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도심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빈부격차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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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고의 발명품 도시의 성장과 몰락의 숨막히는 현상 그리고 대안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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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도심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빈부격차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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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인류 최고의 발명품 도시의 성장과 몰락의 숨막히는 현상 그리고 대안을 찾아서
 
 
 
 
선거의 중요성은 국가의 발전방향을 좌지우지할 정치인들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능력과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도덕성과 인품을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는 한정된 자원과 보유한 부가가치를 활용하여 지속 발전을 위한 투자와 현실의 비용을 충당하는 균형 잡힌 운영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발전에 보조를 맞추는 사회 정의의 구현과 평등과 자유라는 인간 본연의 권리도 보호되고 확대될 수 있는 배려와 관리가 병행되야 한다.
 
돈을 축재하고 비리를 저지를만한 시스템은 이미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퇴출되었다고 믿기에 과거 독재자들이 벌였던 돈잔치를 국민들이 알게 되기는 어렵다. 다만 불법은 성실하며 일반인들은 가늠하지도 못할 고도의 기술과 술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의 의사결정을 약간만 흔들어도 그로 인해 파급되는 부수효과는 누군가에게는 일확천금 기회가 된다. 사회와 이를 따르는 기업들의 방향성을 정책이나 법률로 조정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거나 법의 판단을 조율하여 일부에게 유리한 판결로 이익을 확보하려는 경향도 은밀한 조율자에 의해 실행된다.
 
땅에 대한 집착과 한정된 자원의 가치는 앞서 이야기한 국가의 정책방향에 의해 편차가 심화될 수 있고 불공평한 불로소득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있어 국익의 훼손과 국민의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 객관적이고 공평한 시스템이 있을 때 의미 있다 말할 수 있다.
 
꽤나 충격을 준 폐업 소식을 기사로 접했었다.
가로수길에서 장사가 잘되는 맛집으로 소문난 피자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장사가 잘 되는데 문을 왜 닫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온라인 상에서 꼭 가봐야 할 피자집으로 소개되면서 고객은 늘어났고, 주문이 늘어나며 일손이 부족하여 사람을 추가로 고용하게 된다.
그러나,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할만한 영업이익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주문 대기가 늘어나며 새롭게 뽑은 직원의 인건비는 영업이익을 깎아 먹게 된다.
고객을 처리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으니 이익을 무한대로 올릴 방법은 전무했다.
이 상황에서 직원 한 명을 줄인다면 남은 직원도 일의 과중으로 탈출을 모색한다.
빈곤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점이다.
 


도시는 시대에 따라 늙어가면서 새롭게 젊음을 얻고 기지개를 펴고 다시 중년과 노년의 단계를 밟아가는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한때 공장으로 부유했던 지역은 높아진 지대로 인해 외곽으로 나가게 되고 일자리를 잃어버린 도시 빈민층이 점령한다. 하지만 호주머니 두둑한 월급을 가진 이들이 치안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시 중심부의 접근성을 이유로 이주를 시작하면 부동산 시세가 들먹거린다. 그리고 발 빠른 젊은 똑똑이들의 투자가 시작되고 빈민층은 우 상향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채 삶의 터전을 도시 외곽으로 떠밀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빈민을 청소하고 새로운 부의 중심에서 도시를 젊은 피로 수혈한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 수준은 오랫동안 도마 위에 올랐었고, 막강한 힘을 가진 기업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법이 실효성 가진 엄중한 원리로 사회에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과도한 근무시간이나, 열악한 작업환경, 그리고 노동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창구의 활성화로 노동조건은 개선되었지만 근원이 주거 개선은 한계점을 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긴 시간이 흘러 대한민국의 인구소멸을 촉발시킨 이 문제만큼은 사회전반의 상향 표준화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걷잡을 수 없는 계층 갈등의 결과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의 사례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이 주거의 문제로 불거지지는 않았지만, 상업용 건물에서는 일정부분 말썽을 일으켰고, 소위 핫 플레이스로 불리던 지역들이 높은 임대료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자업자득의 결과로 마무리되고 있다.
 
도시는 태생이 불평등한 존재였을까?
책을 읽어가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불리게 된 역사의 발자취가 정의롭거나 자연의 선택 결과라고 믿을 수 없게 되는 만큼, 도시가 가진 파괴와 아이러니의 속성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라는 우울한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지 여행이나 자연경관 멋진 여행도 즐겁지만 맛나는 식도락과 쇼핑의 기회가 가득 찬 도시로의 여행이 개인의 선호인 만큼, 도시 안에서 어떻게 든 기생하며 마음껏 누리고 싶다는 욕망도 끓어오르게 된다.
 
지금까지 젊은 부유층이 복귀하며 새로운 도시의 갈등이 빚어진 측면도 있지만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에는 지금도 심각한 수도권 도시 집중화가 극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적극 경청해야 한다. 지방소멸 시대에 번듯한 의료시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는가?
한때 인기를 끌던 귀농이나 전원주택이 자살골로 변한 이유가 노령에 따른 긴급한 의료시설의 대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인천국 일본도 이미 십여년 전부터 겪었던 도시로의 귀환 문제이고, 앞으로 전개될 신구세대의 도시 점령 전쟁이 시작될지 모르겠다.
도서 불평등의 심화가 두드러질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 지도가 될 지도.
 
도시라는 인류의 최고 발명품이 어떤 진화과정을 거쳐왔고 몰락의 징조는 어떤 항목들이 있을지, 그리고 희망의 방법과 실행전략에 대해 한번 쯤 점검하고 고민해볼 기회를 갖기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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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이야기 - 과학부터 역사까지 기상천외한 22가지 지식 더하기
막시 라부쉬 지음, 성세희 옮김 / 유노책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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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이야기 : 당신이 모든 모임에서 지적 우월성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책을 소개합니다
 
 
글 잘 쓰는 비결을 책으로 읽는다.
세상에 정답이 없듯, 작법에도 정도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서 내 안에 지식이 풍부해지면 좋은 문장으로 뽑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다른 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장소에서 바로 펜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많이 모으라고 조언한다.
만명의 조언을 만개로 흡수하면 만 배쯤 글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워드를 열고 하얀 공백에 검은 활자를 채워가다 보면 매번 같은 문구와 단어가 패턴으로 되풀이된다.
영어 공부하듯 우리말도 유사어 반의어 등 단어의 세계와 조합을 제대로 학습해야만 했다.
빈약한 어휘력을 나이 먹고 흡수하기란 교정 불가능한 젓가락질처럼 어려운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가능해진다.
 
지식의 범위를 넓히는 일도 마찬가지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 과거 출판물로 한정된 지식의 창고는 형태와 방식을 21세기에 걸맞게 변형시켜 빠르고 강하게 흡수된다. IT 기술의 숨어있는 강점이다.
비록 깊이 있는 논의를 온라인 상에서 접할 기회는 아직 쉽지 않지만 글을 쓰고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넓이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는 충분한 리소스를 제공해준다.
 
여기에 우리는 날개를 하나 더 얻었다.
챗GPT나 구글 바드는 사고의 행동범위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일반상식들을 체계화하여 귀띔해준다.
 
물론 단연코, 책을 통한 앎의 농축은 인류가 수천년 동안 보장받은 축복이자 혁명의 근원이다.
 
평상시 관심을 가지기 힘든 다채로운 분야의 우리가 몰랐던 지식들을 모아서 책 한 권으로 만들어놓기란 작가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었을 테다. 이기적인 우리 독자들은 노고를 치하하며 단물을 쪽 빨아먹고 확대된 놀라운 이야기 속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무려 22가지 분야의의 생소한 단어와 스토리는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리 속은 좀 복잡해지겠지만 미시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앤트맨의 환호성 같은 지적 흥분을 맛볼 수 있다.
역시 활자가 종이에 박혀야 깨달음의 과정은 진국이 된다.
 


첫 포문은 생명의 분류체계로 시작한다.
우리가 평상시 부르는 동물들의 이름과 학명이 다른 건 생물 교과 시간에 잘 배웠지만 입에 잘 붙지 않기 때문에 굳이 외우고 다니지는 않는다.
실생활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뛰어노는 강아지를 보며, 식육목(食肉目) 개과의 포유류라는 인식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동물학명을 지을 때의 자유분방함에 놀라게 되고, 우리가 익히 들어온 유명인들의 이름이 어떻게 수많은 생명체의 이름에 차용되었는지 키득거리며 알게 된다.
저자 말대로 과학자들의 두꺼운 뿔 테 안경과 화학약품 가득 묻은 꾀죄죄한 가운이 아닌 추파춥스 입에 물고 에어팟을 들으며 연구하는 모습이 오버랩 될만하다.
버락 오바마 같은 정치인부터 프레디 머큐리나 핑크 플로이드 같은 록 스타의 이름이 자랑스럽게 새롭게 발견된 생명체의 이름에 인용되기도 하며, 발견자나 명명자의 개인 취향이 잔뜩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라틴어의 생소한 발음이 어색하고 어렵지만, 명명법에 대한 이해가 되어 흥미롭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음악 선호도 알 수 있는데 한가지 틀린 부분도 있어 지적한다.
 
말벌 “메탈리크누몬 뉴로스파스타쿠스”는 그룹 메탈리카의 이름을 인용했는데, 그 뒤에 붇는 “꼭두각시의 주인”의 설명을 연약하고 어리석은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견자는 그냥 메탈리카 팬이라서 그들의 대표앨범이자 대표 곡인 “Master of Puppets”를 학명에 집어넣었다는 점이다.
 
세계의 각 종교 별 장례행사를 짧게 다른 챕터는 죽음의 의미를 너무 어둡고 절망의 끝으로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추모를 하는 일정 기간을 두고, 유족들에게는 다른 형태의 생활 제약이 뒤따르는 데 사실 이 부분은 그들을 위로하고 잠시나마 세상의 복잡한 간섭과 시선에서 안전한 지역에 머무르며 정리하기 위한 배려로 활용된다는 느낌이다. 삶의 종착역을 축제처럼 현란한 재즈로 즐기는 문화도 흑인 사회에서 등장하는데, 죽음을 또다른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고인의 명복을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비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독수리를 이용하여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은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던 장면인데 괜한 마음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한 방에 날려보낸다. 어차피 땅에 묻어도 더 작은 생물들이 네 사체를 뜯어먹는 건 마찬가지라며.
 


영화 속 기묘한 상황은 익히 아는 영화들이 등장해 관심이 간다.
오멘 시리즈나 엑소시스트는 지금 보면 저게 뭐가 무섭냐고 코웃음 칠지 모르겠지만 당시 관객들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었다. 애플TV 독점 영화 “고스팅”에서 주인공 크리스 에반스가 어린 시절 엑소시스트를 보고 난 후의 악몽을 이야기하자 여주인공 아나 데 아르마스은 자신은 시청하지도 않았으면서 영화가 무서워봐야 얼마나 그렇겠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악마의 씨”와 관련된 일련의 상황들은 우연이라고 지나가기에 약간 섬찟한 느낌이 든다. 지금도 회자되는 찰리 맨슨의 끔찍한 살인극이 연관되며 범죄자들을 인도한 음악이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이라고 작가는 언급한다. 물론 이는 비틀즈 멤버들과는 무관한 사건이었지만 벽에 써 놓은 수록곡 “Helter Skelter”의 표식은 수많은 호사가들의 심심풀이 가십으로 오히려 끔찍한 비극이 희화화될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줄은 이 책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이전에 몰랐던) 또 하나의 논쟁거리를 던져 놓아 가슴이 쿵 하고 내려간다.
 
책장을 넘겨갈수록 엉뚱한 분야와 시선을 통해 독자를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로 만들려는 저자의 굳은 결의가 감동스럽다.
 
이런 책이라면 하루 종일 읽을 수도 있다.
가볍지만 반복해서 읽어야 할 이해가 되거나 단어가 입에 붙는 내용도 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튜브 쇼츠로 시간을 때우는 정도의 자세라면 이 책을 완독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상식을 넘어선 저 세상 지식 콘텐츠로 나를 무장할 시간이 되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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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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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멍청한 결정으로 온 나라가 도탄에 빠지는 참담함은 오늘도 반복된다. 역사란 그런 것이다.





가끔은 운명론을 믿게 된다.
모든 시간과 사건,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 관계가 기막히게 째깍 째깍 맞아떨어지면 하나의 결정이 완성되는데, 아뿔싸! 최선의 선택을 하였지만 대참사가 일어나고 회복할 수 없는 비극적 결말이 이루어졌을 때, “이게 운명이었어.” 회피하는 목소리로 읊조린다.

지난달 아내가 맛있게 말아준 저녁 김밥을 꽁지부터 먹겠다고 입에 넣고 아그작 깨물었을 때, 딸려나온 황금 인레이 조각은 치과비용 40만원을 고스란히 결제하게 되었다. 

-왜 하필 김밥을 저녁으로 주었을까?
-왜 하필 꽁다리를 처음 먹었을까?
-왜 하필 집에 들어오기 전 친구와 집앞에서 통화를 했을까?
-왜 하필 사무실에서 그 사람과 대판 싸웠을까?

하나의 이벤트만 살짝 변형되었어도 40만원은 보다 뜻 깊은 일에 사용되지 않았을지.

시간이 단방향성을 가진건 차라리 잘된 일이다.
작은 사건 사고 하나만 벌어져도 과거로 돌아가 잠깐 일의 방향성을 틀어서 원하는 운명의 궤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하루종일 다들 그 짓거리만 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김밥 꽁지는 먹지마!라고.

인생의 흑역사가 쓰여져도 그냥 살아가야 한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세계사에 흑역사가 쓰여져도 역사는 흐른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짧지만 우리에게 기나 긴 인류사를 통해 인간들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을 많이 저질렀고, 결과가 때로는 미래에 경고의 의미에 그쳤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긴 상흔을 남긴 경우도 많다.

10명의 저자들은 각자 생각하는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설명하고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가 익히 잘아는 항목도 있지만 몇몇은 처음 들어보는 사례도 있다.
책장을 넘겨가며 우리는 왜 이렇게 멍청한 짓을 되풀이하고 있는거지 한숨이 푹 내려오기도 한다.

아무래 멋진 실수와 경고도 잔혹사에 들어온 이상, 피했어야 했던일이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과 살육의 광기가 불을 뿜고 있고, 어리석은 국민의 선택으로 잘 나가던 국가가 하루아침에 삼류국가로 전락한다.

우리는 원래 나약한 존재였고, 비이성적이었다.
아닌 척 하고 있을 뿐이었고, 조금은 나아지는 정도이다.
교육과 경험을 내재시키는 역사의 순간들을 한낱 인간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결과는 너무 참혹하다.
하지만, 역사의 어두운 면을 보듬어보며 미래에 우리가 같은 멍청함을 드러내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역사 본연의 순기능을 다한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병원 주치의 방 문 앞 의자에서 5분 정도 긴장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3개월전 수술 후유증이 남아있었고, 혹시라도 재발된건 아닐까 검사를 받고 난 직후.
대단한 수술은 아니지만 몸을 째는 고통과 직장생활의 마이너스는 꽤 타격이 있기에 이상없기만을 빈다. 한 때 종교를 가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무교다. 그럼에도 긴장된 순간에는 신이 있다면 빌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다. 사람이란 존재가 다 그렇다.



종교가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키고 도덕이라는 잣대를 통해 사회 통합과 질서 유지라는 긍정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지만, 부정의 요소들도 꽤 큰 구멍으로 기록된다.
코란에 씌인 히잡의 착용, 즉 아녀자들의 신체 부위 노출을 금지하는 문구 하나로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당했고, 최근 이란의 죽음과 봉기의 현장에 우리가 서있게 된다. 마음이 무겁다.
마냥 종교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사회와 정치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근본 인간의 욕구를 총과 칼로 무차비하게 말살시킨 일은 고대의 역사 페이지를 뒤적일 필요없이 2023년 같은 하늘 아래서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훼손이 그나마 가치있는 변화의 물고를 트인 경우라면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더 큰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이란의 사태는 변혁의 바람으로 마무리되길 희망할 따름이다.

1970년대 자유로운 이란 여성들의 거리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분명 히잡을 던지고 근대화의 기치 아래 평등과 자유를 외치던 나라였으니 말이다. 국왕의 사치와 탐욕, 그리고 종교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결국 히잡 안에 이란을 오래동안 붙잡아두었고, 반미를 외치던 종교가 정치와 합일되면서 지금의 단절된 국가의 절망을 목격하게 된다.

서양 열강들의 탐욕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요구하였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신생 독립국들의 지속되는 참상까지 이어졌는지 핏방울로 얼룩진 현대사의 페이지 쳐다볼 용기가 안난다.

수탈과 학대의 비극을 참고 홀로 설 기회를 얻었던 많은 신흥국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열강 실력자들의 부를 찾아오길 바랬다면 순진한 발상이었을테다.

억눌렸던 민중의 힘은 결국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심과 투쟁으로 몰아갔고 이리저리 바뀌는 권력의 단맛은 피맛을 불러 일으킨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한 판 대결의 장이 된 한반도의 비극은 누구보다 우리가 잘 알고 있고, 동양의 대국 중국의 혼란상은 70년대 이후 자본경제논리를 받아들인 이후에서야 과거보다 안정돈 길을 찾게된다.



인도차이나라고 부르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의 혼돈은 역시 다르지 않다.
유럽 짱께라고 놀려먹어도 놀랍지 않은 행패를 부리던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정책은 영국과 비교해 결코 악랄함의 수준이 뒤쳐지지 않았다.
캄보디아의 경우 왕을 어느 정도 옹립하는 방식이 유리했다고 판단해서 허수아비 왕권을 인정해주었지만 대전 종료 이후 왕의 존재를 인정한 결정이 비극을 잉태하게 된다.
강력한 통치력을 원했던 캄보디아의 국왕이 왕위를 부친에게 위양하고 자신이 정치인이 되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은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캄보디아의 씻을 수 없는 비극의 출발점이 된다.

제국주의의 횡포에 억눌랴왔던 보복심리일까? 권력자들은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일보다는 사리사욕에 눈이 멀었고 이념의 선택에 국민은 눈 밖에 내놓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고집과 신념에 따라 선택을 한다.
한창 전쟁이 벌어지던 베트남 인접국가로서 외줄타기를 하며 실리를 찾는 일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적극성을 가지고 미국에 반기를 든 결정은 모든 고통을 자국민에게 돌리는 선택이 되고 만다.
이런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에서 강력한 권력을 거머쥔 폴 포트에 등장은 일순간 국민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비추어졌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극단의 공산주의를 원했던 지도자는 순수한 공산주의 이념에 반대되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해나갔고, 연좌제처럼 3대의 씨를 말리려 했다. 이집트 시대에 나올법한 맨손으로 건물짓기와 아우슈비츠를 연상시키는 수용시설, 731 부대가 울고갈 수준의 잔인한 고문으로 전대미문의 사망자를 쏟아낸다.

이 과정에서 전 인구의 1/4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마오쩌둥와 스탈린이 울고갈 마당이다.

영화 “킬링필드”에서 비극의 현장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명의 독재자가 벌인 잔혹사는 21세기에도 경제와 정치의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여년전 캄보디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려고 했던 지인은 경제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질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정치권과의 인맥을 챙겨야 하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중국과 베트남이 보여주었던 경제 개방의 혜택을 캄보디오 정부가 모를리 없을테니. 그러나 그 이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다.

비극적인 바이러스, 체르노빌의 끔직한 결과,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미국 총기 사건. 때로은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비극도 일어나지만 대부분의 잔혹사는 우리의 손끝에서 터져나왔고 영원히 봉합할 수 없는 절망 속으로 국가와 국민들을 빠뜨리기도 한다.


민폐국가가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인 재난을 회피하기 위해 방사능을 바다에 방류하려 준비하고 있다. 자국민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강행하려는 정부와 충돌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오히려 주변 피해국 후보 1순위는 괜찮아, 마실 수도 있어!라며 응원하고 있다.
결국 한 국가의 잔혹사를 결정짓는 대부분의 결정들을 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함부로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게 견제할 동력을 잃은 국가에게는 되풀이되는 비극과 몰락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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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역사 - 세계를 탐구하고 지식의 경계를 넘다 ㅣ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윌리엄 바이넘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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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과학을 통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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