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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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잇 걸이자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을 이끌며 영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배우 '에블린 휴고'의 자선경매와 관련해 잡지사 '비방트'는 특별기사를 위한 인터뷰를 제안하고 에블린 쪽에서는 입사 후 별 볼일 없는 기사만 쓰던 입사 1년차 기자 '모니크 그랜트'를 지목하며 독점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알려온다.


지목당한 모니크마저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상사의 기대를 안고 잔뜩 긴장한 채 에블린의 집을 방문한 모니크는 7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에블린과 독대한다. 그리고 특집기사 인터뷰가 아닌 에블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토대로 자서전을 출간한 뒤 최고 금액으로 팔아 모든 수입을 가지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헐리우드에서 수 많은 스캔들을 만들며 일곱 번 결혼해 일곱 남편을 둔 에블린 휴고는 마지막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유일했던 딸 코나 역시 유방암으로 잃어 버린다. 그녀가 가장 사랑한 남편은 누구였는지...모두가 궁금했지만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사생활을 굳이 이제와서 낱낱이 얘기하며 자서전을 내겠다는 에블린의 속내가 무엇인지 알수 없지만 모니크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구렁텅이 속에 살고 있던 14살의 자신을 꺼내 준 가엾은 첫 번째 남편 '어니 디아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헐리우드에 발을 내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빌어먹을 두 번째 남편 '돈 아들러', 속도 모른 채 스쳐 지나간 멍청한 세 번째 남편 '믹 리바', 서로를 이용하며 커리어를 쌓아가던 영악한 네 번째 남편 '렉스 노스', 최고의 친구이자 동행자였던 다섯 번째 남편 '해리 캐머런', 위안을 찾고 싶었지만 실망을 안겨 준 여섯 번째 남편 '맥스 지라드' 그리고 특별한 의미가 되어 준 일곱번 째 남편 '로버트 제이미슨'까지...일곱 명의 남편이 차례로 소개되는 동안 헐리우드에서 배우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에블린의 커리어와 그녀의 사랑과 인생 이야기가 들려진다. 에블린 휴고가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매혹적인 표지와 제목에 이끌렸던 소설은 시작부터 흥미롭게 이끌며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가득한 에블린의 인생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왜 에블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고자 하는지, 왜 모니크를 지목했는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숨어 있는지 찾아내기 위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분주히 달린 결과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진실이 들려지고 오랫동안 간직해 둔 상처와 외로움의 크기가 전해진다. 제목부터 으레 예상했던 스토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던 반전의 이야기로 가득한 가독성 좋은 작품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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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
미셸 뷔시 지음, 이선민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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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비행사였던 '앙투안 드 생떽쥐페리'는 1944년 정찰임무에 나섰다 실종된다. 추락하여 사망했을 것이라 추정한 채 오랜 시간이 지난 1998년 어부에 의해 그의 이름이 써있는 은팔찌가 건져 올려지고 깊숙한 바다 속에서 정찰기의 잔해 일부가 발견된다. 그의 죽음을 두고 독일군에게 격추당했다, 엔진이 망가져 추락했다, 우울증이 있어 스스로 자살했다,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등 논란이 많았다고 한다.


그가 죽기 몇 달전 내놓은 <어린 왕자>의 글 속에 자신이 사라지기 전 남겨둔 비밀이 적혀 있는 것이라면? 어린 왕자가 급작스레 죽는 것이 작가가 갑자기 사라진 것의 상징이라면... 그 가설을 바탕으로 두고 이 소설은 시작된다.


비행학교 소속 정비사 '네벤'은 갑자기 찾아 온 카메룬 억만장자로부터 생떽쥐페리가 몰던 비행기와 같은 기종의 잔해 감식을 제안받는다. 자신의 삶에 특별한 영향을 끼친 어린 왕자에 열정을 바쳤다는 억만장자는 세계 각지에 있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 5명과 함께 'Club 612'라는 클럽을 결성해 생떡쥐페리와 어린왕자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사실을 밝힌다. 발견된 새로운 단서와 잔해를 분석해 미스터리를 풀어주길 원하는 억만장자의 제안대로 호기심 많은 탐정'앤디'와 함께 비행에 나선 '네벤'은 각지에 살고 있는 Club 612 멤버들을 한 명씩 만나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지? 누가 생텍쥐페리를 사라지게 했는지? 그들이 찾은 미스터리의 단서들에 대해 듣게 된다.


생텍쥐페리의 미스터리한 실종과 그가 남긴 <어린 왕자> 속 내용을 실제 자료와 연관지어 풀어가는 설정이 흥미로웠던, 기존의 미셸 뷔시의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어린 왕자>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어린 왕자>가 생텍쥐페리가 남긴 유서라는 소설 속 주장과 비교해 볼 수 있었을텐데...잘 알지 못했던 생텍쥐페리의 미스터리한 생애를 알게 해주고 마냥 동화로만 기억하고 있던 <어린 왕자>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지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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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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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를 앞두고 있는 '피파 피츠 아모비(핍)'는 대학시험 일환의 수행평가인 EPQ 연구주제로 5년 전 자신의 동네에서 일어난 '앤디 벨 실종사건'을 연구하기로 결정한다.


5년 전 앤디 벨이 자택에서 차를 몰고 나간 후 그대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증언한 알리바이가 정확하지 않아 용의자로 의심받았던 남자친구 샐 싱이 자백문자를 남기고 숲에서 자살하면서 사건은 종결되었고 그 이후 앤디 벨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범적이고 예의바른 학생이었던 샐 싱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핍은 수행평가 과제를 위해 제일 먼저 샐 싱의 동생인 라비 싱을 찾아가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연구에 도움을 요청한다. 당시의 수사기록과 관련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며 하나씩 정보를 모아가던 핍은 실종된 여학생 앤디 벨이 비밀의 연상남을 따로 만나고 있었고 전문적으로 마약 판매에 관여했으며 눈에 거슬리는 친구를 괴롭혔던 좋은 학생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조사를 이어가는 동안 용의자들이 하나씩 늘어가는 가운데 핍은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쪽지와 협박문자를 받는다. 주변 사람마저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포기하려던 핍은 마지막으로 용기내면서 5년 전 일어났던 사건의 진실과 진범을 밝혀낸다.


수행평가 과제였지만 경관님으로 불릴 정도로 열혈 수사관이었던 핍은 사건 관계자들과 당시의 자료들을 하나씩 찾아내고 분석하며 증거를 모으고 연결시킨다. 고등학생이라고는 보기 힘든 대범함과 진취력을 가진 핍이 추리해가고 밝혀가는 사건 정황은 흥미진진했다. 영어덜트 소설을 넘어 미스터리 소설로 충분했던 핍의 활약은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3부작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굿 걸, 배드 블러드>에서는 캠브리지 대학생이 된 핍이 어떤 사건을 만나 파고들지, 법대생을 꿈꾸는 라비 싱은 또 다시 등장해 멋진 파트너가 되어줄지 다음 이야기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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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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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소속의 직원 '사쿠코'는 매장방문에 나섰다 멋진 문구와 깔끔한 채소진열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점원 '다카하시'를 만난다.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이나 성적 이끌림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쿠코는 남녀를 이성관계로만 판단하는 동료들과 자신의 미래를 결혼으로 연결시키는 가족들이 힘겹다. 우연한 기회로 친한 친구 '지즈루'와 함께 살기로 결정하고 들뜨지만 갑자기 계획이 틀어지고 허탈한 마음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사쿠코는 한 블로그를 통해 자신처럼 타인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성향을 에이로맨틱,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성향을 에이섹슈얼이라 불린다는 걸 발견한다. 그리고 그 블로그 운영자가 '다카하시'임을 알게 된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찾아내었다고 생각한 사쿠코는 서로를 사랑할 일 없는 다카하시에게 특별한 가족이 되자며 '동거'를 제안한다. 어릴 적부터 키워주셨던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쓸쓸했던 다카하시 역시 사쿠코와 임시 가족이 되어보자고 한다. 함께 아침을 먹고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생활하는 두 사람의 동거는 사쿠코의 가족들에게, 전남자친구에게, 동료들에게 드러나고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관계를 설명시키는데...


정해진 나이에 바라는 모습들이 있지만 모두의 인생에 같은 선택이 있을 수는 없다. 억지로 사랑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혼자 살아가기는 싫었던 사쿠코 앞에 나타난 다카하시는 뭔가 자신에게 맞는 인생의 파트너처럼 보여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사쿠코의 제안과 다카하시의 승낙이 평범하지 않지만 납득되었고 그렇게 의지하며 특별한 가족으로 오래 이어지길 응원하게 했다. 세상에는 직접 낳지 않아도 나의 자식이 될 수 있고 피를 나누지 않았어도 가족이 될 수 있으니까. 남들이 아닌 내가 중요한 인생이니까. 읽는 동안 이런 두 사람이 혹은 또 다른 모습으로도 가족의 형태를 이룰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 드라마로는 어떻게 그려졌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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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
케이시 매퀴스턴 지음, 백지선 옮김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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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라이벌 샤라 휠러에게 기습키스를 받은 클로이는 졸업파티 이후 아예 행방을 알 수 없이 샤라가 사라져버리자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졸업식 날 졸업생 대표 자리도 정당하게 경쟁해야 할 뿐 아니라 그날의 키스도 내내 신경 쓰인 클로이는 샤라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데... 샤라의 남자친구 스미스와 어려서부터 샤라를 짝사랑한 옆집 사는 로리 역시 샤라의 기습키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은 '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는 채팅방을 만들어 샤라 휠러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로 한다.


하버드 입학을 앞둔 모범생이자 인기녀인 샤랴는 왜 사라진 것인지 샤라의 아버지인 교장 선생님조차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샤라가 여기저기에 남겨둔 카드들은 힌트가 되어주고 세 사람은 자신들도 몰랐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드디어 샤라를 발견한 클로이는 놀라운 진실을 듣게 되는데...


왜 주변 사람들에게 기습 키스를 하고 소녀는 사라졌는지 궁금해서 읽었던 소설은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기 위해 잘못 자리 잡은 관계들을 바로잡기 위해 스스로 깨닫지 못한 감정들을 일깨워주기 위한 소녀의 큰 계획이었음을 알게 한다. 사랑의 화살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향하고 어른들의 부당함과 편견에 당당하고 용기 있게 맞서는 소녀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자신 역시 성소수자로 느꼈던 감정과 입장을 대변해 소설을 완성했다는 작가의 의도처럼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서 충분히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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