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망에 대해 쓰기로 했다(장은나 지음)남미새와 페미는 결국 충돌하는 것인가. 결혼은 가부장제에 복무하는 일인가? 페미니스트는 결혼하면 안되나? 안전한 연애와 평등한 연애를 하고 싶지만 페미스트라는 사실을 밝혔을때 그것을 편견없이 수용하는 남성들은 얼마나 있을까? 이상한 남자를 거르기 위해 처음부터 비건페미임을 밝혀야 하나? 일단 만나보고 중간에 밝혀야 하나? 언제즈음 밝히는게 좋을까?여성을 내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존재로 여기지 않고 여성과 평등하게 깊이있게 대화하려는 남성이 드물다고 나도 느낀다. PC한 남성들은 육체적인 운동보다 사회적인 운동을 해서 덜 섹시해 보이기도 하고, 섹시하면서도 PC한 남성은 드물어서 누군가의 연인이거나 주변 동료들의 전애인이었던 경우가 많을 것 같다. 페미니스트이지만,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고 좋은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지 않고 내 안에서 잘 섞이기 위해서는 결국 그 욕망과 생각과 불안과 수치심에 대해서 편하게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한국사회에서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왜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어떤 이야기라도 수용되지만,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피해자로서의 경험은 이리도 발화되는 것이 어려운 사회일까.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책임감이라면 남성들과 자주 만나면서 이런 의제들을 꺼내서 그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깨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페미니스트로서 이뻐 보이고 싶고 매력적이고 싶고 좋은 사람과 연애하고 싶은 그 욕망은 내부에서 많은 충돌과 고민을 불러일으킬 것 같고 이런 고민을 가진 여성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장은나 작가님의 용기에 호응하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의제를 안전한 관계망 안에서 함께 풀어내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엮어낸 작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안전하고 매력적인 연애를 하시면서도 비건페미니즘을 실천하는 멋진 작가님의 삶을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