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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평점 :
인상깊었던 <초크맨>을 시작으로 다시 만나 반가왔던 <애니가 돌아왔다>까지 확실히 기억에 새겨진 C .J. 튜더가 새로운 신작 스릴러 <디 아더 피플>로 나타났다. 매 여름마다 스릴러의 묘미를 전해주고 갔던 것처럼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름에 찾아왔다.
집을 향해 차를 몰고가던 게이브는 자신의 앞 차에 탄 한 소녀를 발견한 순간 의문이 피어오른다. 이 시각 집에 있어야 할 자신의 딸 이지가 왜 저 차에 타고 있는 것일까. 한쪽 치아가 빠진 것과 자신을 보고 아빠라는 입모양을 만든 그 소녀가 확실히 이지임을 확신한 게이브는 오늘따라 꺼져버린 휴대폰을 원망하며 차를 뒤쫒지만 놓쳐버린다. 다급히 휴게실 공중전화를 찾아 집에 전화를 걸지만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아내 제니가 아닌 경찰이다.
집에 침입한 누군가가 제니와 이지의 목숨을 빼앗고 달아났다. 믿을 수 없는 게이브는 낯선 자의 차에 타고 있었던 이지에 대해 말하지만 경찰은 그 날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게이브의 알리바이를 추궁할 뿐이다. 사건은 범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종결되고 어딘가에 이지가 있다고 믿는 게이브는 캠핑카에 몸을 싣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하며 딸을 찾아나서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떠돌다 만난 사마리아인으로 불리는 사나이는 그 날 이지가 탔던 차를 찾아내 게이브를 안내하고 게이브는 차 안에서 이지의 머리방울과 '디 아더 피플'이라고 적혀있는 종이를 발견한다.
7살 된 앨리스와 함께 경찰의 접촉을 피하며 누군가로부터 도망다니는 프랜은 앨리스를 딸처럼 보살피고 앨리스는 프랜을 엄마처럼 따르며 의지하지만 모녀사이가 아닌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고 왜 도망다니는 것일까.
휴게소 카페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케이트는 비슷한 주기로 나타나는 게이브가 몇 년째 실종된 딸을 찾아헤맨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그의 딸 이지의 사진이 실린 전단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케이트는 게이브가 딸을 찾길 응원한다. 그녀에게 '디 아더 피플'에 대해 묻는 게이브의 질문에 모른 척하며 지나간 케이트는 9년 째 연락조차 없는 언니 프랜을 떠올린다.
그리고 하얀 방에 누군가의 보호를 받으며 누워있는 창백한 얼굴의 소녀 이사벨라가 등장한다.
운전자의 과실로 가족을 잃었지만 단순히 면허취소로 끝이난다면, 내가 증명할 수 있지만 증거가 없어 무죄가 된다면 억울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법이 해주지 못한 대가를 '디 아더 피플'이 해결해준다면, 돈을 낼 필요는 없지만 나의 제안이 수락되는 조건으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제안에 참여하여 갚아야 한다면 그 사이트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억울한 일이 내 일이 되기 전까지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불행은 민감하게 다가오지 않고 그 고통의 크기를 이해하기는 힘들다. 나 홀로 그 무게를 감당하고 있을 때 '디 아더 피플'에 대해 알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디 아더 피플'의 성격을 알고나서 주인공이 의뢰할 것이라는 나의 단순한 예상과 달리 그 조직은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촘촘히 얽히게 만들고 반전의 반전울 보여주는 소재로 사용된다. 감춰져있는 사연이 드러나기 전까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오픈되고 앞서 던져진 문장들의 의미가 뒤늦게 부여되며 머릿 속을 치고 가기도 했다. 잘 짜여진 연쇄 복수 스릴러인 이번 작품 지금까지 읽었던 C.J.튜더의 작품 중 가장 좋았다는 평에 동의하며 뻔하지 않은 이야기로 또 한 번 C.J.튜더에 반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