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히샴 마타르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귀환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 젊은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사회를 경험하고 나면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 알게 되고, 철벽처럼 세워진 기존의 기득권 혹은 지배계층의 대단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압박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면서 지내고는 한다.

사실 잘못되었던 일에 대한 저항한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타협과 협상을 하지 않고 저항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와 책임은 누가 지는가?

리비아의 독재정권 이야기는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약간은 알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내용이겠다. 그렇지만 그 내밀한 사정은 정확히 모른다. 그리고 그 독재정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이 부분은 우리나라의 어둡고 암울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귀환을 선택한 건 리비아라는 나라와 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한국의 옛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겠다. 아니다. 꼭 옛날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겠다. 얼마 전에도 답답하고 암울한 시기가 있었으니까.

아버지의 실종! 자식과 부인들의 귀환! 무엇을 위한 귀환인가?

책의 내용은 한 가족의 삶을 보여주면서 국가 전체를 조망하게 해준다.

나무와 함께 숲을 보여준다고 할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된다. 아무래도 보고 느껴왔던 것들을 생각하기 마련이겠다. 책의 내용은 리비아를 다루고 있지만 참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선다.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내용들이기 때문이겠다. 그리고 독재정권에 저항을 한 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남겨진 가족에 대한 아픔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귀환을 했지만 그건 오히려 깊은 구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느낌! 아픔과 절망으로 향하는 길인 셈이다.

황량하면서 환영받지 못 했던 길!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너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 글로 인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상과도 같은 이미지 들이 안타깝다. 책장을 넘기면서 글이 주는 힘이 참으로 강렬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참혹한 역사의 진실이 주는 무게감은 대단하다.

저자가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내면의 성찰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거인처럼 위대한 작가가 기록한 한 편의 대서사시라고 할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를 새삼 깨닫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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