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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무엇인가
안경환 지음 / 홍익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남자란 무엇인가, 무엇에서 우리를 찾을 수 있을까
모 작가는 책을 단기간에 제조하는 저자로 유명합니다.
트랜드에 맞춰 유통기한 6개월짜리 책을 찍어낸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가끔 접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 좋은 내용도 많고, 형광펜 쫙쫙 줄쳐가며 읽을 만한 대목도 많습니다.
그런데 왜 혹평하는 사람들은 뭐가 마음에 안드는거지?
처음 저자의 책을 읽고, 또 강연을 한번 듣게 되면서 의아했던 부분입니다.
그러다 한권 두권 세권, 읽어가면서 느끼는 아쉬움은 바로 "인용"이었습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논문을 쓸 때와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을 먼저 밟았던 이들의 발자취를 고민하고 이정표와 같은 가르침을 습득하며 써내려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책 뒷면에 인용된 책 리스트도 첨가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생각과 주장이 명확히 하나의 뿌리와 줄기로 서있어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인용이 아니라 짜집기가 되면 곤란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모저자의 책이 인용과 참고가 많다는 부분을 독자들이 지적한 부분이 앞서 이야기한 혹평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의 자격, 이 책도 동일한 지적에는 한없이 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소 과장된 남자로서의 위치는 여성들이 보기에 다소 불쾌할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 보다도 참고가 너무 많이 붙어 마치 헝겊조각 이어붙이기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의 좋은 의견이나 번뜩이는 생각들의 긍정적인 면을 감소시키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남자의 권위는 점점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습니다.
과거 가부장 시대의 유치했던 권위의식도 문제겠지만, 지금의 평가절하는 사회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요인의 하나가 아닐런지요.
과거의 위상과 현재의 그것의 괴리에서 이래저래 치이는 남자, 또는 가장들의 위기는 옆나라에서도 이미 사회문제화 된 부분도 있었고, 우리시대에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여성의 지위가 편견과 사회구조상 불리할 수 박에 없었던 상황에서 눈에 띌 만큼 성장하는 사실은 남성의 지위하락의 대칭점에 있는 제로섬 게임이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관점은 남녀 성대결로 남자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야말로 남자답지 못한 행동일 것입니다.
사회적인 변화와 기형적인 구조가 주원인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남을 의식하는 문화, 전통적이지도 않는 으례 남자는 이래햐되하는 편견, 의무병제라는 왜곡이 심한 군대문화의 사회적 잔류.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현재 남자의 위기와 남자가 나가야할 방향성의 단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 좋아지고 합리적이 되는 만큼 남녀의 구분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행복해져야 하는데, 그 안에서 남자로서 어떻게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가는 개인 한사람 한사람의 노력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시스템 변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게 합니다.
우리가 고쳐나가야할 세상이고, 이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거대한 그 무엇인가에 대해 남자로서 돌팔매질을 계속해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