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만 숨쉬기 맨손문고 1
김대성 지음 / 곳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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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만 숨쉬기(김대성) - 맨손문고1

대성쌤에게 책이 나오자마자 구입했다가 이제서야 책을 펼쳐 읽어봤다. “맨손“문고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나는 달리기라는 종목이 내게는 매력적인 종목은 아니다. 10km 정도는 완주하는게 힘들지 않을정도의 체력이고 싶어서 종종 뛰긴 하지만, 나는 달리기가 그렇게까지 재미가 있진 않다.

헬스장에서 꾸준하게 운동한지 4년차인데 근육만 크게 키우는게 목적은 아니고 몸무게를 더 가볍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기에 체력을 기른다는 측면에서 항상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하고 나머지 근력운동을 한다. 항상 30분 이상 유산소를 하려고 한다. 걷고 뛰고를 반복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걷는 시간을 많이 줄이고 뛰는 시간이 늘었다. 대성쌤은 한때 자가면역질환때문에 힘든시간이 있었다. 몸에 열을 내면 좋지 않다는 말을 의사에게 들어서 땀이 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규칙이다. 나는 유산소를 하는 목적이 땀을 왕창 내는 것이다. 땀을 많이 흘려야 유산소 운동을 잘한 것 같은 만족감이 든다. 처음에는 속도 7~8로 해서 천천히 뛴다. 그리곤 천천히 마음으로 10까지 세면서 8로 뛰고, 8.5로 뛰고, 9로 뛰고, 9.5, 10, 10.5 까지 올려 간다.(컨디션 좋을땐 11까지 올려본다) 호흡이 가빠진다. 호흡이 가빠지면 내 심장에도 근력이 생기는구나 싶어 만족해 한다. 좀 힘들다 싶으면 다시 8정도로 낮춰서 천천히 뛰고 7.5로 내리고 다시 7까지 내리면서 천천히 뛴다. 가쁜 숨이 돌아오면 다시 속도를 천천히 올리며 앞의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을 두세번 하면 20분에서 25분이 흐른다. 좀 힘들다는 느낌이 들면 속도를 5.6으로 낮춰 천천히 걸으며 헤드폰을 끼고 유튜브에서 크로스핏 운동영상을 본다. 요즘엔 홍범석님 크로스핏 영상을 자주 본다. 달릴때 헤드폰을 끼지 않는 이유는 영상에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달릴때는 달리는 나에게만 집중한다. 속도는 느리지만 달리는 나라는 멋짐에 탐닉하는 것이다. 4~5분정도 걷고 기운이 조금 나면 다시 헤드폰을 벗고 앞의 과정들을 반복한다. 항상 30분이상 유산소를 하자고 하지만, 대부분 40분정도 하게 된다. 컨디션이 좋으면 50분에서 60분정도를 할때도 있다. 겨울에는 땀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헬스장의 반팔 옷 위에 집에서 가져온 긴 팔 티를 입고 뛴다. 헬스장 의자에 앉아 3~4분 쉬며 기운을 회복한다. 탈의실에 가서 긴팔 옷과 헬스장 반팔티를 벗고 땀을 닦은 후 개인적으로 들고 다니는 나시티를 입는다. 운동하는 내 근육이 보여야 운동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든, 트레킹을 하든, 달리기를 하든 항상 찍찍이 무릎보호대(얇은 것)를 찬다. 무릎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오래 운동하고 싶은 마음에 무릎을 늘 신경 쓴다. 처음에는 하체 운동하는 일이 적었는데, 항상 무릎 보호대를 하고 유산소도 하고 트래킹도 하고 하체운동도 조금씩 하다보니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하체운동하는 시간이 조금 늘어서 만족스럽다. 내가 운동하는 목적은 오래 운동을 할수 있게 내 몸을 다루는 것이다. 내 엉덩이는 거의 절벽이었는데, 최근에는 약간의 엉덩이 근육이 생겨서 그것도 조금 신기하다.

헬스장에는 몸 좋은 사람이 좀 있다. 그들이 부러울때가 가끔있지만, 나에게 중요한건 근육질의 멋진 몸을 만드는게 아니라 오래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라는 걸 내게 말한다. 헬스가 오래 할만한 운동이라는게 근육이 금방 만들어지는게 아니라는데 있다. 아주 천천히 내 몸에 근육이 만들어지는 걸 보는게 재미있다. 늘 하던 부위의 운동들이 있지만, 조금씩 잘 하지 않던 부위의 운동도 조금씩 해본다. 후면 삼각근이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영상에서 본 여러 방법이나 헬스장에서 다른 몸 좋은 아저씨가 하는 운동을 따라 해보다가 근육이 먹히는 느낌을 알았을때 기분이 좋다. 아 이런 자세와 각도로 운동을 하면 근육이 빵빵해지는 느낌이 드는구나 하는 깨달음. 유산소를 포함해서 1시간 반 이상 운동을 하는데 어쩔때는 2시간까지 갈때도 있다. 한시간 반이 기본이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몸이 말을 하면 그때는 운동을 일찍 마무리 한다. 운동을 하기 싫은 것인지, 몸이 안좋은 느낌인지 잘 구분하는게 중요하다. 헬스운동이 늘 재미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재미있기만 한 것은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리고 그 재미없을때 묵묵히 해야 얻는 즐거움이 있다는 걸 알기에 그냥 묵묵히 운동한다. 이럴땐 내 몸을 달래면서 적은 무게로 가볍게 운동을 한다. 그리고 계속 종목을 바꿔가는 것으로 지루함을 이겨내며 운동할때도 있다.

55페이지에 ‘누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애쓰는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과 ‘서운한 마음을 내비치지 않고 내 이야기를 차분히 이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애쓰고 있는 것을 알아봐 주는 것인데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때가 있다. 누군가 알아봐 주지 않는데 이 일을 오래할 수 없는 없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누군가가 알아봐주길 바란다. 물론 많은 사람이 알아봐주는 것 까진 바라진 않는다. 내가 책을 읽고 리뷰를 자주 남기는 이유는 그 사람의 작업을 알아봐주고 싶은 마음이다. 누군가 알아봐주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그 작업자는 지치게 되고 자신이 하는 작업에 회의를 느낄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런 멋진 글을 쓴 사람이 또 다른 작업을 이어가길 바라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리뷰를 쓰는 편이고 이 좋은 책을 다른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리뷰를 남긴다. 나는 대성쌤이 누가 알아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너무 숨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누가 알아봐주지 않는데 애쓰는 일을 오래 할 수 없다. 아니 애쓰는 것도 누군가가 알아봐 주어야 오래할 수 있다. 대성쌤이 문학의 곳간을 121회나 열어온 것은 대단한 것이다. 애쓰는 일을 10년 넘게 한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뒤늦게 나마 문학의 곳간이 내게 얼마나 멋지고 귀중한 것인지 알아서 다시 합류했다. 문학의 곳간을 오래 이어가길 나도 참여자로서 애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서운한 마음은 조금씩 내비쳐야 한다. 그래야 뜬금없이 눌러든 서운한 마음이 터져 나오는 걸 막을 수 있다. 눌러든 마음이 터져 나와 상대 혹은 나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어느 강도로 어떤 방식으로 어느 빈도로 내비칠지는 고민해봐야 하고 내 비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적절한 내비침 수위와 강도를 조절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서운한 마음을 내 비치는 것은 상대와 관계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기반이라는걸 알아주어야 한다.

달리기를 매개로 글쓰기도 하고 글쓰기 수업도 하고 <코로만 숨쉬기>라는 책도 낸걸 보면 달리기는 대성쌤에게 특별하다. 그래서 한번에 10km씩 뛰려고 하기보단 무릎이나 몸 컨디션에 맞춰 어느날은 30분 달리고 어느 날은 40분 달렸으면 싶다. 그러면 지금보다는 더 자주 뛰게 되고 무릎에도 덜 무리가 가지 않을까 싶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오랫동안 계속 하려면 내 생활의 세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자주 내 생활의 우선수위를 체크하는 편인데 무게중심이 늘 변한다. 운동은 늘 우선순위 앞부분에 있다보니 다른 일보다는 운동을 우선적으로 해왔다. 대성쌤도 오래오래 달리기를 즐기며 사색하고 건강을 지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코로만 숨쉬기> 후기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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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 가족의 오랜 비밀이던 딸의 이름을 불러내다
양주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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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양주연 지음)

부제는 ‘가족의 오랜 비밀이던 딸의 이름을 불러내다’ 이다.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있다. 책만 읽고 다큐멘터리는 아직 보진 못했다.

어느 날 밤, 술먹은 아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한참 뜸을 들이다가 고모가 자살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모처럼 되지 말아 라는 말을 한다. 감독님은 자신에게 고모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가족에게 고모는 뭔가 숨겨야 하는 존재였을까. 책은 고모의 흔적을 쫓아간다. 추리물 같은 느낌이 든다. 과거의 가부장 시대에 없는 존재로 언급되지 않았던 고모. 어떤 사연이었을지는 대략 추측은 되었다.

‘고모처럼 되지 말라’는 아빠의 말에서 아빠가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두려움과 슬픔이 느껴졌다. 아빠의 누나 ‘양지영’. 앨범속의 40여장의 사진. 고모 사진이 있는 사진첩을 챙기고 다시 그 사진첩을 펼치기 까지 3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8년에 아빠와 첫 인터뷰를 한다.

가부장시대에 할아버지는 철도청 공무원이었고 딸이라는 이유로 양지영을 엄격하게 대했다. 양지영은 친구 Y집에 자주 놀러갔는데, Y는 외동딸이라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자신의 집과 친구의 집에서 자신과 친구가 다루어지는 태도가 엄청 달랐던 걸 인식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였기에 자기방에 들어가 책을 보고 밖으로는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1953년생인 고모 이름은 ‘하숙’이었다. 최희준의 <하숙생>이 유행하던 시절이라 친구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렸다고 하니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를 설득해 ‘양지영’이 되었다. 아들과 딸이 마주하는 차별은 이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름은 남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양씨 가족의 무덤에는 감독님의 이름인 양주연은 있지만, 고모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시절 자신에겐 공부밖에 희망이 없다고 여겨 고모는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다. 고모는 광주의 여학교중 가장 들어가기 어려웠다는 전남여자중학교와 전남여자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감독님과 고모는 35살 차이. 감독님은 십대 시절, 가족안에서 자신이 중심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늘 집을 떠나고 싶었고, 고등학교를 기숙사가 있는 학교로 선택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감독님이 태어난 광주라는 작은 도시를 떠나는 방법은 공부를 잘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는 것 뿐이었고 이점이 고모와 비슷한 점이다. 고모는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 갈수도 있었고 서울에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할아버지는 딸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했다. 큰딸은 집에 남아 엄마를 도와 집안 살림을 하고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감독님은 광주를 떠날수 있었지만 고모는 그럴 수 없었다. 일본여행에서 돌아온 할아버지에게 받은 12색 크레파스. 그런데 남동생은 왜 24색 크레파스를 받았을까.

1972년 고모는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에 입학했고 여자 동기가 다섯명뿐이었고 졸업한 여성동기는 두명이었다. 감독님도 두번째 대학으로 예술학교를 선택해 성비가 여성이 더 많았지만, 학과나 학생임원으로 나서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남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놓고 약점이라고 일컫는 고모가 살았던 사회는 어떤 사회였을까? 대학을 다니며 고모는 문학동아리 활동을 했다. 고모는 1학년때 복학생과 공개연애를 했는데, 대학시절 친구는 ‘특이 사항’ 이라며 고모의 공개연애를 이야기 해주었다. 그 당시 흔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말이다. 에밀리 브론테가 쓴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이 고모와 닮았다. 고모는 대학교 3학년 혹은 4학년에 남자친구 집에서 사망을 했다. 고모 친구의 말로는 고모의 남자친구는 성격이 강했고, 고모와 나이 차이도 열살 가까이 나서 동년배의 느낌이 아니었다고 한다. 고모를 자주 의심하고 자의적으로 행동을 분석해 시비를 걸었다. 고모의 연애는 평등한 관계가 아니었다. 고모가 남자친구랑 여러번 헤어지려 했지만 남자가 붙잡았다고 한다.

책 후반부에 홍승은 작가의 글 <‘화목함’ 연기한 가족들이 열지 않았던 ‘이모의 방’> 을 감독님이 우연히 읽었다는 말이 나와서 나도 오마이뉴스에 기고된 그 글을 찾아 읽었다. 혜자이모는 사랑한 남성이 있었는데 임신을 하자 부모에게 결혼을 서둘러 달라 말했지만, 오빠들이 결혼하기전에는 먼저 시집가서는 안된다는 대답을 들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80년대 여성에게 혼전임신은 어떤 의미였을까? 임신중절이나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까? 홍승은씨의 엄마는 이혼을 했고 그 이후 알콜중독이 심해지셨다. 홍승은 씨의 엄마는 착한 딸이 아니라 집안의 수치가 되었고 가족들과 멀어졌다.

1932년에 태어난 할머니 정삼례는 첫째로 딸인 고모를 낳았다는 이유로 아들인 아빠를 낳을 때까지 죄인처럼 숨죽여 지냈다.
1959년 태어난 엄마 최혜선은 공부를 잘해 수학 선생님이 되었고 엄마와 아빠는 부부교사였지만, 퇴근 후에 홀로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은 엄마였다.
1975년 세상을 떠난 고모 양지영은 남자 친구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가족안에서 지워져야했다.
1988년생인 감독님은 결혼을 할 때, 아이를 가질까 고민할때 행복만큼이나 잃게 될 것들을 떠올렸다.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이 자신의 이름을 뺏어가지 않을지 두려운 마음이었다.

각기다른 네 사람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 왜 아직도 안전이별이라는 말을 하는 세상이어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의 희생으로 굴러가는 화목한 가정은 나는 해체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명예를 실추(?) 시켰다는 이유로 누구는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아야 할까. 가족구성원들의 평등한 관계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숙제이다. 없던 존재였던 고모 양지영님을 그려보고 이름을 입으로 불러보았다. 감독님의 추적으로 하나하나 살을 더해 입체적인 존재 양지영으로 살아날수 있었다. 감독님은 당장 답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며 아빠에게 가족 묘비에 고모의 이름을 넣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p199 -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뮤리엘 루카이저(시인),<케테 콜비츠(판화가이자 조각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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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 - Dear my body, Dear myself
이유진 지음 / 마고서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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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이유진)


유진 씨가 오랜시간 힘내어 쓴 글을 읽었다. 나는 몸이 크게 아픈 경험은 없지만, 우울증을 오래동안 겪어(앓아) 왔다. 아토피라는게 막연히 힘든 병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토록 사람을 괴롭게 하고 자기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병인줄 몰랐다. 저자는 자신의 내밀한 경험을 솔직하게 적었다. 귀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공감하고 읽을수 있게 글을 써주신 것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아토피를 오랫동안 겪으면서 나는 왜 남들과 다른지, 왜 나여야 하는지 원망스러웠다고 하셨는데, 나는 우울증(무기력) 때문에 오랜시간 괴로워하고 죽음을 자주 생각하면서 그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는 스스로를 괴롭히며 이렇게 고통스러워 할까.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할까. 나의 우울증의 경력(?)은 30년이다. 30년동안 많이도 괴로웠고, 무얼 할 의지가 꺽이고 지쳐서 죽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 최근에도 마찬가지였다. 다행이 내 옆에는 짝지가 있었다.

무기력으로 낭비한 시간이 많았다. 무기력으로 흘려 보낸시간이 많았다. 저자가 아토피 때문에 휴식의시간을 강제로 보내고 나서 몸이 괜찮아졌을때는 그 잃어버린 시간만큼 보상하기 위해 자신을 치열하게 다그쳤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무기력으로 낭비한 시간을 상쇄하기 위해 무기력에서 벗어나면 열심히 열심히 애를 썼다. 그 애씀을 보고서 사람들은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곤 했다. 나는 언제 다시 무기력해질지 두려웠다. 그래서 무기력해지지 않으려 늘 긴장하며 지냈다. 그렇게 애를 썼는데, 무기력으로 와르르 무너져 버리면 정말 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무기력과 애씀의 반복. 그 반복이 너무나도 지긋지긋하고 지치게 했다. 

나의 우울증 경험을 감히 저자의 아토피 경험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할때 내게 마음을 써 주시는 글들을 댓글로 달아주셨던 것 같다. 

책에는 저자의 상담경험도 나오는데, 나의 상담 경험도 떠올랐다. 저자는 메일을 통해 상담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곤 했는데, 나는 예전에 그 생각을 못한게 아쉽다. 아마 저자보다 글쓰기에 대해서 흥미가 적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내게도 너무 고마운 상담선생님이 생각나서 선생님에게 긴글을 문자로 보냈다. 

나의 제일 첫번째 목표는 우울증과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다. 죽으려고 하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짝지와 함께 사는 사람으로써의 예의이자 기본이기도 하다. 저자도 아토피와 상담 치료에 대해서 당분간 보류했다고 한다. 그것은 아토피가 난치병이기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 들인 결과다. 

저자는 아토피와 우울증때문에 오랜시간 힘들어 했지만, 나는 저자가 가진 힘을 믿는다. 나라면 그렇게 못살아 왔을 것 같은데, 저자는 나보다 훨씬 내면의 힘이 크다고 믿는다. 

읽기 시작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고맙고 고마운 책이다. 페미니즘 활동은 약자의 말하기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이며 언제든 한 명이라도 들어줄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고 했다. <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는 몸과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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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분투기 - 청년 주거권 활동가의 10년 현장 기록
지수 지음 / 교양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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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분투기(지수 지음)

부제는 ‘청년 주거권 활동가의 10년 현장 기록’ 이다. 청년들이 집을 구매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우리세대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나또한 월세나 전세를 평생 전전할 줄 알았는데, 운이 좋게 집을 매매해서 살고 있다. 양산의 공단의 안쪽 지역이라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어서 그런지 집을 매매한지 10년이 되었는데 아파트값은 오르지 않는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내 돈과 합쳐 24평 집을 9600만원에 매입을 했다. 대출도 없고 이자내는 것도 없으니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두사람의 생활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청년들의 주거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를 못했었다.

지은이 지수님은 2016년부터 주거권 활동가로 살아왔고 2021년부터 2025년 초까지 청년주거권 운동 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을 맡았다.

우리는 보통 집을 소유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세입자의 경험을 집을 소유하기까지 지나가는 과정으로만 여긴다. 전세계계약이 만료되어 나가겠다고 하는데도 돈이 없다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이 많다. 임대인들이 갭투기를 하는 과정에서 망하게 되더라도 세입자들의 보증금이나 전세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요원하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고 그것이 자기계발인것처럼 권장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가는 임대인이나 부동산중개인들의 눈치만 볼뿐 세입자가 부당하게 겪는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어렵게 영끌해서 집을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집을 매매했지만 그 지역이 재개발이 확정되었을때, 내가 반대하더라도 70%이상이 재개발에 찬성하게 되면 나는 집값을 돌려받을 방법도 없이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재개발이라면 살던 사람이 다시 살수 있게 만들어야 하겠지만, 땅값 집값만 올려놓고 기존에 살던 사람을 내쫓는 겪이다.

나는 10년 넘게 한 곳에서 살아서 2년마다 전세로 이사를 가야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꼭 집을 마련해야하는 사회가 아니라 집이 없어도 안정적으로 생활을 보장해 주는 ‘주거권’ 개념이다. 국가에서도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은행들 이자수익만 불려주는 대출제도 뿐이다. 서울의 반지하 가구 수는 25만으로 서울 전체 가구의 6퍼센트라고 한다. 열악한 거처를 없애기만 할 뿐, 그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열악한 거처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공공기관이 도심의 주택을 직접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임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014년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출발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청년 세입자들이 수요자 중심의 집을 직접 구상하고 만들기 위해 탄생한 단체이다. 민달팽이 집은 주거권을 중시하는 집이다. 2014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22채의 달팽이집을 운영, 878명의 세입자가 이 곳을 거쳐 갔다. 2025년 현재 13채 257호의 달팽이집을 운영, 총 조합원은 568명이고 이 가운데 310명이 실제로 입주해 있다고 한다.

청년의 주거권이 보장되지 않을때 늘 부모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하게 되고 그러면 부모와 청년의 삶이 분리되기 어렵게 된다.

세입자들의 청년들이 이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다. 주거권이 세입자들이 당당히 요구할수 있는 권리라는 것이 받아들여지려면 많은 세입자들이 이런 정책적 한계와 사각지대의 실태를 공유하고 모여서 이야기하고 떠들어야 조금씩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

세입자의 경험이 있는 친구들과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열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청년의 주거권 문제가 개인의 분노(절망)에만 머물지 말고 집단(모여서 떠들고 함께)의 분노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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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욕망에 대해 쓰기로 했다
장은나 지음 / 느린서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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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욕망에 대해 쓰기로 했다(장은나 지음)

남미새와 페미는 결국 충돌하는 것인가. 결혼은 가부장제에 복무하는 일인가? 페미니스트는 결혼하면 안되나? 안전한 연애와 평등한 연애를 하고 싶지만 페미스트라는 사실을 밝혔을때 그것을 편견없이 수용하는 남성들은 얼마나 있을까? 이상한 남자를 거르기 위해 처음부터 비건페미임을 밝혀야 하나? 일단 만나보고 중간에 밝혀야 하나? 언제즈음 밝히는게 좋을까?

여성을 내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존재로 여기지 않고 여성과 평등하게 깊이있게 대화하려는 남성이 드물다고 나도 느낀다. PC한 남성들은 육체적인 운동보다 사회적인 운동을 해서 덜 섹시해 보이기도 하고, 섹시하면서도 PC한 남성은 드물어서 누군가의 연인이거나 주변 동료들의 전애인이었던 경우가 많을 것 같다.

페미니스트이지만,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고 좋은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지 않고 내 안에서 잘 섞이기 위해서는 결국 그 욕망과 생각과 불안과 수치심에 대해서 편하게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한국사회에서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왜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어떤 이야기라도 수용되지만,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피해자로서의 경험은 이리도 발화되는 것이 어려운 사회일까.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책임감이라면 남성들과 자주 만나면서 이런 의제들을 꺼내서 그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깨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페미니스트로서 이뻐 보이고 싶고 매력적이고 싶고 좋은 사람과 연애하고 싶은 그 욕망은 내부에서 많은 충돌과 고민을 불러일으킬 것 같고 이런 고민을 가진 여성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장은나 작가님의 용기에 호응하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의제를 안전한 관계망 안에서 함께 풀어내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엮어낸 작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안전하고 매력적인 연애를 하시면서도 비건페미니즘을 실천하는 멋진 작가님의 삶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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