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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혼...요즘들어 이상하게도 펼치는 책마다 이혼문제가 꼭 들어 있다. 우연이었겠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는게 현실이다.
부부간의 문제는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아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물론 아무리 어른들이라도 쉽게 기분에 따라 이혼을 하는것은 아니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 한번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열두살 소년이다.
나는 엄마와 동생인 나나와 셋이서 살고 있다. 원래 우리집도 다른 집처럼 네식구가 즐겁게 살았었는데...아빠가 다른 여자와 살기 시작하면서, 어쩔수 없이 우리 셋이서만 살게 된 것이다.
나는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만화가가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만화책만 있으면 난 곧바로 이차원의 세계에 빠져들수 있다. 만화가가 되어 늘 이차원의 세계에서 살 수 있다면 엄마의 잔소리, 한숨도 다르게 들리지 않을까?
 
엄마는 내 눈에도, 덤벙거리고..기계치이며..어쩔수 없는 멍청이로 보일 때가 많다. 일을 할때는 동생과 나의 밥을 제때에 주지 않는건 기본이고 차에 열쇠를 꽂아놓고 문을 잠그고, 나와 동생 둘만 보내는 전차여행에 내리는 역을 잘못 알려주기까지 한다. 대놓고 말을 할 수 없어서 그렇지...정말 바보, 멍청이라고 소리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 엄마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노란 코끼리' 같이 생긴 자동차를 보여줬을때 난 걱정반, 기쁨반이었다. 과연 엄마가 운전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고, 어차피 이제 우리에겐 운전을 하는 아빠가 없으니 엄마가 운전을 해야 하는구나...하는 깨달음에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노란 코끼리는 우리 가족과 함께 하면서 긁히고 깨지고...상처투성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 동안에 난 언제나 불만스러웠던 엄마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엄마의 덤벙거림이 아빠가 없어서 두 사람 몫을 해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엄마의 실수에 짜증 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생길때가 많아졌다.
바지에 오줌을 싼 동생에겐 " 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오줌 좀 싼 걸 가지고 울면 안돼. 강하고 씩씩하게 살아야 한단 말이야." 라는 말도 해줄 수 있다.
 
'노란 코끼리'는 엄마에게 커다란 코끼리가 넘쳐나는 세상을 홀로 설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는 존재였고, 우리에겐 자신감을 찾은 엄마를 주었다. 아들의 생일에 찾아 왔다가 엄마와 말다툼 끝에 벌떡 일어나 돌아가는 아빠...비를 맞고 돌아가는 아빠에게 우산을 전해주러 달려간 딸아이에게 우산을 빌려가면 돌려주려고 또 와야 하니까 필요없다고 말하는 그런 아빠보다 백배 천배 더 훌륭한 일을 한 '노란 코끼리'
 
산뜻한 노란색만큼 우리 가슴에 희망을 안겨주는 예쁜 책이다.
아이들과 어른들...모두에게 쉽고 가볍게...그러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 세상에 '노란 코끼리'가 아주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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