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가야 한다
정명섭 지음 / 교유서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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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가야한다

 

외침이 많은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그런 역사적 이야기보다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사람의 감정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신분사회! 과거에는 신분이 나뉘어져 있었다. 분명하게 말이다. 요즘도 신분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편이지만, 그 신분으로 인해 출발선에서부터 모든 것이 바뀐다. 현대판으로 이야기하면 금수저가 양반이고, 바닥을 박박 기는 흙수저가 바로 노비인 셈이다.

출생이 다른 두 사내는 거의 모든 것이 다르다. 그러나 그들의 부모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싼다. 그리고 그 사랑을 두 사내도 잘 알고 이해하면서 받아들인다. 그러나 역사의 거대한 흐름은 두 사람을 전장으로 이끌고, 그 전장에서 포로가 된 사내들은 신분의 차이가 사라진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두 사내는 서로에 대한 우정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런 환경이 다시 바뀌게 된다면 어떨까?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으로 생겨난 우정은 사라질 수도 있고 더욱 돈독해질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선택의 영역이고, 확률의 영역인 셈이다. 살아서 가야한다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환경으로부터 시작되고, 그로 인해 발생된 갈등이 극렬하게 피어난다. 그 극렬함은 현대의 무한경쟁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가 있겠다.

제목처럼 살아서 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사내들의 이야기! 그리고 살아 돌아와서 가족과 친지들을 보면서 벌어지는 상황 그리고 돌아오지 못 한 가족들의 아픔 등 소설에서 보여주는 감정적인 부분은 그야말로 극렬하게 대비된다. 태어난 환경으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고, 생사의 문제도 함께 흘러간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또 다른 파국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죽은 자의 이야기는 죽음 그 자체이지만 산 자에게는 희비를 떠나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산 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약간의 어긋남은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되고, 그 건 새로운 갈등이 된다. 그리고 그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억지스런 힘을 쓰기도 하는데, 그건 결국 인간들의 감정의 극단적은 폭발로 이어진다.

살아서 가야한다! 제목이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내용도 제목 그 자체라고 느껴진다.

과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역설적으로 현실이 너무나도 대비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집을 떠나서 사회에 나가 무한경쟁을 하고 난 뒤 살아서 다시 가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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