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분투기 - 청년 주거권 활동가의 10년 현장 기록
지수 지음 / 교양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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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분투기(지수 지음)

부제는 ‘청년 주거권 활동가의 10년 현장 기록’ 이다. 청년들이 집을 구매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우리세대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나또한 월세나 전세를 평생 전전할 줄 알았는데, 운이 좋게 집을 매매해서 살고 있다. 양산의 공단의 안쪽 지역이라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어서 그런지 집을 매매한지 10년이 되었는데 아파트값은 오르지 않는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내 돈과 합쳐 24평 집을 9600만원에 매입을 했다. 대출도 없고 이자내는 것도 없으니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두사람의 생활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청년들의 주거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를 못했었다.

지은이 지수님은 2016년부터 주거권 활동가로 살아왔고 2021년부터 2025년 초까지 청년주거권 운동 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을 맡았다.

우리는 보통 집을 소유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세입자의 경험을 집을 소유하기까지 지나가는 과정으로만 여긴다. 전세계계약이 만료되어 나가겠다고 하는데도 돈이 없다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이 많다. 임대인들이 갭투기를 하는 과정에서 망하게 되더라도 세입자들의 보증금이나 전세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요원하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고 그것이 자기계발인것처럼 권장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가는 임대인이나 부동산중개인들의 눈치만 볼뿐 세입자가 부당하게 겪는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어렵게 영끌해서 집을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집을 매매했지만 그 지역이 재개발이 확정되었을때, 내가 반대하더라도 70%이상이 재개발에 찬성하게 되면 나는 집값을 돌려받을 방법도 없이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재개발이라면 살던 사람이 다시 살수 있게 만들어야 하겠지만, 땅값 집값만 올려놓고 기존에 살던 사람을 내쫓는 겪이다.

나는 10년 넘게 한 곳에서 살아서 2년마다 전세로 이사를 가야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꼭 집을 마련해야하는 사회가 아니라 집이 없어도 안정적으로 생활을 보장해 주는 ‘주거권’ 개념이다. 국가에서도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은행들 이자수익만 불려주는 대출제도 뿐이다. 서울의 반지하 가구 수는 25만으로 서울 전체 가구의 6퍼센트라고 한다. 열악한 거처를 없애기만 할 뿐, 그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열악한 거처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공공기관이 도심의 주택을 직접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임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014년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출발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청년 세입자들이 수요자 중심의 집을 직접 구상하고 만들기 위해 탄생한 단체이다. 민달팽이 집은 주거권을 중시하는 집이다. 2014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22채의 달팽이집을 운영, 878명의 세입자가 이 곳을 거쳐 갔다. 2025년 현재 13채 257호의 달팽이집을 운영, 총 조합원은 568명이고 이 가운데 310명이 실제로 입주해 있다고 한다.

청년의 주거권이 보장되지 않을때 늘 부모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하게 되고 그러면 부모와 청년의 삶이 분리되기 어렵게 된다.

세입자들의 청년들이 이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다. 주거권이 세입자들이 당당히 요구할수 있는 권리라는 것이 받아들여지려면 많은 세입자들이 이런 정책적 한계와 사각지대의 실태를 공유하고 모여서 이야기하고 떠들어야 조금씩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

세입자의 경험이 있는 친구들과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열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청년의 주거권 문제가 개인의 분노(절망)에만 머물지 말고 집단(모여서 떠들고 함께)의 분노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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