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의 배신 - 대중의 욕망인가, 기업의 마케팅인가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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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배신 : 뱁새 가랑이 터지지 않게 트렌드 나만의 방식으로 걷는 법
 
 
 
해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4분기에 들어서면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하는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직장인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마치 새해 첫날 한 해 토정비결을 보듯 트렌드 도서를 통해 내년에 벌어질 일들과 사람들의 행위를 예측하고 준비하기 시작한다.
회사에서도 간부사원들의 필독도서로 한두 권 선정하여 독후감을 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으레 새해를 맞이하는 필수코스가 됐다.
그런데 매번 느끼는 어리둥절함이 있다.
모든 책들은 자신들이 전년에 예측한 내용들이 이렇게 실현되었다고 설명하는데, 분명 A범위까지 영향이 미친다고 읽었는데 막상 풀어놓는 현상은 B, C의 사례를 가져와서 이것이 예언이 실현된 것이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독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유행의 결과값 치고는 범위가 넓어져 정교한 예측과는 한발자국 동떨어지는 느낌을 받는 셈이다.
 
트렌드를 쫓는 작업은 마케터에게는 필수 과정이다. 그러니 때가 되면 서점을 기웃거리게 되고 소비자의 태도와 동향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면 눈에 힘을 주고 행간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 일년에 한 번은 벤치마킹을 빙자한 회사돈으로 가는 공짜 해외여행을 고대하기도 한다.
그런 만큼 아전인수격의 결과물로 포장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결과해석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솔직함을 기대하게 된다.
 
트렌드는 선(善)이요, 마케터의 신(神)이다.
 
저자는 머리를 지배한 관념을 냅다 엉덩이를 차버린다.
소비자에게도 발길질을 한다.
우리가 믿어왔던 새로운 시대의 종교 같은 자본주의의 허상을 똑바로 보라고 주문한다.
 
상류계층이 특권을 함축하는 의미의 새로운 무엇인가를 들고 나왔을 때, 하류계층은 같은 상품으로 자신을 치장하여 계급 상승을 염원한다. 하지만 상류계층은 이에 펄쩍 놀라 남들과 유사해지는 형국을 피해 새로운 유행에 눈길을 기울이게 된다.
 
트렌드 책에 등장했던 신조어나 경향이 뉴스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고 주변에 몇몇사람이 동참하면 마치 대세라도 되는 양, 유행에 뒤쳐지면 큰 일 날 것 같이 마음 급해지는 게 사람 심리다.
하지만 과거에 유행을 따라가던 본인의 모습을 떠올려본다면 성공이란 목걸이를 자신있게 내밀만 했던 이슈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마케팅 도구로 꺼내든 트렌드는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편리한 만능도구가 된다.
정보의 호수 속에서 입맛에 맞는 마케팅 도구를 소구하기도 쉽고, 잘만 가공해내면 고객들에게 전파할 다양한 채널을 보유했으니 전파력도 확보된다. 더욱이 아이디어만 잘 뽑아내면 대다수 사람들이 동참하는 거대한 소통의 파도를 타고 전혀 관심 없던 소비자의 눈길까지 끌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은 기업에게는 유리한 구도지만, 소비자에게는 절대 불리하다.
소비자가 생각없이 기업의 메시지를 받아들인다면 최면에 걸리는 상황과 대동소이해지는 셈이다. 자신만의 주관과 철학을 가지고 변화하는 사회의 움직임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수익을 담보로 적정선에서 고려해야 할 값비싼 부동산에 너도 나도 뛰어들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갔던 광풍은 불과 1-2년 전 우리 이야기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지금 집을 사라고 부추기는 정부, 금융, 부동산 모두 한 편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투자할 곳 없던 자본이 유입되고, 신문기사가 쏟아내는 유혹의 문구들은 “영끌족”을 탄생시키며 온 국가가 아파트 시세를 꿰야 하는 재테크 지식으로 간주되었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본질을 묻는다. “영끌족”이 추구했던 본질은 자본의 투자적 성격에 포커싱을 두었지만 결과적으로 미래를 담보로 현실의 심리적 만족을 채웠을 뿐,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멋진 유산을 남길 수 없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따라가야지, 뱁새 다리가 찢어졌다.
 
레트로와 뉴트로에 대한 색다른 해석도 눈길을 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지금은 트렌드의 외곽으로 물러났지만 2-3년 전만해도 차상위급의 도구로 요긴하게 써먹던 기법이다.
추억은-과거는 현재 시점에서 아름답게 채색된다.
불편했고 어려웠던 기억들은 회색의 음영지역으로 살짝 치우고, 눈 부셨던 순간들만 편집되어 보인다.
힘든 현재의 상태를 극복하는 하나의 힘이 된다.
소원해진 커버린 아이와의 섭섭한 관계는 과거 꼬맹이 시절의 사진을 통해 감정이 회복되고 아끼는 마음을 유지시켜주는 긍정의 측면은 꽤나 효과 큰 보정제이다.
새로운 히트 상품 아이디어 잡기 어려울 때 과거의 단종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잠깐 동안의 히트로 한정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새로운 상품 런칭을 촉발한다.
하지만 여기에 탐닉 된다면 미래를 발전시킬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거로 복귀, 또는 과거의 재생산을 뜻한 레트로와 뉴트로가 어쩌면 미래를 대표할만한 새로움을 찾지 못하기에 대안으로 잠깐 등장한 트렌드일 수도 있다.
여기에 모든 자원을 올인하여 미래를 준비해서는 곤란하다.
 
멀티 페르소나라는 트렌드는 받아들이기 꽤 어려웠던 키워드 중 하나다.
사전의미나 사회에 나타나는 경향은 유튜버들의 변화무쌍한 등장과 퇴장을 지켜보며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일반인들조차 평상시의 모습과 새로운 부캐의 역할을 어떻게 분리해 나가는지 관찰하기 쉽지 않았다. 누군가를 24시간 곁에 붙어있으며 감시할 수도 없고 말이다.
물론 회사 생활하는 직장인이 개인활동으로 책을 쓰기도 하고, 멋진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며 또다른 영역에 자신의 위치를 점하는 행위에 대한 이해는 가능하지만 연관되지 않는 지킬 과 하이드 마냥 확연히 구분되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소하고 쉽게 와닿지 않았던 부분이다.
책에서 저자가 설명해주는 멀티 페르소나의 문제점을 나열한 부분을 읽어가며 조금은 명확한 이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트렌디한 단어들과 경향에 대해 과연 꼭 그런가? 다시 생각해볼 포인트는 없을까 꼼꼼히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된 책이다.
맹목적인 유행을 쫓는 행위는 자기기만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수많은 저자들이 사회와 사람들이 발전하는 방향을 제시할 때, 누군가는 비판의 눈길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회사의 일원으로 비용이 수반되는 작업을 하는 이에게 꼭 필요하며 한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색다른 시각으로 사람들의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었다.
 
아쉬운 점은 트렌드에 대한 반대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다소 피상적인 논거를 옮기는 상황에 종종 드러난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누군가의 명언이나 인용문을 따오는 방식은 설득력을 갖추기에는 좋은 방식이겠지만 오래된 잠언을 2023년의 트렌드 상황에 대한 반론의 이유로 삼기에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중간에 몇 군데 걸린다.
책 전반에 걸쳐 수많은 인용문장들이 저자의 방향성과 의견을 구체성 있게 함축하여 독자에게 제시하지만 다소 과한 느낌이 든다.
 
회사의 업무나 개인의 일상을 확대되고 재생산되는 순환의 길로 들어서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기존의 대상을 뒤집어 보고 역으로 생각해보는 접근이다.
저자가 제시한 내용들을 나의 방식으로 새롭게 보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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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제3제국사 (총4권) - 히틀러의 탄생부터 나치 독일의 패망까지
윌리엄 L. 샤이러 / 책과함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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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역사서는 번역되어 출판된 것만으로도 일단 구매해주는게 앞으로의 신작들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히틀러가 어떻게 권력을 잡았고 오판으로 파멸의 길에 이르는지 그 어떤 도서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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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제3제국사 1 - 히틀러의 탄생부터 나치 독일의 패망까지 제3제국사 1
윌리엄 L. 샤이러 / 책과함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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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역사서는 번역되어 출판된 것만으로도 일단 구매해주는게 앞으로의 신작들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히틀러가 어떻게 권력을 잡았고 오판으로 파멸의 길에 이르는지 그 어떤 도서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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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잡 메이커 - 불안한 시대의 파도를 넘는 나만의 맞춤 Job 찾기 노하우
이현정 지음 / 라온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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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잡 메이커 : 각자도생 시대 나만이 할 수 있는 직업선택 하기
 
 
 
 
직업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일자리에 맞게 나를 재단하고 훈련하여 레고 블록 맞추는 경영자의 입맛에 맞게 적용해 나가는 과정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주어진 과제와 새롭게 도전할 미래 과제를 수행해 나가고 저녁에는 집에 돌아가 개인 시간을 즐기고 싶더라도 고참들의 술 한잔 회식 자리가 선언되면 모든 일정을 지워버리고 1차 2차 노래방 스케줄까지 정리하여 예약 및 배웅까지 막내가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지금은 세상이 변하고 코로나로 인해 회식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 꼰대문화가 메인인 구시대에서 살고 있는 회사에서는 살아있는 화석처럼 진행되는 돈벌이 생존방식이다.
코미디 프로에 등장하는 MZ오피스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2023년도를 지배하는 회사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는 당신이 겪어야 할 참기 어렵지만 참아야 하는 조직일 수도 있다.
 


역동하는 현재와 미래에도 같은 자질을 요구하는 수익성 좋은 기업에는 인재가 모이겠지만, 좇소라고 비아냥 받는 작은 규모의 기업체에서 일 하느니 나만의 사업을 하겠다는 호연지기를 뽐내는 젊은 도전자들도 주변에 계속 등장할 것이다.
 
면접위원이 지원자들에게 꼭 묻는 2가지 사항이 있다.
회사일을 해 본 경험과 사회봉사 활동이다.
사실 후자는 형식적인 질문에 불과하다. 멀리 아프리카 오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6개월 동안 해냈다면 끈질김과 인류 박애에 존경심을 품을 지 몰라도 가산점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의지이나 강점으로 대변되는 개인 능력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은 다른 신입사원 선발의 필수 조건이다.
크고 작은 회사 규모를 떠나 조직 내에서 구성원으로 경험하고 속해있던 직장의 메커니즘을 조금 더 유연하고 빠른 속도로 몰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가시킨다.
물론 편의점 알바 정도의 경력을 자랑스럽게 써 놓고 면접장에서 떠벌릴 필요는 없다. 언제나 사람이 모자란 동네 구멍가게에서 MD나 세일즈 경력을 취득했다고 주장한다면 직장생활에서는 거의 쓸모없는 경험을 푼돈벌이로 맛만 봤다고 생각하니까.
 
저자는 기존에 없던 완전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기존에 있던 잡과 개인의 특성을 짜맞춰주는 쪽이 더 강하다.
하지만 여기에 다른 요소라면 충분히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방향을 고려하여 기존에 관성으로 움직이던 직업 선택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강점과 관심사항을 극대화시키는 유도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방식의 근원에는 본인 스스로 수행했던 다양한 직업의 변화를 경험하였기에 가능하다.
학원강사와 공부방에서 시작하여 부동산과 게스트하우스의 성공.
하지만 공간을 복합적으로 구성하여 망해가며 고독한 침묵의 상황으로 잠식하는 침체 지역의 활성화를 IT 기반의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려던 자신감 넘치는 프로젝트는 대실패를 하게 된다.
책에 소개된 아이템들은 당시의 상황을 고려할 때 꽤나 획기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시야를 확대해보자면 이미 다른 스타트 업은 물론 대기업의 신규사업팀들도 커다란 범주 내에서는 신사업으로 고민하던 일들이다.
 
경쟁자가 더 빨리 시장에 진입하여 아쉬운 실패의 경험을 하게 된 것이라기 보다는 저자 스스로 이야기하듯 버틸 수 있는 힘이 약했다는 사실과 우리가 혁신이라고 부르는 기가 막힌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사실 해당 시점에 수많은 사람들이 대동소이한 고민과 해결책, 그리고 미래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마인드 셋하고 경쟁력을 키울 것인지에 대한 소개는 작가가 걸어왔던 짜릿한 성공의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하나씩 실행해보면 좋울만한 체계화된 학습이 된다.
 
상담사례에서 인상적이었던 40대 여성이 청소년 심리상담가로 변해가는 부분이야 말로 저자가 주장하는 나만의 직업을 찾는 명확한 방법을 알려주는 사례이다.
 
사실 직업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일반인들이 현재 본인이 서있는 지점에서 근처에 보이는 일자리만 생각하며 살고 있기에 제한되어 있는 가림막 같은 셈이다.
세상에 우리가 알지 못하고 또는 어설프게 알고 있는 직업군은 꽤 많고, 도전하기에 적합한 과정과 학습 프로그램도 많다. 막연한 머리 속 공상만으로 내게 맞는 직업을 찾으려는 행위는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상황과 동일하다.
 
책 한 권을 통해서라도 내가 가야 할 방향성과 조언을 획득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경제 위기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나만의 길을 뚜벅거리며 걸을 수 있는 자신감으로 변화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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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잡 메이커 - 불안한 시대의 파도를 넘는 나만의 맞춤 Job 찾기 노하우
이현정 지음 / 라온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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