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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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옛 연인의 이름을 발견한 미즈타니 가즈마는 사진 속 창유리에 비친 얼굴을 확대해보며 그녀임을 확인하고는 용기내어 메세지를 보낸다. 하지만 답신은 돌아오지 않고 2년 뒤 병에 걸린 자신의 근황을 털어놓으며 다시 메세지를 보낸 그는 드디어 유키 미호코로의 메세지를 받게 된다. 



30년 전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은 결혼식 당일 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신부 미호코로 인해 결혼식이 무산된다.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연락도 닿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녀를 찾아헤맸지만 결국 만날 수 없었던 가즈마는 그녀를 죽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녀를 온라인 상에서 다시 만나게 되다니...그녀는 그 날 왜 사라진 것일까?



그렇게 연락이 닿은 두 사람은 추억 속으로 들어거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대학시절 연극부에서 연출자와 연기자로 함께하며 열정적으로 보냈던 시간들에 대해, 고모부가 정해 준 약혼자가 있었던 가즈마였지만 미호코와 사랑에 빠지게 된 일에 대해, 그리고 당시에 물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대해 주고받는다. 그리고 결혼식 전날까지 다정하게 통화를 나누었던 미호코가 다음날 왜 사라진 것인지 그 이유가 들려지는데...충격적이고 소름돋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분들이 추천한 작품이었고 나 역시도 인상깊게 읽었던 작품으로 표지가 바뀌어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결말을 알고 읽는 이번에는 주인공 남녀의 심리변화와 주고받는 메세지에 담겨있는 의미에 더 집중했고 던져놓은 촘촘한 복선들을 챙겨가며 읽었다. 편지형식으로 들려지는 이야기는 여전히 가독성이 좋으며 허를 찌르기 전에 풀어놓은 평온한 이야기와 잘 짜여진 구성으로 결말에 이르게 하는 과정은 다시 읽어도 감탄스럽다.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복면작가이며 이 이야기는 친구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쓰여졌다고 하는데...이 작가가 어떤 내용의 후속작으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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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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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는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가상의 필명으로 쓴 작품 중의 하나로 한 서점 직원의 끈질긴 추적 끝에 '리처드 바크만'이 바로 '스티븐 킹'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한다. 이미 인정받은 작가의 입장에서는 무명작가로 작품을 내놓았을 때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을 듯한데 그럼에도 마니아들을 속일 수는 없었나 보다. 나에게는 다소 낯선 소재와 상상력을 보여주는 스티븐 킹이 다른 분신으로 그려냈을 다른 색깔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고속도로 확장공사 계획이 결정되면서 대학시절부터 평생을 일해온 세탁 회사와 자신의 터전인 집이 허물어지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의 바튼 도스는 불만이 가득하다. 


아이가 생겨 서둘러 매리와 결혼했지만 그들의 첫 번째 아이는 유산되어 태어나지 못하고 두 번째로 그들을 찾아온 아들 찰리는 어린 나이에 뇌종양으로 또다시 부부의 곁을 떠났다. 더 이상의 자식 없이 도스와 매리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도로확장 공사가 결정되면서 그 평온한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세탁 회사가 이주할 새로운 공장부지를 입찰하는 업무를 맡았던 도스. 하지만 도로 확장에 회의적이었던 도스는 계약하지 않은 채 기한을 넘겨버려 회사의 입장을 어렵게 만들고 스스로 사직한다. 도스가 제정신인지 주변에서 떠들어대고 보상금을 받고 이주해야 하는 집도 협의하지 않는 도스를 참지 못한 매리마저 친정으로 떠나버리면서 그는 홀로 남겨진다. 


매일 밤 도로를 달리고 TV를 보다 술에 취해 잠드는 무료하고 나태한 일상이 반복되고 철거 날짜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그가 하는 반항은 현장에 화염병을 던지는 것뿐...거금을 들여 구매한 총과 구하려는 폭탄은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그의 계획은 위험해 보인다.  

 

왜 타협하지 못하고 못마땅하기만 한 건지, 지킬 수 있는 행복을 붙잡지 않는지, 그 집을 왜 떠나지 않으려는지 도스의 행동은 시작부터 잘 납득되지 않았다. 문득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프레디와 대화를 나누는 도스가 정신이상자는 아닌지 싶기도 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모두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도스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가운데 그가 왜 이 집을 떠나지 못하는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프레디와 나누는 대화는 어떤 의미인지 아들 찰리를 기억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가장 아무렇지 않았지만 가장 아무렇지 않았던 도스의 내면의 상처가 들려지고 이해된다. 그리고 도스가 행한 마지막 계획은... 충격적이고 아프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기인 1973년은 스티븐 킹을 홀로 키웠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해로 그가 오래도록 힘들어했다고 한다. 작품을 통해 가족을 잃은 슬픔, 남겨진 자의 고통을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닌지 그 배경을 알고 이 책을 바라보니 그의 메시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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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왕 -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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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변두리 로켓>시리즈 등 기업소설로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이케이도 준 작가가 이번에는 정치소설로 시종일관 블랙 유머를 쏟아낸다. 정치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에 심오하게 풀어가는 전개가 아닐까 싶었지만 '민왕'은 내가 만났던 이케이도 준 작품 중 가장 코믹하고 유쾌했다.   


연이어 두 명의 총리가 임기도 채우지 않은 채 사임하면서 민정당은 위기에 처하지만 후임으로 거론된 다이잔 무토가 총리로 당선될 것이 거의 확정적인 그 때 실내에 모인 한 무리들은 어떤 계획에 대해 모의한다. 


총리 취임 얼마 후 국회에서 대표 질의가 열리는 중요한 순간 다이잔과 그의 아들 쇼의 영혼이 갑자기 뒤바뀌는 일이 일어난다. 갑자기 의원들의 질문에 둘러싸인 쇼는 정신없이 집으로 향하고 거울 속에서 아버지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놀라고 급작스럽게 몰려온 피로를 느끼며 고개를 든 다이잔은 자신이 왜 국회가 아닌 한 클럽에 앉아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몸이 바뀐 다이잔과 쇼가 마주하고서야 상황을 이해한 두 사람!! 믿을만한 측근의 도움을 받으며 어쩔 수 없이 각자 외형에 맞는 역할을 해나가는데... 


정치에 관심조차 없는 쇼는 써준 원고를 읽어가지만 한자조차 잘못읽어 바보총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취업을 앞둔 쇼 대신 회사면접에 나선 다이잔은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는 면접관과 설전을 벌이며 창창한 서로의 앞날을 어렵게 만들어 간다. 하지만 스캔들에 휘말린 의원의 치부를 파내는 기자에게 가십이 아닌 그 능력에 집중하라고 쓴소리를 하는 쇼나 바른 교육에 앞장서지 못하는 교수에게 다이잔은 독설을 날려주기도 한다.     


몸이 바뀌면서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고 다른 관점에서 소신발언하는 다이잔과 쇼는 몰라서 혹은 욱해서 사회전반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잘못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만 크게 보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한방을 날려준다. 말만이 아닌 마음과 행동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가를 만나는 건 꿈일까? 가능한 현실일까? 코믹했지만 현대 정치의 여러 면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민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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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리의 도서관 1~2 - 전2권
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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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암담한 현실에서 더 이상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배달해 주었다는 도서관 직원들의 이야기는 읽기도 전에 감동으로 다가왔고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더 끌렸다.


1939년 파리에 살고있는 오닐과 1983년 미국에 살고있는 릴리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들려지는 소설은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 살고있는 두 주인공을 통해 그들이 마주한 인생을 보여줌과 동시에 서로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1939년 파리, 듀이 십진분류법을 외우고 다니는 오닐은 파리 미국 도사관 사서면접에 응시하고 간절한 열망과 소원은 합격으로 이어진다. 도서관 회원이었던 마거릿은 영국대사관에서 일하는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왔지만 능숙하지 않은 프랑스어와 향수병으로 우울해하고 있던 중 오닐의 일을 도와주면서 도서관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경찰서장인 아버지가 소개해 준 부하직원 폴과 서서히 사랑에 빠진 오닐은 자원입대한 쌍둥이 동생 레미가 무사히 돌아온 뒤 결혼하기로 약속하는데...


도서관 직원들 그리고 폴과 멋진 우정과 사랑을 키워가던 오닐은 점점 심각해지는 전쟁의 위세 속에서 도서관까지 침범해온 위험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독일인 도서관 보호인이 등장하고 유대인의 도서관 출입이 금지된 가운데 리더 관장을 비롯한 도서관 직원들은 도서관을 두고 떠나지 않을 결심을 한다. 그리고 출입할 수 없다면 그들이 직접 가져다 줄 생각이다.     


1986년 미국. 학교 숙제로 프랑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모범생 릴리는 문득 이웃집에 사는 프랑스인 구스타프슨 부인을 떠오른다. 남편과 아들을 잃고 이웃들과 왕래없이 홀로 고립되어 지내는 구스타프슨 부인에게 용기있게 다가선 릴리는 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프랑스어를 배우며 친구가 되어간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엄마를 지켜봐야했던 릴리는 슬픈 이별을 맞이하고 엄마가 떠난 자리는 새엄마와 태어난 동생들로 채워지는데...의지할 곳이 필요한 릴리는 더 자주 구스타프슨 부인의 집을 찾고 그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은 집안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게 한다. 방 안에서 발견된 상자 안에서 의문의 편지들을 보게 된 릴리.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1936년부터 들려진 오닐의 인생은 좋아하는 책들과 함께해서 즐거웠고 항상 큰 의지가 되어준 동생 레미 덕분에 든든했으며 멋진 동료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고 폴의 사랑 덕분에 행복했다. 하지만 1986년에 이르기까지 오닐의 인생은 어떻게 흐른 것인지, 왜 오닐의 곁에 폴이 있지 않은 것인지, 왜 그녀는 파리가 아닌 미국에 살고 있는 것인지, 책과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던 그녀는 왜 홀로 외롭게 지내고 있는 것인지...마지막에 이르러 들려진 모든 이야기는 전쟁이 남겨준 여러 상처들을 보게했다. 읽는동안 책으로 가득한 도서관에 들어서면 전해지는 기분좋은 느낌과 도서관의 여러 풍경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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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틸러 Love Stealer
스탠 패리시 지음, 정윤희 옮김 / 위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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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윈 호텔을 향해 검은 헬멧으로 무장한 두 대의 오토바이가 들어서지만 화려한 도시 속 흥에 취한 사람들에게는 이색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윈 호텔의 세계 최고의 명품 보석매장인 그라프의 유리를 내리치기 전까지...



상하이 부호 리 지엔롱이 특별히 주문한 700만 달러의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사상 최고치인 2천만달러를 순식간에 털고 떠난 그들은 경찰의 추적마저 따돌린다. 유일한 단서는 오토바이에 반해 처음부터 모든 장면을 촬영하고 있던 한 소년의 동영상 뿐. 



알렉스는 환각을 통해 치유를 찾는 모임에서 처음 방문했다는 다이앤을 만나 인사를 나눈다. 자신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다이앤의 말에 서로 만났을 만한 접점을 찾아보지만 발견하지 못한 채 헤어진다. 호감이 있지만 조심스러운 알렉스는 다이앤에 대한 정보를 찾으며 미행에 나서지만 그녀 말대로 가게와 출장 음식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긴장을 내려두고 다가선 알렉스는 다이앤의 친구들을 소개받으며 만남을 이어가고 그녀의 아들 톰을 소개받게 되는데 순간 다이앤이 누구였는지 기억해내고 다이앤 역시 알렉스가 누구였는지 떠오른다. 



서로를 알아본 알렉스와 다이앤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멕시코의 칸쿤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칸쿤에 살고있는 알렉스의 딸과 다이앤의 아들 톰은 친해지고 알렉스와 다이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멕시코에 살고있는 알렉스의 동료들이 새로운 미션을 제안한다. 다이앤과의 약속을 떠올린 알렉스는 거절하지만 그 거절이 더 큰 사건으로 이어지고 해결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스페인의 마르베야로 향한다. 



시작부터 빠르게 일어난 강도사건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헬멧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정체를 찾아가게 만든다.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이 어떤 관계로 연결되며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천천히 들려주는 가운데 각각 미국의 라스베가스, 맥시코의 칸쿤, 스페인의 마르베야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사건들을 해결해간다. 중반에 그려진 알렉스와 다이앤의 로맨스보다 제이슨 스타뎀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초반과 종반의 액션들이 더 인상적으로 남으며 범죄 스릴러의 묘미가 가득 담겨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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