을 거론한 내용이지만 마지막 석쟁은 스스로 인재라고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부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즉, 성정이 다른 인재들은 서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성정이 같은 인재들은 기량을 다투는 경향이 있다.

 

진정한 인재란 자신을 낮추어 겸양하고 남과 다투지 않아 아름다운 명성을 이루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한 행동강령(?)

 

공을 자랑하지 말라.

이기기를 너무 좋아하지 말라.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하라.

겸양의 미덕을 발휘하라.

공을 이룬 후 물러선다.

 

각 말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너무 실증적이어서 바로 적용이 가능할 정도이다.

 

한 번에 독파하기 보다는 꾸준히 곁에 놓고 들여다보면서 지금이 어렵거나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하여

생각을 정리하고자할 때 펼쳐보면 늘 새롭게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물지 - 제왕들의 인사 교과서 Wisdom Classic 2
박찬철.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조직의 최고책임자 만이 아니라 본인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처신을 해야하는지 명쾌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술짠
노희정 지음 / 책나무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맨정신과 술먹은 정신이 같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술을 먹으면 세상이 다 내것같고 아니면 최소한 평상시의 나보다

더 용감해지거나 대담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실수를 하게 되면 '술 먹으면 개'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술을 먹고 감수성이 더 섬세해지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게 되는 경우에는

거기서 '예술'이 나온다. 술과 예술...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가?

 

노희정은 늦깍이 시인이다. 나이 마흔에 첫 시집을 등단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시인으로서의 세상에 나타난 늦깍이 일 뿐이지

시인자체가 늦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 그는 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술에 관한 에피소드와 경험, 술관 연관된 세상사를 마흔가지의 이야기를

희노애락으로 나누어 각각을 10개의 이야기로 풀어 쓴 '술짠'은 그래서

본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다.

 

술을 통해서 기쁨과 노여움 그리고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하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을까 한다.

 

자!

사랑이 급하다.

우리 서서라도 마시자  - 이재호 [입술(立酒)] 전문

 

 을 보니 이런 시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하다.

 

음악으로도 해장이 가능하다고 하여 클래식음악에서도 베토벤이 음악이 제일 해독이 빠르다고 하니

술먹는 사람들은 새겨들을만 하다.

 

조지훈의 주도에 대한 단(段)을 소개하면서 본인은 4단정도인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로 등급을 매긴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주단을 알아보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 하는 진정한 술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내가 술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나는 술에 소유 당하고 있었다.

술이 나를 낳아준 어머니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중ㅆ고 술 기운에 따라 나를 조종했다. 하지만

술과 함께 했던 세월들을  후회 하진 않는다. 누군가는 술을 그따위로 마시지 말라하고 지상의 모든 술은

없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술을 욕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즉, 술을 먹는 사람의 문제이지 술 자체를 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다.

 

'술은 나에게 와서 나를 살게 했고, 나를 꽃피게 했고, 나를 열매맺게 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술과 잠시

이별을 할 것이다. 술은 내게로 와서 나를 열매 맺게 했는데 나는 그를 욕되게 만들었다" 고 하면서

술과 자신의 관계를 술회한다.

 

시인의 사적인 이야기도 거침없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 글들중 많은 부분들이 술을 한잔하고 쓴것임이

명백하고 사실 글 내용에서도 한잔하고 쓴글이라고 고백도 한다.

 

마지막으로 나도 동의하는 저자의 말.

 

술, 그 황홀한 이름 영원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질문 : 왜 사람은 죽어? 

         난 죽기 싫거든. 

(6세 아이인 사에 짱이 엄마에게 한 질문. 눈물을 글썽이면서 묻는데 정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고 하는데..) 

 

대답 :  

내가 사에 짱의 어머니라면  

"나도 죽기 싫거든" 이라고 하면서 

사에 짱을 꼭 끌어안고 

같이 울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같이 차를 마시는 거지요. 

어머니. 

말로 던져진 질문에, 

반드시 말로 대답할 필요은 없지 않겠어요? 

이런 의미심장한 질문에는 머리만이 아니라 

마음과 몸을 같이 사용하여 대답해야겠지요..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의 내용중 하나이다. 

저자인 다니카와 슌타로는 1931년 도쿄에서 태어나 21살부터 이름을 날린 

유명한 시인이다.  

위에 인용한 것처럼 가슴이 찌르르하게 대답을 하는것도 있지만 아래의 것처럼 

 

질문 : 자동차, 비행기 그 뒤를 탈 것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우리는 앞으로 도대체 어떤걸 타게 될까요?  

대답 : 구름을 타는 것도 좋고 

바람을 타는 것도 좋고 

소리를 타는 것도 좋고 

기분에 올라타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기계가 아닌 탈것, 

손으로 만질 수 없는 탈것이 

미래의 탈것이지요... 

 

처럼 상상력이 풍부한 대답도 있다. 

이외에도 현실에서 부딪치는 어려움, 사랑, 성공, 금전의 문제등에 대하여 

저자는 기발한 상상력과 더불어 인생의 통찰이 돋보이느 대답을 통애 

설교하지 않으면서도 설교하고 

훈계하지 않으면서도 훈계하고 

이해시키려 하지 않으면서도 이해시키고 

나아가 스스로를 사랑하게 만드는 너무나 멋진 대답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