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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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가 넘치는 도란마을은 치매에 걸린 분들이나 초기증상이 있는 분들이 모여사는 마을로 의료진들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최고급으로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곳이다.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하긴 하지만 대체로 평온한 도란마을에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음식물 쓰레기장에 갓 태어난 아기의 시신이 비닐봉지에 싸여 버려진 것이다. 도란마을의 소유자이자 입주한지 얼마되지 않은 까칠한 할머니는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도란마을에서 의사로 근무하는 엄마 서이수를 따라 들어온 꼬마는 아빠에게 받은 상처 때문인지 또래보다 조숙하고 눈치가 빠르다. 모두가 다가가기 힘들어하는 까칠한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다 결국 콤비로 엮인 할머니와 꼬마는 도란마을의 이곳저곳을 탐문하며 의심스러운 정황을 찾아다니는데...남들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나는 아줌마와 아저씨, 뭔가 숨기는 듯한 원장, 의국에서 사라진 약물 등 할머니의 수사노트에는 무언가 계속 적혀나간다.   



소설은 꼬마, 의사 서이수, 원장, 직원, 원장 딸 등이 서술자로 등장해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주인공들의 속사정과 감춰져있는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드러내고 치매노인의 현실, 가정폭력문제, 비정규직의 애환, 직장내 갑질문제, 아동유기사건, 마약사건과 권력층의 비리 등 사회에서 보여지는 이슈를 담아낸다.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의 연륜과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꼬마가 만들어가는 교감 속에서 사건은 해결되지만 마주 본 현실은 안타깝고 씁쓸했다. 할머니와 꼬마가 탐정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의 느낌보다 도란 마을에 모여든 각종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말도 안되게 일어나고 있는 요즘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회 고발의 의미가 더 깊게 다가왔고 무거운 주제를 얘기하지만 유쾌하게 풀어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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