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정복한 식물들 - 인류의 역사를 이끈 50가지 식물 이야기
스티븐 해리스 지음, 장진영 옮김 / 돌배나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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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복한 식물들 : 50가지 중요한 식물에 대해 알아야할 여러가지
 
"오늘 밥상은 온통 풀밭이네."
고기 한 점 없이 올라온 반찬 투정.
남편이던 자녀던 엄마의 등짝 스매싱 한 판 당해도 싸다.
혼자 속으로 중얼거려야지......
식물은 매 끼니마다 우리가 먹어야 하는 중요한 식량자원이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집과 가재도구, 때로는 의류나 의약품까지 평생 그들의 자원을 착취하고 활용해서 살아야 한다. 잊지 말자! 우리가 숨쉬는 공기의 산소도 식물들이 제공해 주고 있다.
마트에 가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각양각색의 과일들은 수입과일이 활발히 수입됨 더욱 다채로워졌다.  태풍 한 번 지나가면 앞에 금(金)자가 붙는 각 종 채소들.
1인 가구 시대에 맞게 소용량 상품도 많이 종류가 늘었고 반찬으로 쓰지 않는 장식과 향기만 내주는 레몬밤, 애플민트, 루꼴라 같은 상품도 눈에 보인다.
재미난 건 예전에는 한국사람들은 냄새가 맡아도 질색이던 "고수"가 매장에 곧잘 판매된다는 점이다. 나 역시 쌀국수 집에 가면 고수를 추가로 달라고 하니 식성의 색깔이 다양해지는 점은 우리 사회의 발전과 괘를 같이 한다.
세상을 지배하는 50가지 식물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흔한 식물들에 무슨 사연들이 있을지 책을 통해 알게 되면 매 끼니마다 식탁에 차려진 식물들이 역사적 사건들을 구름처럼 피어 내며 전투의 한 장면을 소환할 수도 있고, 마트에서 장볼 때 집사람에게 지식을 뽐내며 꺼들먹거릴 수 있는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녀석들이라 책 읽기 마음이 편하다. 흑백 그림 한 장으로 더이상의 그림 설명을 생략한 불친절함은 기나나무를 네이버에서 찾아 봐야하는 불편함이 된다.
책 도입부에 인용문은 굉장히 가슴에 와 닿았다.
미개하기만 한 국가는 없다. 아무리 미개한 국가라도 나름의 독창성과 창의력을 발휘해 과도한 식욕을 충족시킨다. -토마스 타운센드-
식물재배와 식물을 사료로 한 가축의 생산과 소비가 우리의 식욕을 해결하기 위한 본능적인 활동이라는 자각과 함께 전쟁 역시 우리의 본능에 따른 식욕해결방식 중 가장 강렬한 도구라는 깨달음에 턱이 덜덜 떨려온다.



처음에 등장하는 보리는 값어치나 우리의 친분성을 보았을 때 인정할 만하다. (동양인 저자라면 벼가 맨 앞이었겠지만) 우리가 빵과 즐거운 맥주의 원료이기도 하고 화폐로 쓰였던 적이 있을 만큼 중요한 곡물이다. 기원전 8000년경 예리코 인근의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로 인류와 함께 한 식물이라는 사실이 증명된다. 전 세계적으로 1억 3천만톤 이상 한 해에 생산되며 세계 4대 곡물 중 하나라고 한다. 여섯 줄 보리가 있고 두 줄 보리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보는 보리가 여섯 줄이겠지? 보리 역사는 술의 역사와 보조를 맞춘다. 물이 안 좋아 맥주를 대신 마셨던 유럽이야기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비트가 약초에서 사탕무로 발전해가는 장면은 처음 알게 되었다. 보라색의 껍질 까내고 송송 깍둑 썰어 그냥 먹어도 맛있는 이유가 바로 당분이 많이 함유되었기 때문이다. 품종개량이 눈에 띄는 품종이다. 사탕무가 전 세계 설탕의 3/1을 차지하며 앞으로는 바이오 연료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절여 먹는 것도 맛있지만 스파게티 면에 이 녀석을 기름으로 짜내 넣으면 풍미가 가 코끝을 찌른다. 바로 올리브. 아테네 사람들이 수호신 아테나에게 봉헌하는 게 바로 올리브일 정도로 지중해 국가들에게는 중요한 식물 자원이다. 7천년 동안 지중해부터 멀리 이란까지 상거래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열매 좀 다 먹고 기름 만드는 거 말고 또 무엇으로 활용하는거지? 갑자기 막힌다.
향신료의 왕은 역시 후추다. 떡국에 후추가 없다면 먹을 방법이 없다. 자극적인 맛과 향은 유럽과 아시아의 초기 무역 상품이었다. 로마인들은 아라비아해를 건너 인도로 가서 후추를 구했다. 이 이야기는 재정을 바닥내는 원흉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몰락할 때까지 인도-아라비아 반도-아덴-홍해-이집트-알렉산드리아-지중해-유럽의 경로로 값비싼 향신료 후추가 무역을 만들어냈다. 유럽에서는 후추가 만병통치약으로까지 쓰였다고 하니 매력적인 향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후각을 꽤나 자극하는 모양이다.



담배 이야기는 소개 멘트가 인상적이다.
만병통치약에서 만병의 근원으로… 담배를 끊은 지 3년이 지났지만 가끔 꿈에서 담배를 피운다. 하루 종일 담배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이따금 떠오르는 걸 보니 무척이나 끈덕진 녀석이다. 1530년 프랑스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가 세인트로렌스강 원주민들이 피는 걸 빼앗아 펴 본 역사적 사건으로 도대체 몇 명이나 죽어나간건지, 원. 역사적으로 담배는 정신병부터 매독까지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지만 사실 담배가 치료하는 원리는 시간을 끌며 천천히 죽음으로 가는 것이었다. 중독이 통증을 완화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만병의 근원이었다. 불과 30년전만해도 사무실이나 버스에서 담배를 피워 댔다는 사실이 믿기는가?
50가지 식물이 이렇게 원산지나 재배가 된 배경, 역사적인 이동, 현재의 상황들을 알려주고 있어 인간과 식물이 어떻게 세계사 속에서 호흡을 같이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서술이 굉장히 딱딱하다는 점이다. 조금 더 재미있게 풀어도 되는데 교과서보다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 원래 그런 건지 번역이 건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흥미진진 세계사를 기대했던 바와 차이가 좀 있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칼라사진도 넣고 지도도 넣고 백과사전처럼 출판되었다면 소개하고 추천하기도 쉬웠을 게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쨌든 식물들이 우리 세계사에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남았는지 지식을 채워가는 기쁨은 이 책의 가치로 충분하다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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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리프 DEBRIEF Vol.2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달라지는 우리 삶 - POST COVID-19 ㅣ 디브리프 DEBRIEF 2
바이러스디자인 UX Lab. 지음 / 바이러스디자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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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리프 Vol. 2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달라지는 우리 삶 : 변화에 발 빠른 대처만이 살 길이네.                
 
 
국내에 첫번쨰 코로나 환자가 나오고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하네 마네 하면서 논쟁이 붙을 때만 해도 코로나가 이렇게 오랜 시간 우리를 괴롭힐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대구발 신천지 확산과 이태원 사태가 잠잠해지며 형편이 조금 나아지는구나 하며 마음이 무뎌 졌고 날도 덥고 폭우도 우리를 괴롭혔다. 하지만 더 굉장한 이슈가 8.15일 우리가 일제의 간악한 탄압 속에서 독립한 날 발생할지는 더더욱 몰랐다.
그동안 책을 읽고 써 내려갔던 서평 글 들에도 "코로나" 이야기는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등장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와 우리 삶을 예상한 책들이 몇 십 권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긴박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노란 색이 인상적인 디브리프 VOL.2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예측을 다양한 자료와 분석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업무를 보던 자영업을 하던 비즈니스 세계를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야할 다이제스트라는 느낌으로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다.
 
챕터는 4개로 분류되었다.
소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주방의 부활로 촉발된 집밥 혁명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화 레저 분야
업무와 교육의 뉴노멀
 
소비시장은 온라인 증가가 증대되며 쿠팡이나 마켓컬리를 중심으로 쇼핑환경이 급격하게 시프트되었다. 이에 국내 거대유통사들도 한발 늦었지만 온라인에 집중력을 보이며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빠른 움직임을 보였던 신세계에 비해 롯데는 올해 3월 롯데온이라는 통합 모바일 플랫폼과 바로배송이라는 중국 허마센셩의 성공적인 모델을 도입하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기업들의 노력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는 못하다. 오프라인 점포들을 폐쇄하거나 리뉴얼하는 변신도 꾀하고 있지만 당분간 온라인 플랫폼의 질주를 막아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50~60대 고객들이 온라인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긱 경제의 취약한 노동시장 확대는 정부에서 지금부터 고민하지 않으면 사회문제로 확대될 문제라는 인식도 필요하다.
 
재미있는 부분은 그동안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던 모바일 기반의 공유경제가 급속도로 무너졌다는 점이다. 공유가 태생적으로 껴안아야 할 공동이용에 따른 위생문제나 제어력의 한계가 코로나 시대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덕분에 공유경제에서 이탈한 고객들은 구독경제를 대안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구독모델 방식은 본연의 모습이 개인화나 디지털화에 따라 점차 확대되는 트랜드이기는 하지만 공유의 대안으로 자동차 메이커들이 고객들에게 제시한 구독모델이 공유시대를 넘어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마케팅 방식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현대 셀렉션에 대한 내용이 커뮤니티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체험형 매장은 오프라인 기업들의 유일한 탈출구가 될 지도 모른다. 책에 소개된 시몬즈나 와디즈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고, 유수의 패션 브랜드들도 매장에서 판매없이 시착만 가능한 숍을 확대하는 부분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다. 다만 모든 공간이 체험형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는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홈쿡과 홈다이닝은 지속적인 성장 카테고리에 코로나가 불을 지른 셈이다. 혼자 사는데 전혀 부담 없을 정도로 인스턴트 및 간편조리식은 매해 성장을 계속 해왔고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혼술용 안주 종류만 봐도 굳이 배달음식을 비싼 돈 내며 시켜 먹을 필요가 있을까 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대체육 시장은 앞으로 기대가 되는 분야이다. 예전에 비건식품들은 사서 먹어도 보고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었지만 가격적인 허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향후에는 가격적인 효율성은 물론 식감이나 미각에도 고기를 대체 가능할 정도의 개량된 상품들이 식탁을 차지할 것이다. 이는 영양상의 문제나 유전자 조작식품들의 유해성만 해결할 수 있다면 지구환경의 보전을 위한 환경 운동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이들이 동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로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휴식만 취하는 공간이 아니라 일하고 노는 공간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앞서 이야기한 어떤 비즈니스 보다 확대의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여행사업의 변모도 여러가지 방향에서 논의가 되야 한다. 하비박스 같은 상품들은 앞으로 더욱 세분화된 개인 취향을 반영해 갈 것이다.
다만 메타버스처럼 부작용도 가져올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모호성은 해결해야할 과제일 수도 있다.
 
최근 대면회의가 없어져 구글 Meet를 통해 회의를 진행해보았는데 불편한 점도 없고 음질이나 영상도 좋았다. 비대면 회의와 교육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실생활과 비즈니스 분야에 일정 영역을 차지할 것이다. 다만 자료들을 공유한다 거나 즉각적인 액션 (칠판이 없으니 주제에서 벗어난 논의하기 어려웠다)들에 대한 도구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솔루션의 개발을 기대한다.
 
책을 읽어가며 이미 알고 있는 트랜드나 새로 알게 된 분야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답을 찾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오프라인 상의 공간들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까라는 의구심도 든다.
집이라는 공간의 발견은 많은 것을 "Home"으로 불러들이고 배달과 온라인은 더욱 더 편안하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늘어가는 공실과 공간들에 대한 고민은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인 동시에 기회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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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 - 혁신적 아이디어 설계와 테스트, 팀 디자인, 마인드셋까지 44가지 아이디어 실험법
데이비드 블랜드.알렉산더 오스터왈더 지음, 유정식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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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 : 직장인을 위한 아이디어 테스팅 자습서

 


고백하자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고 업무를 꽤 오랫동안 했지만 내가 이거 만들었어 자신 있게 꺼내 놓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채널 시프트 방식으로 신규 카테고리 개발한 거 정도는 내세울 수 있겠으나 copy & decoration이라고 눈을 찌릿하면 찔끔하며 인정해야 할지도.
 
어쨌든 신규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사업의 결과를 논하기 전에 일단 모든 도전을, 끊임없는 아이디어 생산을 코딱지 굴리듯 지난하더라도 계속 굴려야 한다. 하찮은 아이디어라도 때가 맞고 운이 맞으면 위대한 역사의 유산이 될 수도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니, 아이디어 개발하는 노하우나 구체화하는 방법론을 제대로 파고들었더라면 자랑할 만한 아이템을 늘어놓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을 떠올리며 아이디어 개발론에 대한 글을 한 번 써볼까 했던 적이 있었는데 참고서가 해당 분야에 제대로 없는 이유는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던 중 새롭게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요즘 상황에 딱 맞는 화려한 겉 표지의 "찾던" 책을 찾아냈다. 에디슨의 반짝 전구가 시선을 주목시켰고 배경으로 나열된 도표는 제대로 된 교과서를 캐냈다는 신남이 묻어난다. "아이디어를 뾰족하고 날카롭게 만들수록 시장은 쉽게 뚫린다." 카피도 아주 좋다.
 
아, 그런데 책을 읽어가니 방향이 조금 다르다.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는 노하우 쪽보다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법론에 대한 책이다. 따라서 은하수 같이 넓은 아이템의 바다에서 아이템을 찾으려는 사람은 책을 덮으시고,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테스트하고 개발할 지에 대한 고민을 머리 싸매고 하던 독자라면 어여 오기 바란다.
 
제목만 보자면 약간은 의역을 했다고 배신감이 들긴 하지만 신박한 아이디어던 평범한 아이디어던 실질적인 테스트 과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는 모델인지를 판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무리 대단한 아이디어고 사업이라도 수익성과 실현성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없기 때문이다.
기라성같은 스타 경영자들이 극찬했으나 동네 바보가 되어버렸던 세그웨이를 보라. - 2020년에 세그웨이가 등장했다면 기라성 같았을까? 
(사실 아이디어 개발론이 필요하다면 저자 중 한명인 알렉산더 오스터왈더와 예스 피그누어가 공저한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란 책을 참고하면 된다.)
 
책의 구성은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누어진다.
팀을 구성하고 아이디어를 형성하기 위한 제 1장 디자인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여러가지 방법론을 설명하는 제 2 장 테스트
아이디어를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검증해가는 제 3 장 실험이다.
마지막 제 4장에는 이렇게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문화를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마인드 셋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 도입부에 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독자라면 꼭 눈 여겨 봐야할 장표이다. (저자인 알렉산더 오스터왈더가 만들었다.)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유일하면서도 강력한 프레임으로 실무적인 진행에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의 실체와 전개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물론이고 고객에 대한 이해, 채널과 비용구조 등에 대한 총론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에 대해 3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이것을 할 수 있을까?" 실현가능성을 탐색한다. 핵심 자원이나 핵심 활동, 핵심 파트너를 관리하지 못하거나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다.
"그들이 이것을 원하는가?" 수용가능성에 대한 문제이다. 목표로 하는 시장이 너무 작거나 가치를 원하는 고객수가 너무 적은 경우, 회사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우리가 이것을 해야 하는가?" 생존가능성이다. 비용보다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할 수 없다면 시작도 할 필요도 없겠지....
 
우리가 도출된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검증 실험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이디어만 좋다면 무엇이든 성공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 만능주의"에 빠질 수도 있는데 책에 등장하는 리처드 파인만의 문구 하나가 강력한 경고를 준다.
 
"당신의 이론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는 중요치 않다. 당신이 얼마나 똑똑한 가는 중요치 않다. 실험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틀린 것일 뿐이다."
 
저자들은 이 문구에 맞게 우리가 익히 들어왔거나 전혀 생소한 테스트 방법과 이를 검증하는 방법들을 소개해 준다. 실험은 아이디어가 가진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줄여준다. 
 
여기에는 3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실험을 시각화 하여 팀원들에게 제시하여 실험의 목적과 방법 진행상황을 명확히 한다. 
동시에 진행할 실험 수를 제한하여 업무량을 넘어서는 문제 발생 가능성이 줄인다.
그리고 실험을 연속적으로 진행하여 개선을 해야 한다.
 
이런 실험들은 탐색, 데이터분석, 관심발견, 토론 프로토타입, 취향 및 선호도 발견이라는 주제로 나뉜 항목별로 5개 내외의 방식을 소개되어 누구나 적합한 실험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각 실험에는 비용, 증거의 강도, 준비시간, 진행사간, 필요역량 등 준비에 필요한 과정과 효율성을 인디게이터 형태로 안내하고 요리하는 법처럼 순서대로 따라할 수 있는 프로세스까지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출된 결과들은 상호작용 프로토타입, 콜 투 액션, 시뮬레이션 3가지 영역의 검증 실험법을 통해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개한다.
 
"과거에 많은 성공을 거둔 사람일수록 자신의 가정을 덜 비판적으로 검증한다."
밴처캐피털리스트 비노드 코슬라의 이야기다. 아이디어를 많이 내보고 실현한 사람일수록 기본적인 가설과 검증절차를 거쳐서 완벽하게 결론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결국 이런 방법론에 대한 교과서는 리더들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조직은 유능한 리더십에 의해 강력한 드라이브에 몰입하는 방법도 필요하지만, 교과서적인 실험을 통해 객관성을 검증받도록 실험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험은 한 번 하고 끝나는 일회성의 틀에 집어넣으면 안되고 지속적인 고객의 생각과 수용성을 실험하고 검증하여 개선해 나가야한다.
 

아이디어를 하나 만들어 놓고 이건 되겠어 하고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어갔다가 호된 실패를 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 쌓여 있다. 여러 학자들이 준비해둔 방법들에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성공가능성을 측정하는 진지함을 저자들이 제시하고 있다. 중요한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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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팅 하이 getting high - 영원을 노래하는 밴드, 오아시스
파올로 휴이트 지음, 백지선 옮김 / 컴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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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팅 하이 : 밴드 오아시스의 뜨거웠던 전성기를 기억하며!



LP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2020년대의 음악듣기는 상상조차 못한 신세계다.
2018년 영화계를 휩쓸었던 "Bohemian Rhapsody"가 금지곡이었던 시절이다. A night opera 라이선스 음반은 구하기도 어려웠지만 구해봐야....
2000년대초 지금은 아마존이 인수한 CDNOW.com에서 해외에서 음반을 구매할 수 있는 거래의 혁명은 새로운 음악 세계의 지평을 열었고, 지금은 아마존에서도 비싼 배송료만 감당할 수 있다면 명반들을 사 모으는데 드는 비용만 문제일 뿐이다. 아니 지금은 돈도 문제가 아니지, 한달에 만원이면 그동안 모았던 천 여장의 CD를 이사때마다 박싱하느라 고생할 필요 없는 음원의 시대다. 
스포티파이 앱을 띄우고 "OASIS"라 적으며 서평을 쓰기 시작한다.
턴테이블에 음반을 올리고 톤 암을 조심스레 내려놓는 작업이 아니라 그냥 검색만 하면 된다.
몇 년 동안 듣지 않았던 오아시스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들에게 푹 빠져 산지도 벌써 몇 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일까?
 
몇년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동안 CD콜렉팅에서 손을 떼고 음악듣기를 쉬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들렸던 광화문 핫트랙스에서 재킷이 인상적이라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간 음반이 "모닝 글로리",  "제2의 비틀즈"라는 수식어 홍보문구 때문일 수도 있다.
빠르게 그들의 음악에 빨려 들어갔고, 어디 처박혀졌는지 모르는 싱글 음반까지 기필코 구매해서 라이브러리를 확장했다. 지금은 오아시스보다 더 좋아하는 Blur을 위시한 Brit팝 음악 리스트를 줄줄 외우고 다닌 짧은 시기도 덕분이다.
-꼴통 형제들의 무식쌈질 덕분에 Blur로 팬 질을 바꾼 게 결론적으로는 잘된 일이라는 솔직한 심정이다. -
 
오아시스 전반기의 전기라고 할 수 있는 "게팅 하이"를 읽어가며 오랜만에 찾아본 유튜브에서 두 형제는 오늘도 싸운다.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다 싸움이 붙고 리암은 공연장 한 구석에 앉아 카메라에 f**k U를 날리며 담배를 꽁냥 피워 대고, 성질머리 못된 형도 동생보다는 부담스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리딩한다. 그래 이게 오아시스지, 젠장.
책에서도 두 형제의 갈등은 곳곳에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난다. 인터뷰 도중 동생을 골려 먹으려고 형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고 세상 귀찮은 동생은 골프선수라고 답변한다. 인터뷰하나 싸우고 협박하고... 문제는 이들이 싸워 댈 때 주변 사람들은 안중에 없다는 점이다. 
엄마가 형제를 잘 못 키웠다.

첫 챕터를 읽어 나가면 동네 바보 형제의 어머니 이야기부터 시작이 된다. 부잣집에 도우미로 직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는 아일랜드의 13살 소녀의 고심이 영국 고전 소설 한장면처럼 미화되어 표현되고 있다. (역사적 사건일리도 없다.) 그녀는 돈 몇 푼에 어린 나이에 집안 살림을 보태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지만 훗날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두 아들에게까지 유전되는 음악적 유산이 결국 세상 사고 싶은 것 마음대로 살 수 있는 부를 가져오리라는 미래는 꿈도 꾸지 않았다. 맨체스터의 지독한 노동자 계급의 아이들이 혼란스러운 행동거지와는 상반되는 감성적이고 매혹적인 멜로디로 세상을 휘어잡으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던 기적이다.

록의 본질이란 "저항"정신에 있다고 한다. 영어 가사 해석도 안되던 시절부터 듣던 음악이니 가사보다는 멜로디가 더 매력적이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거친 무대매너와 세상 다 산듯한 마약질부터 폭력같은 일련의 행동들은 추구하는 음악적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음악이 그들의 행위의 결과까지 정당화시키지는 못하지만.
오아시스 갤리거 형제들도 깔끔한 브릿팝 성향의 음악을 들려주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저항정신만큼은 가지고 있다. 그들의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음악이 주는 안위같은 감정들이 뒤섞이며 저항의 형태로 표출되지만 이 친구들은 다른 록밴드들에 비해서는 지독히 이기주의적이고 나만 챙기는 "저항"정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뒷짐지고 고개를 쳐들고 노래를 부르는 리암의 노래부리기, 되는대로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창법의 노래가락은 귀로만 들었을 때의 이미지를 산산조각 내버리기도 한다.
물론 익숙해진 관객들은 이런 모습조차 충분히 자유로운 음악적 반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노래에 분명 "soul"이 존재하고 있음을 공감하기 때문이다.
저항을 넘어 방종과 망나니 그 어디쯤에 있는 짓거리들도 꽤나 벌였다. 예를 들면 공연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스턴 빌라의 시합을 보기 위해 호텔에서 텔레비전을 훔쳐온다. 빌라가 우승하자 텔레비전을 발로 차서 부서뜨린다. 스웨덴 공연 투어 중 휴게소에서 리암은 면두기를 훔치다 걸렸다. 동생은 형에게 자기가 면도기 살 돈이 없는 걸 알면서도 선제적으로 빌려주지 않은 게 도둑질의 이유라는 변명을 한다. 싸대기를 맞아도 되는 동생 스타일이다. Def Leppard가 악기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도 했다는 보컬 조 엘리엇의 고백보다는 양호하지만 이런 작은 행동이 그들의 음악세계를 시궁창으로 바꿀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약물을 대놓고 찬양하는 부분들도 조금은 불편하다. 좋아하는 그들의 노래 중 하나인 "Shakermaker"의 구절 "나는 세상에 코크를 사주고 싶어"같은 논란을 일으키는 사건 같은 경우, 이슈를 만들어내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는 번뜩임은 좋지만 약의 세계에서 허우적댈 수밖에 없는 록 뮤지션들의 불편함에서 그들도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자유를 갈망하던 시대정신이 그들의 공연이 비상구 역할을 했음도 사실이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이미 자유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환락지대가 필요했다. 일부는 약으로 일부는 문란함으로 일부는 음악으로 해소를 했다.



음악에 대한 이들의 진지함은 어쨌든 감동적이다.
"사람들이 오아시스의 음반을 사지 않으면 당연히 속상할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빌어먹을 데일리 미러 한 부와 담배 한 보루만 있으면 돈 한푼 없어도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곡을 써요. 음반을 살 여유가 없는 사람도 집 청소를 하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우리 노래를 휘파람으로 따라 부를 수는 있어요. "와, 씨! 방금 그 노래, 들었어?"라고 하면서요. 우리는 그거면 충분해요."
방 청소할 때 "Don't look back in anger" 흥얼거리던 내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었고 그들의 말은 정답이다.
커다란 성공은 그들에게 큰 짐으로 와 닿았다. 2번째 앨범 "Morining Glory"에 이어 등장한 "Be here now"는 기대만큼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개인적으로는 "D'you know what I mean?"과 "Stand by me" 같은 애창곡이 수록되었지만 음악적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평론가 사이에서 불러 일으켰다.
다음 앨범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는 국내 발매일에 뛰어가서 구매했지만 지금까지 CD player에 들어간 횟수가 5번이 안되는.....대표곡이 뭔 지 아직도 모르는....망하기 시작했다. 
형제의 싸움은 결국 팀을 작살냈고 작곡솜씨 좋은 노엘만 자신의 밴드를 만들어 오아시스 때 내놓았던 곡과 비스무레한 음악적 궤도를 이어간다. 개인적으로는 하....별로 안 듣고 있지만.
좀 철들이 들어 다시 한번 결합하여 그들의 아름다운 전성기같은 무대를 국내에서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역시 밴드가 첫 레코딩을 하는 부분이었다. 라이브 공연에서 그들의 노래를 듣고 매력에 흠뻑 빠진 앨런 맥기와의 만남, 얼굴을 알아보고 노엘이 어 어디서 봤더라? 하며 새로운 밴드가 신화를 쓰게 되는 첫 장면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레코딩 장면이기 때문이다.
 
영국아, 잘 좀 하자, 니네들 최고 수출품인 "록음악"이 무덤까지 파고 들어가고 있다. 
이런 친구들은 강제적으로 재결합시키는 공권력이 필요한 거 아니야? 여왕님이 나서야만 일을 할거니?
 
오아시스는 글을 맺기에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들어 냈다.

"Oasis....Live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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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 영웅들의 섬
신도 준조 지음, 이규원 옮김 / 양철북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보물섬 : 오키나와 주민들의 아픈 연대기

 


오키나와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작년 여름에 한 번 가보려고 기웃거렸었다.
일본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었고 일본도시여행과는 남다른 - 그렇다고 우리나라 제주도 와도 또다른 - 여행지란 생각이 들어 꼭 한번 가기로 마음 속에 책갈피를 새겨 놓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 근대사를 보며 또다른 이면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2차 세계대전 일본에 리틀보이와 팻맨을 냅다 던지게 만든 전투가 바로 오키나와 전투라는 지나가는 과정으로서 인식하고 있었지만, 막상 일본 내에서 전장의 참혹함은 나 몰라라 하고 오키나와 사람들을 총알받이로 썼다는데 놀라움을 느꼈었다. 최후의 한순간까지도 철저히 이용당했다. 그러다 보니 일본에 적대적으로 편입된 오키나와의 원래 왕국인 류큐제국을 점령한 미국에 대한 저항심은 당연하고 일본 본토에 대한 적개심 역시 상당하는 모습이었다. 내선일체를 주장하던 일본인들이 얼마나 거짓부렁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본의 비열한 오키나와 이야기는 오카모토 키하치 감독의 "격동의 쇼와사 오키나와 결전(1971)"이란 영화에 잘 드러나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영화 소개를 한 번 보시길 바란다.



신도 준조의 소설 "보물섬"의 무대가 오키나와이다 보니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알고 있으면 주인공들의 정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 사실 전후 많은 일본인들이 미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동경했다는 사실과 다르니 말이다.
이야기는 1952년부터 1972년까지 20년의 길 세월을 담아내고 있다. 
도입부에는 동네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온짱이 등장하다. 그는 영웅으로 불리며 미군기지에서 물자들을 훔쳐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믿음직한 외모에 걸맞은 대담한 행동과 전과로 모든 사람들의 인정도 받고 그들과 같이 하는 3명의 동료 - 구스쿠 (온짱의 친구), 레이 (온짱의 동생), 야마코(온짱의 연인) - 에게도 인정받는 존재이다.
어느 날 평상시같은 대담한 습격으로 미공군기지를 털고 있는데 어느 틈엔 가 이들을 눈치챈 미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약탈로 인정한 미군은 총으로 스스럼없이 센카아기야 (약탈자들을 일컫는 말이다)들을 쏴 죽이기까지 한다. 뭐가 잘 못 된 걸까? 열심히 도망치는 와중에 머리를 굴려보지만 이유를 알 수 없다. 분명 오키나와 땅이지만 미군들의 지역이라는 아이러니함이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정신을 수습해보지만 온짱은 총에 맞은 후 사라져버렸다. 레이는 붙잡혔고 구스쿠만 간신히 빠져나와 온짱을 기다리던 야마코를 만난다. 온짱은 사라져 버렸다. 시체도 없고 아무런 흔적도 없다. 
미군정의 신탁통치를 받은 오키나와는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군기지 주변 상권과 마찬가지로 치외법권이 인정되는 다른 나라였다. 오키나와에서는 미국 달러가 통화로 사용되고 땅과 건물들은 미군이 차지했다. 외박 나온 군인들은 못된 짓을 도맡아 한다. 폭행, 강간, 살인 등의 사고가 이어진다. 처벌은 뻔하게도 솜방망이. 주민들의 분노는 차곡 차곡 쌓여만 간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오키나와 사람들이 처음 겪은 것은 아니다. 이미 그들만의 왕국이었던 류큐왕국이 일본국왕에 의해 지배받기 시작하고 전쟁의 참상 속에 총알받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사실. 현재까지도 그들은 일본 속의 류큐왕국이고 스스로를 일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인들도 일본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그냥 땅만 빼앗아 먹었고 역사적으로 이용만 당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결과로 새로운 군주의 혹독한 약탈과 멸시만이 남았는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미군정에 머리를 조아린 본토 사람들과는 또다른 패기가 느껴지면서도 쓸쓸함이 든다.
(이런 처절한 환경 속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여가수 아무로 나미에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주인공 3명은 마음 속에는 온짱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 믿으며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로 살아간다. 구스쿠는 경찰, 레이는 조폭, 야마코는 선생. 너무나 다른 삶의 방식을 써 내려가는 것이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온짱을 찾으려고 헤맸지만 몇 가지 단서는 있었지만 끝내 찾아낼 수는 없었다. 우연히 만나게 된 우타라는 소년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보물섬의 보물은 우리가 생각했던 어드벤처 영화 속 황금이 아니다. 바로 사람이다. 그토록 찾기를 갈구했던 온짱이 그들에겐 보물이고, 우타 역시 보물이다. 독자에겐 등장인물들 모두 보물이다.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 속의 희망을 빛으로 생각하는 보물들이 모여 사는 섬이다.

낯선 오키나와의 50~70년대의 역사를 모르고 접근하기에는 역사적인 맥락이나 정서적인 이질감이 느껴질 소설이다. 굉장히 초반에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도 다소 느린 편이었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들의 우울한 이야기 그리고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는 작가의 의도는 과연 우리에게 보물섬이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일본문학의 권위있는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실망을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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