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종활 일기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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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전쟁의 참화를 겪은 사람은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많은 주검을 보고 자랐기에 죽음에 대해서 더 깊숙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오싱의 작가인 저자는 겪어왔던 삶을 이야기하면서 존엄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죽음! 태어났으면 시기의차이가 있을 뿐 죽음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지옥과도 같은 삶을 보내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구차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삶을 이어나가야 할까? 아니면 피하기 어려운 죽음 앞에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기에 조심스럽다. 대체적으로 전자가 정답이라고 말하겠지만 말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그 아픔과 슬픔, 절망 등을 알지 못 하는 법이다. 노인과 병자 등의 아픔을 바라보면서 옆에서 응원한다고 해도 마음이 전달되기란 어렵다. ? 그 아픔을 모르기 때문이겠다.

이차세계대전을 경험한 저자는 평화라는 행복을 만끽한다.

오싱의 탄생배경에는 이차세계대전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전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보고 들은 저자의 경험이 있다. 전쟁에 대한 책임! 그것이 일본인들에게는 필요하다.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지만 말이다.

저자는 죽음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유별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일반인들은 죽음을 멀리 하려고 하지만 저자는 담담하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어 있다고 느꼈다. 조용히 죽고 싶어서 장례식조차 치르고 싶지 않다? 그 생각을 존중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유명한 작가의 죽음을 세상이 조용히 지켜볼까? 아마도 저자는 조용하게 삶을 마감하기 힘들 것 같다. 유명해지면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법이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목숨은 자신만의 것! 옳은 이야기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죽음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사망선고는 일반인이 아닌 의사들의 영역에 위치하고 있다. 아프다고 해서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세상이다.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의 부작용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살아온 세상과 가치관들을 저자는 책에 수록하기 마련이다. 어찌어찌 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각본을 썼다는 저자의 말에는 기쁨이 녹아 있다. 행복함을 느꼈다고 하니 더욱 좋다. 스스로 이류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진정 이류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다는 건 무수히 많은 갈채를 받아도 부족함이 없다.

후반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보다 전반부의 이야기를 더욱 좋아 한다.

열린 생각을 가진 저자의 철학과 삶, 죽음을 바라보는 이야기에는 생각할 거리가 많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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