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짠
노희정 지음 / 책나무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맨정신과 술먹은 정신이 같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술을 먹으면 세상이 다 내것같고 아니면 최소한 평상시의 나보다

더 용감해지거나 대담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실수를 하게 되면 '술 먹으면 개'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술을 먹고 감수성이 더 섬세해지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게 되는 경우에는

거기서 '예술'이 나온다. 술과 예술...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가?

 

노희정은 늦깍이 시인이다. 나이 마흔에 첫 시집을 등단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시인으로서의 세상에 나타난 늦깍이 일 뿐이지

시인자체가 늦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 그는 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술에 관한 에피소드와 경험, 술관 연관된 세상사를 마흔가지의 이야기를

희노애락으로 나누어 각각을 10개의 이야기로 풀어 쓴 '술짠'은 그래서

본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다.

 

술을 통해서 기쁨과 노여움 그리고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하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을까 한다.

 

자!

사랑이 급하다.

우리 서서라도 마시자  - 이재호 [입술(立酒)] 전문

 

 을 보니 이런 시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하다.

 

음악으로도 해장이 가능하다고 하여 클래식음악에서도 베토벤이 음악이 제일 해독이 빠르다고 하니

술먹는 사람들은 새겨들을만 하다.

 

조지훈의 주도에 대한 단(段)을 소개하면서 본인은 4단정도인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로 등급을 매긴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주단을 알아보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 하는 진정한 술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내가 술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나는 술에 소유 당하고 있었다.

술이 나를 낳아준 어머니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중ㅆ고 술 기운에 따라 나를 조종했다. 하지만

술과 함께 했던 세월들을  후회 하진 않는다. 누군가는 술을 그따위로 마시지 말라하고 지상의 모든 술은

없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술을 욕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즉, 술을 먹는 사람의 문제이지 술 자체를 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다.

 

'술은 나에게 와서 나를 살게 했고, 나를 꽃피게 했고, 나를 열매맺게 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술과 잠시

이별을 할 것이다. 술은 내게로 와서 나를 열매 맺게 했는데 나는 그를 욕되게 만들었다" 고 하면서

술과 자신의 관계를 술회한다.

 

시인의 사적인 이야기도 거침없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 글들중 많은 부분들이 술을 한잔하고 쓴것임이

명백하고 사실 글 내용에서도 한잔하고 쓴글이라고 고백도 한다.

 

마지막으로 나도 동의하는 저자의 말.

 

술, 그 황홀한 이름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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