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꽃선물
어제 처가엘 갔습니다. 일주일전 쯤에 장인어른 1주기제사가 있어서 다녀왔는데 일부러 간 것은 아니구요. 아내의 모교=이령분교에 도자기와 사진 전달하러 갔습니다. 원래는 어제가 장인어른 돌아가신지 꼭 1년째 되는 날이지만 제사는 음력으로 지내는지라 그 전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처가가 함안군 칠북면 이령리인데 처가와 창원 중간에 북면온천으로 유명한 창원시 북면이 있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지내들이 즐겨입는 또는 희망하는 옷 메이커를 "북면=North Face"이라고 부르더군요. 장인어른 제사를 지내러 갈 때만 해도 북면의 논 한쪽에 심은 튤립을 못 본것은 아닙니다. 그 양이 얼마되지 않아서 미루어 짐작컨데 저기서 대충 키워서 환경미화용으로 사용하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본 꽃밭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무려 1만8천평 정도 되는 공간이 온통 튤립이더군요. 무슨 행사를 위한 것도 아닌것 같은데 대단하다 라고 적을려다 의문이 생겨 관리부서인 창원시 농업기술센터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마침 오늘이 개장식이라 담당공무원이 안 계셔서 자세한 답변을 드리지 못한다고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전화받으신 분의 설명으로는 농지를 임차를 해서 꽃을 심었고 북면온천과 연계를 해서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목적으로 심었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담당자분께서 전화를 주시면 알려드릴께요.

어릴 때는 세상에서 튤립이 제일 이쁜 꽃이라 생각했습니다. 모양도 그렇고 색상도 그렇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없지만 만화영화 [플란더즈의 개]를 보면 나오는 조금은 이국적인 꽃. 지금봐도 이쁩니다. 아내는 꽃대가 크고 튼튼한 것이 마음에 든다고 하더군요. 다른 꽃들보다 꽃대가 제법 굵고 튼튼해보입니다.

색깔도 참 다양합니다. 우리 초딩 때 유행하던 서정윤의 시詩 '홀로서기'를 읽으면서 난蘭을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친구 아버지중에 난을 취미로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집 액자에 붓글씨로 '홀로 어우러져 핀 蘭' 이라는 글귀를 보면서 더욱 더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홀로 어우러져 펴도 멋스럽고 고고함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그것이 蘭이라서 가능한 일이고 꽃은 또 다릅니다. 색이 화려한 꽃일수록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 꽃은 이렇게 숫자로 승부를 하듯이 가능하면 많은 수가 모여야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꽃다발도 안기 부담스러울 만큼 많은 꽃을 포장해서 한 번 건네보세요. 그 효과는 감당하기 힘들겁니다. 해 봤냐구요? 감당하기 힘들거 같아서 아직 참고 있는 중입니다.

흰튤립이 참 이쁩니다. 그 모양만 아니라면 백합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주 어릴 때는 노란색을 많이 좋아하다가 철이 들 무렵에는 노란색이 가장 촌스러운 색이라고 생각했다가
지금은 노란색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제 본 튤립중에 가장 낯설어보이는 색이었습니다. 맘에 안 든다가 아니라 낯설다는.
익숙치 않지만 맘에 든다가 올바른 표현일거 같습니다.
꽃은 다 이쁩니다. 이 색도 아주 맘에 듭니다.


붉은 색은 서로 겹쳐져 있는 꽃들을 찍으니 색깔이 뭉쳐집니다.

꽃구경 잘 하셨는지요?
열흘전만해도 무심코 지나친 곳인데 이렇게 이쁘게 조성해 놓을줄을 몰랐습니다.
정말 뜻밖의 꽃선물이었습니다.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분의 말씀을 첨부합니다.
[창원시내는 도로가에 튤립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튤립을 한 군데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쉽다는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북면에 작년 10월 20일 경에 꽃을 심었다고 합니다. 추수가 끝난 농지를 임차해서 5월 20일까지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 기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농지로 활용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튤립은 꽃이 지더라도 어느 정도 기간이 더 있어야 뿌리를 내리고 뿌리를 내려야 다시 걷어서 내년에 심을 수 있다고 하네요. 꽃동산이 내년에도 될지 안 될지는 예산문제라든가 시민들의 호응도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직 그 쪽으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하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꽃사진은 처가갔다가 학교들렀다가 다시 장인어른 모셔져 있는 창녕추모공원갔다가 다시 북면으로 와서 점심 먹고.
북면에서 먹는 점심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촌국수. 저는 비빔국수를 즐기고 아내는 물국수를. 저는 당연히 곱배기입니다. ^^

아내가 시킨 물국수.

내가 시킨 비빔국수.

나의 도톰한 입술만큼이나 맛나보이는(?) 비빔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