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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함께 살아보기로 했다 - 트라우마와 삶 사이, 멈추지 않고 걸어온 기록
이안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도서명 :
이제는 함꼐
살아보기로 했다
📍저자 :
이안나
📍출판사 :
미다스북스
📍장르 :
에세이
이 책은 어린 시절의 폭력과 가스라이팅, 그리고 지독한
고립의 시간을 지나온 한 인간의 처절한 고백입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 함몰되지 않습니다.
대개의 치유서들이 상처의 극복을 외치며 억지스러운 밝음을 강요할 때, 이 책은 단호하게 공존을 말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숨기지 않는다. 폭력이 있었고, 가스라이팅이 있었고, 아무도 없는 고립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미화하거나 극적으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었던 일을 있었던 대로 쓰는 이야기의 힘이.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꾸미지 않은 문장일수록 진심이 더 잘 보인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상처는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겨내고, 털어내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
그게 회복이라고 믿었습니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완전히 없어지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와 나란히 걸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그 말이 어떤 위로보다 더 현실적이었고, 그래서 더
따뜻했습니다.
버티는 삶에서 나란히 걷는 삶으로의 전환은 마흔이라는 인생의 고갯마루에서만 얻을 수 있는 혜안일
것입니다.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결이 된다는 것. 그 아픈 결들을 켜켜이 쌓아
오늘을 선택해 온 시간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해묵은 상처를 가만히 어루만지게 합니다.
담백한 문체 속에 숨겨진 뜨거운 생의 의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상처로 숨죽여 우는 이들에게
당신도 오늘을 살 수 있다는 가장 확실한 용기를 건넵니다.
이 책은 위로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가벼운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괜찮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상처가 있어도 웃을 수 있고, 눈물이 남아 있어도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그것이야말로 현실적인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삶은 상처가 사라지는 과정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걸어가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이 조용하고 단단한 고백이 오래 마음에 남는 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