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
허춘웅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

 



 



 

 

 

의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병을 고치는 일이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하면 병을 예방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누구보다 병을 잘 아는 사람들이니 그 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교육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수술 잘 하는 명의 못지않게 자기 전공 분야의 질병을 예방하는 것에 힘쏟는 의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방송에 나와 홍보를 하거나 책을 펴내 알리거나 하는 일련의 활동은 의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증. 허춘웅 지음. 뇌혈관 전문 질환 병원인 명지 성모병원을 설립해 모범적으로 경영하면서(명지성모병원은 병상의 70%가 뇌졸증 환자들이다) 이미 5년전에 <<뇌졸중, 내 몸의 반쪽이 얼어붙는다>>라는 책을 출판한 이력이 있다. 이전 책이나 이번 책의 제목이 섬뜩하다. 그만큼 위험한 병이다. 독자가 뇌졸중을 쉽게 이해하고, 예방에 힘쓰기를 바라는 마음을 제목으로 독하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오늘날 한국의 중장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뇌졸중이라고 한다. 본인과 가족이 겪게 되는 고통, 거기에 사회와 국가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등 이 모든 것을 합치면 뇌졸증이 가장 위협적인 질병이 된다.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있다. 과거에는 뇌출혈과 뇌경색 환자의 비율이 7:3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반대 추세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뇌졸중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청장년층은 물론 여성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5분에 한 명 꼴로 뇌졸중이 발병하고 15분에 한 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치료기간이 길고 대체의학등에 많은 비용을 들이기 때문에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단란한 가정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뇌졸중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예방이 답이다.

 

왜 3시간이냐? 3시간 안에 응급처치를 받으면 정상 또는 거의 장애를 느끼지 못 할 정도로 회복이 된다. 혈전용해제 tPA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이 3시간이다. 그리고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전문병원으로 가야한다. 뇌경색은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하는 병이고 뇌출혈은 터진 혈관을 막아야 하는 병으로 치료법이 정반대다. 숙련된 전문의료인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책에는 뇌의 구조와 혈관, 심장, 뇌출혈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인자, 뇌졸중과 관련된 잘못된 상식 등이 세세하면서도 쉽게 설명되어 있다. 결코 간단한 내용이 아니지만 삽화를 곁들여 비교적 쉽게 설명을 해 의학에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무리가 없다. 그렇다고 한 번 읽고 귀에 쏙 들어오는 내용은 아니다. 여러 번 읽고 숙지해서 내가 건강전도사가 되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이 책은 예방법만 있지 않다. 재활 치료 방법이나 뇌졸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 재활 치료의 목적은 일상 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 조속한 회복이 아니다. 회복 속도에 조급해하면 안 된다. 이 때 가족들은 환자가 쉽게 좌절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뇌졸증 환자의 30-50%는 삼킴장애(연하장애)가 있다. 음식을 삼키기 어려우면 영양이 부족하게 되기도 하고,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면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감각에 마비가 올 수도 있는데 통증이나 온도에 대한 자각이 떨어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다. 이 때 이상감각이 있다는 것을 단순히 심리적 원인이라 치부하지 말고 이상 감각이 있다는 것을 주위에서 이해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 사정이 허락한다면 환자를 위해 집안의 문턱을 없앤다던가 출입구나 변기 등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가구등의 재배치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 마지막에 있는 내용으로 마무리 한다.

 

이 책은 뇌졸중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뇌졸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일반인을 위해 썼습니다. 뇌졸중 전반에 대한 객관적 사실들을 이해하기 쉽게 쓰도록 노력했지만 의학 용어를 풀어 쓰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명지성모병원 뇌졸중연구소로 문의해 주십시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뇌혈관 질환 전문 종합병원, 명지성모병원

뇌졸중 연구소

02) 8297-823

www.care-brain.com

 

 

 

 

 

뇌졸중 환자들의 말을 우리는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건강할 때는 건강을 챙기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숟가락을 드는 것부터 대소변 보는 것까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지면 새삼 이 말이 진리로 다가온다."

"건강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축복임을 잊지 말고 늘 자기 건강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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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노무현이라는 사람]

7월 10일 금요일 밤 10시 55분

에 방송합니다. 꼭 시청하세요.

7월 10일이면 노무현 대통령의 49제가 있는 날입니다.

 

 

 



 

 

언론에 조금씩 비쳐지던 봉하마을 사저가 처음으로 공개된다고 합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주인없는 서재의 모습입니다.

 

 

심적으로 괴로울 때

"책을 읽을 수도 없다"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글 쓰고 책읽고 토론하기를

즐겨하시던 분이셨기에

그런 표현이 이해가 갑니다.

 

 

 



 

 

우리 곁을 떠난지 이제 50여일이 다 되어 갑니다.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사람 노무현을 만나다.

 

우리는 이미 많은 자료를 통해

사람 노무현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또 어떤 모습이실지...

 

 

 



 

 

자전거 타는 모습이 참 자연스럽습니다.

절대 이벤트가 아니죠.

생활속의 자전거죠.

 

 

 



 

 

올해도 봉하마을에 오리들은 날았다고 합니다.

아마 매년 풍년이 들 겁니다.

 

 

 



 

 

이제 이런 모습을 뵐 수 없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옵니다.

 

 

 



 

 

성실한 사람....

 

 

 



 

 

친구 같은 사람....

그냥 보기만 해보 기분 좋아지는 사람

 

 

 

 



 

 

 

 

 

 



 

 

작별 인사하는 것 같아 맘이 아픕니다.

 

 

 



 

 

 

7월 10일 금요일 밤 10시 55분

MBC 다큐 스페셜

 

내일 밤 10시 55분입니다.

금요일 약속 잡지 마시고

온 가족이 TV앞에서

그 분을 추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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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고백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 -> http://blog.naver.com/bloodlee/40068097785

노무현 - 당신은 내 맘속의 영원한 대통령입니다. -> http://blog.naver.com/bloodlee/40067622115

봉하마을을 가다 -> http://blog.naver.com/bloodlee/40051092770

冊 바보 대통령, 노무현 할아버지의 삶과 꿈 -> http://blog.naver.com/bloodlee/4007263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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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대통령, 노무현 할아버지의 삶과 꿈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18
이채윤 지음, 오주연 그림 / 스코프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아이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이야기 하고 싶다면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나는 나의 독서 계획까지 변경해 가면서 노무현 대통령 관련 서적을 읽는 것으로 그 분께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7년전에 읽었던 [여보 나 좀 도와줘], [노무현 리더십 이야기], [그 사람에게서는 향기가 난다], [후불제 민주주의] 등. 여러 책과 자료를 접하면서 내가 느끼는 점은 그 분은 알면 알수록 향기가 나는 분입니다. 오늘도 www.knowhow.or.kr 에는 인간미 넘치는 그 분의 동영상이 11편이나 올라왔습니다.

http://www.knowhow.or.kr/rmh_rohbest/view.php?start=0&pri_no=999719710&mode=&search_target=&search_word=

 

이렇게 알면 알수록 향기가 나는 분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다면...

혹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중에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겨 그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다면

우리 역사에 그런 분이 계셨다는, 그래서 내가 그 사실을 전하고 우리 아이들이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그 날이 온다면 너무 행복할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읽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책도 많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출판사의 상술이든 아니면 출판사의 시대적 의무이든간에

우리 아이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보다 잘 이해하고 알게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분 좋습니다.

 

여러권의 책 중에 제가 오늘 읽은 책은 [바보 대통령, 노무현 할아버지의 삶과 꿈] 입니다.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서 쉽게 넘어 갑니다.

책 내용의 상당부분이 고백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그 책을 읽은 저로서는 책장을 아주 쉽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후반부는 대통령이 되는 과정과 대통령이 되어서, 그리고 퇴임후의 모습을 삽화와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삽화와 사진이 곁들여져 있고 활자도 커서 초등학생이 읽기에 적당합니다.

어려운 단어들은 따로 표시를 하고 각 페이지 아래에 다시 설명을 붙였습니다.

글 내용 중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각 단락이 끝나면 한 두 페이지 정도를 할애해서 부연설명도 했습니다.

 

 

 

 



  

책 표지 사진입니다. 퇴임후 강원도 휴가 떠났다가 풀밭에서 썰매 타시는 모습입니다.

사진을 연사로 찍어 동영상처럼 만든 영상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대통령께서 못다 이루신 꿈은 이제 살아 남은 자들의 몫입니다.

 

 

 



  

몇 장의 사진도 담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천자문을 곧잘 외워 천재소리 듣고 자랐다는..

 

 



  

이승만 대통령 관련 글짓기에 백지를 내는 ...

 

 



 

 

판문점을 권양숙 여사와 함께 걸어 넘어가는 모습의 삽화네요.

 

 

 



 

 

서거후 그렇게 감동을 줬던 손녀와의 자전거 타시는 모습입니다.

뒷표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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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굵은 책을 구입하다 - 사마천 사기열전 김원중 옮김

 

 



 

 

 

오랜만에 구입한 굵은 책.

사기열전 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 민음사

900페이지 정도 된다.

 

 

한동안 아내의 책 구입 금지령에 쉬쉬하다가  - 물론 그렇다고 책 구입을 안 한 건 아니고.

큰 맘 먹고 질렀다.

7월 한 달은 절대 책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일주일을 못 버텼다.

근데 이것도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 지갑에서 돈이 나가거나 카드로 결제가 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할 구실을 만들어 놓았다.

 

 

 



 



 

 

 

지난 달에 교보문고 바로드림 서비스로 [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와 [과학의 역사]를 구입했는데

[과학의 역사]가 품절이 되는 바람에 그 책 구입대금 15,000원이 적립금으로 변신.

그리고 품절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교보에서 2,000원짜리 쿠폰을 선물로 줬다.

어떤 책을 살까 고민하다가 오래 전부터 맘에 두고 있던 책을 질렀다.

사마천의 사기를 가장 잘 번역한 책이라는 민음사에서 펴낸 김원중 옮김의 [사기열전].

총 2권인데 일단 1권을 질렀다.

25,000원인데 마침 교보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할인을 해서 17,500원.

적립금 15,000원에 2,000원쿠폰까지 해서 17,000원을 만들고

핸드폰으로 500원 결제했다.

원래 적립금 200원정도 있어서 그것도 이용하려 했는데

핸드폰 결제가 최소 500원이라 고이 모셔놨다.

 

토요일 볼 일을 다보고 집에 가기 전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교보 가자고.

집에 가서 아내를 태우고 다시 교보로.

아내는 부탁받은 일이 있어 패브릭 물감을 사기 위해 문구 쪽으로 가고

나는 책을 보고.

그 곳에서 적당히 대충 설렁설렁 읽은 책이 [서른살 직장인 책일기를 배우다]다.

교보문고 마칠 때쯤 아내에게 가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7월부터 책 사면 안 되지? 돈 주고 책사면 안 되지? 공짜로 얻는 책은 괜찮고.."

"뭐 또 책 샀나?"

"돈 들인 건 아니고 궁시렁 이러쿵 저러쿵..."

"그래?"

 

뭔가 조금 싱겁게 끝났다. 별 탈이 없다. 들인 돈이 500원밖에 안 되어서 그런가?

아무튼 [사기열전]은 무사히 뒤탈없이 받아왔다.

2권은 한 놈 붙잡아 사 달라고 졸라야겠다.

아마 박돼지가 유력하지 싶다.

 

교보문고를 자주 놀러가는 나에게 바로드림 서비스는 아주 훌륭한 제도다.

 

아내가 패브릭 물감 사는데 제브라 airfit 샤프 한자루 추가했다.

여러 자루 있는데 왜 또 사냐고 하길래

지갑에서 만원 꺼내서 물감 사라고 보탰다.

더 이상의 추궁은 없었다.

혼자 와서 사면 2,600원이면 되는데...허허.

 

 

 

여기서 말하는

교보문고는

교보문고

창원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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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디자인,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
홍동원 지음 / 동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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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혹 한다고 낚시질 아니다. 월척이다 -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어릴 때(중고딩 때)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머리 좋은 사람이 만화의 한 장면처럼 머리 위에서 번개불이 번쩍 하면 좋은 카피가 한 줄 씩 술술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EBS 직업의 세계 - 카피라이터 편]에서 나의 예상은 완전히 깨졌다. 주님(광고주)이 요구하는 주제가 정해지면 그것과 관련된 세상의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먹는 것이면 먹어보고 마셔보고 타는 것이면 핸들을 잡아보고, 또 입어보고 만져보고 그렇게 별의 별 짓을 다 해야 카피 한 줄이 힘겹게 머리 위로 올라 올까 말까 란다. 디자이너의 세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홍동원 지음. 동녘출판사. 제목 참 거시기하다. 얼마전에 재미있게 읽은 책 제목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였다. 근데 이번에는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다. 책 내용이 함량 미달이면 낚시질 이라고, 제목으로라도 눈길 한 번 받아보려는 몸부림이라 여겼겠지만 재미도 있고 내용도 충실한 책이다. 함량 초과다. 이 책은 우리 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디자이너 홍동원이 [월간 디자인]에 연재한 글을 묶은 책이다. 디자인 중에서도 편집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고 디자인 회사 대표다.

 

홍동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여 이리 저리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글 - 그가 디자인 한 책 중에 [단원풍속도첩]이 있단다. 허!허! 왜 책에서는 이 이야기를 안 했을까? 이거 이야기 했으면 그냥 이야기 끝나는 건데...내가 가진 수많은 책들 중에 아니 내가 지금까지 본(not reading but seeing) 수많은 책들 중에 가장 이쁜 책을 꼽으라 하면 두말않고 선택하는 책이다. 단원의 그림을 어떤 모양의 책에 담아야 할 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히 드러나는 책이다. 자료를 찾으면서 발견한 또 하나 재미있는 포스팅은 검찰 로고 디자인 할 때 담당했던 검사의 블로그다. http://blog.naver.com/tskeum/40071541335

 

 



 

 

<<단원 풍속도첩>>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저자의 글솜씨도 한 몫 하지만 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세계 즉 일반인들이 깊이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세계가 잘 설명이 되어 있고, 길이 남을 만한 디자인에 대한 뒷 이야기가 듬뿍 담겨 있어서다. 우리가 최근에 지겹게 보는 검찰로고 디자인 이야기 - 찰리 채플린의 수염을 보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  "Be the Reds" 붉은 악마 로고와 자동차 뒷 유리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내탓이오" 디자인이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이야기,  "INY" 을 디자인 한 계기와 9.11테러 후의 "INY" 의 디자인 변화, 12시에 만나요 브라보콘의 말 그대로 뒷 이야기, 프라이탁 가방의 탄생비화, 워드 프로세서 한글 이야기, KS마크(㉿) 이야기, 자동차 번호판을 직접 담당하게 된 이야기, 한겨레 신문의 조금 다른 글자체 등등 알고 있으면 써 먹을 때도 많은 알토란 같은 이야기들이 많다.

 

처음에 카피라이터와 자료수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디자이너와 연관시켰는데 저자 홍동원도 "자료 수집은 내 장사 밑천"이라고 이야기 한다. 클라이언트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 외국으로 자료 수집을 나간다. 세계 디자인 블랜드 소비국 10위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디자인 트랜드를 분석한 자료는 이 땅에 찾을 길이 없다. 그래서 외국으로 나간다. 돈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엔테베 작전'을 방불케 하는 신속, 정확한 판단을 요하는 특급 작전이다. 자료 수집을 하다 보면 돈을 아끼느라 한댓잠을 자기도 하고 비행기 수하물 양을 초과할 까봐 구입하는 족족 긴급 소포로 날려야 한다. 자료의 옥석을 가릴 눈이 없으면 애초에 불가능한 작업이다. 이런 노력이 수십년 쌓여야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듣도 보도 못한 기발한 비둘기 똥구멍이 그려진다.

 

재미와 즐거움만 있는 책은 아니다. 디자인에 대한, 한국적인 디자인에 대한, 그리고 디자인 세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처음 독일 유학 갔을 때 외국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는 학생에게 독일의 디자인 교수는 독일에 왜 왔냐고, 편집 디자인을 할 거면 어차피 돌아가서 한글을 디자인 해야 할 것인데 라고 던진다. 저자가 그토록 '개무시'하던 한국적인 것, 한국에는 디자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디자인이라는 말만 없었던 것이지 한국적인 디자인의 철학, 원리, 소재가 다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그 때야 깨닫게 된다. 딸 아이 파워포인트 숙제를 도와 주다가 한글이 이쁘게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발전이 없는 한글 문서 편집기 [아래아한글]의 현실을 새삼 느끼고 돈이 없는 곳에 디자인이 없다는 뼈 아픈 세태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즐거운 책이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즐겁고, 저자의 건강한 사고를 읽고 공유할 수 있어 즐거운 책이다. 특정 분야에서 수십년 뼈가 굵은 이의 연속적인 글은 그 동네 사정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제목에 혹 해서 집어 든 책이지만 절대 낚시질 아니다. 월척을 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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