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잇 걸이자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을 이끌며 영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배우 '에블린 휴고'의 자선경매와 관련해 잡지사 '비방트'는 특별기사를 위한 인터뷰를 제안하고 에블린 쪽에서는 입사 후 별 볼일 없는 기사만 쓰던 입사 1년차 기자 '모니크 그랜트'를 지목하며 독점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알려온다.
지목당한 모니크마저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상사의 기대를 안고 잔뜩 긴장한 채 에블린의 집을 방문한 모니크는 7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에블린과 독대한다. 그리고 특집기사 인터뷰가 아닌 에블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토대로 자서전을 출간한 뒤 최고 금액으로 팔아 모든 수입을 가지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헐리우드에서 수 많은 스캔들을 만들며 일곱 번 결혼해 일곱 남편을 둔 에블린 휴고는 마지막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유일했던 딸 코나 역시 유방암으로 잃어 버린다. 그녀가 가장 사랑한 남편은 누구였는지...모두가 궁금했지만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사생활을 굳이 이제와서 낱낱이 얘기하며 자서전을 내겠다는 에블린의 속내가 무엇인지 알수 없지만 모니크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구렁텅이 속에 살고 있던 14살의 자신을 꺼내 준 가엾은 첫 번째 남편 '어니 디아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헐리우드에 발을 내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빌어먹을 두 번째 남편 '돈 아들러', 속도 모른 채 스쳐 지나간 멍청한 세 번째 남편 '믹 리바', 서로를 이용하며 커리어를 쌓아가던 영악한 네 번째 남편 '렉스 노스', 최고의 친구이자 동행자였던 다섯 번째 남편 '해리 캐머런', 위안을 찾고 싶었지만 실망을 안겨 준 여섯 번째 남편 '맥스 지라드' 그리고 특별한 의미가 되어 준 일곱번 째 남편 '로버트 제이미슨'까지...일곱 명의 남편이 차례로 소개되는 동안 헐리우드에서 배우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에블린의 커리어와 그녀의 사랑과 인생 이야기가 들려진다. 에블린 휴고가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매혹적인 표지와 제목에 이끌렸던 소설은 시작부터 흥미롭게 이끌며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가득한 에블린의 인생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왜 에블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고자 하는지, 왜 모니크를 지목했는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숨어 있는지 찾아내기 위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분주히 달린 결과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진실이 들려지고 오랫동안 간직해 둔 상처와 외로움의 크기가 전해진다. 제목부터 으레 예상했던 스토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던 반전의 이야기로 가득한 가독성 좋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