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원의 로봇
데보라 인스톨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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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변하는 요즘 세상을 보면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세상이 이미 시작된 소설 속에서 주인공 '벤'이 그의 집 정원에 앉아있는 구식 로봇 '탱'을 발견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로봇인지도 모른채 우연히 탱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된 이 로봇!! 어딘가 망가진 것처럼 보인다. 몇 일을 정원에 놔두고 고심하던 벤은 탱을 닦아주다 부분 부분 남겨진 글자를 발견하고는 로봇 만드는 회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 가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모든 걸 쉽게 해내던 누나와 다르게 벤은 수의사 자격증 시험에도 여러 번 떨어지고 별 다른 직업과 의욕없이 부모님이 남겨준 집에서 변호사 아내 에이미와 살고있다. 매사 진지하지 않은 그에게 화가 나있던 에이미는 탱의 일을 계기로 그를 떠나버리고...씁쓸하지만 자신의 부족함만큼이나 쓸모없다고 비난당하는 탱을 고치기위해 캘리포니아로 떠날 결심을 한다.   


미숙하고 순수해서 마치 아이같은 탱과 벤은 비행기와 차를 타고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지만 다시 도쿄로 그리고 다시 팔라우로 떠나는 여정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벤과 탱은 다양한 경험과 인연을 만나고 어느 덧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어간다. 그리고 미운오리새끼인 줄 알았던 탱이 사실은 백조였다는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는데...  


순수하고 귀여운 탱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며 조금씩 자신에 대해,부모라는 입장에 대해 되돌아보는 벤! 그리고 단순한 로봇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벤의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탱!! 

모든 걸 뒤섞고 싶은 복잡한 마음이었던 요즘 벤과 탱이 빙그레 웃음짓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으며 힐링받았다. 책을 읽다 중간에서 만나는 삽화는 솔직하고 엉뚱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탱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같은 '내 정원의 로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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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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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이라는 음식은 '정성'과 '장인'을 떠올리게 한다. 뽀얀국물을 내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을 지켜보며 완성해내야 하는 음식이자 그 맛에 따라 사람들에게 평가되는 음식 중 하나인 곰탕.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어 큰 이슈를 받은 뒤 출간되었다는 구수한 제목의 이 작품은 곰탐의 맛을 찾아 미래에서 과거로 되돌아왔다는 기본 설정에 코믹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작품 속에서 전해지는 곰탕 한 그릇에는 말로 전할 수 없는 수 많은 감정과 의미...과거와 미래가 연결되어 있었다.


시간여행이 가능해진 미래에 살고있는 이우환!!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것 같은 이우환은 고아원에서 살다 이곳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일하며 의미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기억에 없는 어린시절만큼이나 부모의 기억도 존재하지 않는 그에게 단지 부모님 이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어느 날 과거의 곰탕 맛을 그리워하는 주방장은 우환에게 과거로 돌아가 곰탕 맛과 아롱사태를 찾아오면 가게를 차려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자칫 목숨조차 위험할 수 있는 시간여행이지만...삶의 의미가 없던 이우환은 수락한다.


미래에서 부산에 도착한 배에는 곰탕 맛을 배우러 온 이우환과 사람을 죽이러 왔다는 김화영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이우환은 주방장이 그려준 약도로 찾아간 부산곰탕에서 식당주인 이종인과 그 집의 문제아 아들 이순희 그리고 이순희의 여자친구 유강희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기억하는 부모님 이름이 이순희, 유강희인 것은 우연인 것일까?


종인의 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조금씩 곰탕 만드는 법을 배워가는 우환은 종인과 순희의 존재가 남다르게 다가오고 애틋해진다. 우환은 순희와 강희가 헤어지길 바라기도 했지만 강희는 유독 우환을 따르고 의지한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을 우환에게 먼저 털어놓기도 하는 강희...정작 알아야 할 순희는 종적은 감추고 만다.    


자신과 얽혀있는 인연들을 만나며 묘한 감정을 느낀 이우환은 아쉽지만 모든 것을 뒤로하고 배운 곰탕맛과 고기를 챙겨 미래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하지만 마음이 바뀐 이우환의 선택은 경찰에게 또 다른 사건을 통해 진실에 한발짝 다가가게 하고 김화영은 이우환을 찾아다니게 만든다.      


문제아 이순희를 항시 주목하는 경찰들은 의문의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이순희를 지목하지만 계속된 조사를 통해 순간이동과 레이저로 사람이 구멍에 뚫려 죽었다는 믿을수 없는 결과를 얻게된다. 경찰 양창근은 계속되는 의문을 가지고 조사하던 중 귀 뒤쪽을 긁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박종대라는 인물에 주목하게 되고 얼굴과 신분이 바뀐 누군가를 찾아낸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와 이곳에 정착한 박종대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돕거나 혹은 움직이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는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경찰들을 멈추기위해 이순희에게 레이저총을 쥐여주고 그로인해 이순희는 유명해지는 앞날이 기다리고 있게된다. 


표현하지 않아도 아들이 전부인 이종인, 가족이 그립고 소중한 이우환, 철들지 않은 반항아지만 마음은 따뜻한 이순희, 과거이든 현재이든 나이 혹은 모습이 어떻든 서로에게 아버지면서 아들인 그들의 관계는 잘 짜여진 이야기 안에서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전해진다. 짧은 문장으로 표현되고 전개되는 사건과 상황은 판타지, 스릴러, 범죄, 가족 소설의 장르를 오고가며 재미와 긴장, 감동을 전해주었고 마지막 결말을 읽고나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었다. 모든 요소들이 잘 어울렸던 이 작품은 <헬로우 고스트>,<슬로우 비디오>를 만든 김영탁 영화감독님이 생전 곰탕을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부재를 떠올리며 쓰게 된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작가후기까지 읽고나니 이 작품에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가족의 사랑과 그리움이 더 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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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상의 아리스 - S큐브
마사토 마키 지음, 후카히레 그림, 문기업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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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마지막에는 로맨스 소설이었다로 결론났다.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남겨지는 신비하고 비밀스런 이야기에 다음이 궁금해지고 중간중간 들어간 일러스트가 풋풋하고 아름다운 소년, 소녀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남긴 사건으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로우'는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래서 왕래도 없던 생부의 도쿄를 떠나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수긍해버리고 낯선 아버지가 살고있는 카미코미나토로 향한다. 르포기자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아버지는 마중조차 나오지 않은채 남겨놓은 음성 메세지로 집의 위치를 전하고 로우는 찾아가는 길목에서 맨발로 빗속의 폐선을 걷고있는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게 된다.  


낯설지만 편안한 마을에서 로우는 자신도 모르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생소해지고 마을에 떠도는 소문이라는 '폐선의 유령'의 존재에 빗 속에서 만난 소녀가 떠오른다.  


생물학적 아버지이지만 자신만을 건사하며 살아가는 아버지의 낡은 셋방에서 준비해주신 생활비로 카미코미나토의 생활을 홀로 시작한 로우는 소녀를 만났던 폐선으로 나갔다가 '아리스'라는 이름의 그녀를 다시 만난다.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하지 말라는 정체불명의 그녀와 로우는 한 권의 책을 통해친해지고 폐가에서 자주 만난다. 그녀의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하면서도 감정이 쌓여가는 로우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아름다운 추억을 쌓으며 서서히 도쿄로 돌아가려 할때 쯤 로우는 아버지의 앨범에서 발견한 두 장의 사진에 큰 충격을 받고 진실이 무엇인지 찾아나서는데... 아리스 그녀는 정말 '폐선의 유령'인 것일까?

  

폐선을 녹이 쓴 채 방치된 거대한 배를 상상했는데 이 작품에서의 폐선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녹슨 철도길로 그 철도길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도 하고 누군가를 붙잡기도 한다. 신비한 판타지로 이끌어가는 분위기에 기욤 뮈소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풋풋한 십대들의 우정과 고민 그리고 처음으로 알아가는 첫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작게보일지 모르지만 그 나이에게는 전부라고 여겨지는 그 감정들이 무엇인지 문득 되살아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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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죽으러 갑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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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지금 죽으로 갑니다'를 본 사람마다 살벌하다며 한 번씩 얘기한다. 후덜덜한 제목처럼 죽고싶어하는 사람들, 동반 자살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동반 자살 사건을 뉴스로 들을 때마다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했을까? 모인 사람들 중 누구 하나 말리거나 후회하는 사람은 없었을까? 마지막을 계획하며 만난 사람들은 무슨 얘기와 어떤 생각을 하며 준비했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의문이 들곤했다. 그런 내 생각처럼 출발하는 이 작품은 그렇게 모인 사람들 중에 악의를 품은 사람이 섞여있다면?이 추가된다.


삶을 비관하여 자는 아들의 방에 번개탄을 피우고 자신들도 죽으러 떠난 부모가 계획을 실행하지 못한채(의도도 없었지만) 구속된다. 번개탄이 피어오른 방에서 기어나온 20대의 아들 김태성은 이전의 기억을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난다.


기초생활수급자가로 판자촌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 태성은 피씨방 갈 돈 1000원도 없는 막막한 자신의 삶을 그만두고 싶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살카페 '더 헤븐'을 발견한 그는 운영자 '메시아'로부터 마지막 계획에 함께하겠냐는 제안에 바로 수긍한다.


운영자 한동준, 고시낙방생 정태오, 성폭행 피해자 민서라, 왕따 고등학생 최린 그리고 김태성...그렇게 만난 5명은 준비된 장소로 이동하고 한동준은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들려준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들어줄테니 5일간 함께 지내며 마지막 호사를 누리고 가자는 것!! 그의 계획에 동의하면서 당장 죽을 계획은 수정됐지만 유서는 작성된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며 모든 사람들이 수상해지는데...

 

한편 최근 일어난 동반 자살 사건을 살펴보던 경찰 김진성은 최근 두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가 동일 인물임을 알아내고 뭔가 수상함을 느끼며 파고든다.


외지의 닫힌 공간에 모인 5명이 만나는 사건과 누군가 가진 악의를 따라 읽다보면 같이 쫒기고 만난 기분에 오싹한 공포가 느껴진다.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의도인지 찾아내는 게 어렵진않다. 그냥 인간같지 않은 악마들을 보면서 분노가 느껴질 뿐... 예전에 그러지 않았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 많아진 자살기사에 맘이 아프고 가족의 의미가 붕괴된 사건의 등장에 경악하며 쓸데없이 강한 돈의 논리에 좌절받는 요즘인 것 같다. 인과응보가 아닌 결말, 어쩜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결말이라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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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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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400억 원의 유산상속자가 된 조카 그리고 오래전 죽었다는 고모의 딸이자 자신의 사촌여동생을 둘러싼 감춰진 비밀...이라는 기본 줄거리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빠른 전개로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알아내려는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고 다시금 '왜' 그랬는지 궁금해지다 먹먹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만든다.      


가족의 반대를 무릎쓰고 미국의 부호이자 귀족가문인 올컷가의 이언 올컷과 사랑에 빠져 이민을 간 고모 기쿠에는 30년 넘게 미국에 살고 있다. 오빠와는 사이가 좋지 않으면서도 오빠의 아들이자 조카인 겐야를 어려서부터 챙겨준 고모 덕분에 겐야는 미국의 대학원에서 MBA를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하였다. 그러던 중 오랫만에 일본여행을 온 기쿠에가 지병으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자 겐야는 미국의 있는 고모의 변호사에게 연락을 하고 유해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와달라는 변호사의 부탁을 받는다. 


미국에 도착한 겐야는 변호사로부터 고모의 400억원에 가까운 재산이 자신에게 상속된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27년 전 떠난 딸, 1년 전 떠난 남편!! 가족이 없는 고모는 그렇게 겐야에게 재산을 상속하는데...갑자기 생긴 유산도 놀랍지만 유언장 마지막에 남겨진 문장이 자꾸 신경쓰이는 겐야는 27년 전 백혈병으로 죽은 줄 알았던 사촌동생 레일라가 사실은 납치사건의 피해자였음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생전에도 겐야와 많은 것을 주고받았던 고모를 떠올리며 그녀의 집에서 흔적을 찾아가는 겐야는 숨겨둔 비밀상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캐나다에 살지만 봉투에 일본 주소를 적어 보낸 편지를 발견하고 의심과 확신은 커져가는데... 결국 믿을만하다는 사립탐정 니콜라이를 추천받아 사건을 파헤쳐 줄 것을 의뢰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서들을 통해 니콜라이가 가져올 진실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밝혀낸 진실을 보면서도 무엇때문인지 잘 납득이 되지 않았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동감하기 힘들어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되자...아!!


기쿠에는 엄청난 부호집안으로 시집을 갔고 그녀는 일본인이었고 아내였고 어머니였다. 그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싶으면서도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녀가 정성껏 가꾼 정원의 풀꽃들에게 품었을 마음과 들려주었을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떠올라 먹먹해졌다. 미국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라 그런지 일본 소설이라는 느낌이 적게들었고 잔잔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결혼과 가족, 여성과 어머니에 대해...만난 운명과 결정되는 선택에 대해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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