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종말 -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
밥 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거의 모든 것의 종말 : 종말이라는 칼로 위협하며 과학 지식을 주입하는 나쁜 책
 
"멸종"이라는 소설이 있다. 
(로버트 J. 소여) 타임슬립류 SF소설인데 과거로 돌아가 공룡이 왜 멸망했는가를 밝혀내는 모험 스토리. 결론에 이르면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종말의 이유가 실체를 드러내며 기발한 전개에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허탈감에도 빠지게 된다. "공룡과 춤을"이라는 다소 어이없는 제목을 바꾸어 재 출판되었기에 SF 소설 애호가라면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공룡이라는 존재의 발견은 종교인들에게는 재앙이었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지구의 역사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기회인 동시에 육지를 평정했던 그들의 갑작스러운 종말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대다수의 우리들은 운석이나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지구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앞서 이야기한 소설처럼 전혀 뜻밖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공룡에 집착하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은 어쩌면 우리도 종말이라는 상황에 부딪힐지 모른다는 절박감이 무의식의 바다에서 떠다니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현재 가까이서 같이 호흡하고 같은 시간을 보내는 생명들의 존재를 다 알지도 못한 채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가이아라는 커다란 지구의 생명체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 상호작용하며 목적은 다르지만 행동은 같은 공생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어떤 존재는 공생의 대가가 악몽으로 끝나는 악연이지만 뜻밖의 역할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무엇인가도 존재한다. 같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 것들이 종말을 맺게 될 때 혹시라도 내가 장난삼아 한 행동의 결과로 그들이 멸종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닐까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며 두려움에 휩싸였다.
영화적 상상력에서 지구가 멸망하는 방법은 100개는 앉은 자리에서 족히 채울 수 있다.
외계인의 습격, 빙하시대의 도래, 태양의 흑점 폭발, 좀비 바이러스, 기상이변. 
그런데 잠깐 들여다보니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몇 %나 될까 고찰해 볼만한 이슈들이다. 충분히 과학적 검토가 가능하다. 살아남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할 상황이라면 우리의 표정은 좀 더 진지해지지 않을까?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은 우주에서 일어났던 대격변들과 지구의 대격변, 그리고 미래의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다양한 원인으로 우리는 하루아침에 존재를 잃어버릴지 모른다고 협박하며 과학적 지식을 차곡차곡 강제 주입하는 흐뭇한 책이다.

우주가 점점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이야기에 많은 과학자들이 비웃음을 던졌지만 지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도입부에서 굉장히 와 닿는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있는 모든 장소가 태초에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다. 바로 내가 숨쉬는 대한민국 서울이 빅뱅이 이루어진 바로 그 장소라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빅뱅은 최소한의 무엇인가가 폭발적인 공간확장을 이룬 것이며 사실 지금도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신에 의한 결정이든 알 수 없는 과학의 법칙이든 2020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근본이 빅뱅이며, 기적 같은 태초의 시작은 한순간의 종말로 다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한다. 다스베이더가 손가락 하나로 행성을 날리듯이.
1부에서는 우주의 대격변을 설명한다. 빅뱅부터 시작하여 은하계가 충돌할지 모른다는 걱정거리를 하나 보태 주고, 반물질과 이웃 은하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우주의 격변들은 사실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일지 모르겠지만 그 파급력은 인류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막강한 파괴적인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 바이러스에 의해 어려움에 봉착한 2020년의 지구인들에게는 그나마 작은 안도감이라도 될 수 있을 정도 아닐까?
2부는 좀 더 가까운 지구의 이야기다.
공룡이 멸망하고 코로나 이전 최악의 팬더믹이었던 스페인 독감 (왜 스페인 독감인지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 지역의 이름이 이토록 무서운 선입견을 남길 줄이야.), 그리고 코로나에서도 문제가 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극단적인 면역반응의 위험성도 엿볼 수 있었다. 상시 존재하는 군사적 위험인 동시에 태풍만 와도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 생활형 위험이 되어버린 핵에 대한 내용, 하늘에서 떨어질지 모르는 재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3부는 어쩌면 우리에게 최악의 종말을 가져올지 모르는 안드로메다와 은하의 충돌을 다르고 있는데 별이나 행성끼리 충돌할 가능성보다는 거대한 은하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놀라운 상황이다. 물론 미안하게 저자의 의도와 달리 먼 나라이 이야기로 느껴 지기도 한다. 40억년후면....(그때 그 광경을 볼 수 있더라면 종말해도 별로 억울하지는 않다.) 마지막 챕터에서 지구의 생명체는 태양이 모든 것을 쥐고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평상시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작년에 본 최고의 드라마였던 "체르노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인간의 작은 실수가 커다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만들었고, 목숨을 받치는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차가운 물로 원자로 내부를 식히면 해결된다고 주장한 디아틀로프의 판단은 그 자신은 물론 수많은 죽음을 가져온 재앙이었고, 소련이라는 세계 초강대국이 사라지는데 기여할 정도의 충격적인 사건은 앞으로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무서운 종말의 한토막이다.
우리가 이루어 놓은 놀라운 문명을 한번에 무너뜨리는 일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수많은 생명체들의 삶의 본능을 거스르며 이룩했던 일들, 그리고 정의가 세상에 있다고 스스로 희생하며 지켜왔던 신념들. 이 모든 것들이 100km짜리 운석 하나로 인해 한순간에 멸종의 단계로 접어든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들은 하나의 개체가 멸망한 후의 세상을 걱정하며 종교에 귀의하는 것일까?
미리 준비하고 노력해서 피할 수 있는 멸망의 솔루션이 있다면 어서 빨리 만들어 달라는 외침을 허공에 대고, 아니 과학자들에 대고 소리쳐야 하겠다.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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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관소의 외계행성 이야기
지식보관소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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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관소의 외계행성 이야기 :  달이 두개 뜨는 행성의 밤은 낭만적일까?



어렸을 때 우주비행사나 천문학자가 장래희망이었던 남자아이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가?
로보트 애니메이션과 장난감으로 유년기를 보낸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지금쯤이면 달나라 여행은 기본이고 화성에 개척지 한 두개 정도는 만들어놨고, 행성간 여행도 시작이 되는 상황이라고 2020년을 상상했었다, "원더키디"도 2020이라는 연도가 앞에 붙지 않는가?
이 책의 저자인 지식보관소는 21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유튜버다. 유튜브가 온라인 생태계를 번영시킨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숨어있는 고수들을 동영상의 바다로 끌어올려 다양한 지식의 전달자 역할을 하게 만든 점이라고 생각한다. 유명가수들의 비디오클립이나 영화리뷰같은 컨텐츠는 이미 과거에도 접할 수 있었지만 과학, 역사, 정치 등 평상시에 즐겨 찾지 않던 공부들이 재미난 주제와 편집으로 전면에 등장하며 많은 사람들이 오락적인 활동으로 포용하기 시작한 사실은 놀라운 변화이다.
서울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 하나 보기 힘들다. 원래 하늘에는 생각보다 별이 안보이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대학시절 가평에서 바라본 하늘, 몇 년 전 제천 산기슭에서 본 검은 밤하늘에는 바로 탄성이 나올 정도의 보석들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서울 올라가면 망원경부터 사야겠다는 다짐이 하룻밤의 꿈이지만 매력적이고 흠뻑 빠져들 정도였다.
외계행성은 그야말로 SF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우리가 이주할 수 있는 별이라고 보면 되겠다. 수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워서 생명체가 살 수 없을 만큼 뜨겁다. 목성이나 토성은 너무 멀어서 춥다. 따라서 태양계에서는 지구가 가장 살기좋고 그나마 화성 정도가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지구같은 조건을 가진 행성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1995년까지 인류는 외계행성을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천체망원경 관측도 불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플러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항성의 진동을 활용하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과학적 증거를 통해 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행성명 페가수스 51b로 미셀 마요르, 디디에 쿠옐로가 그 주인공이다.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받는다. 항성, 행성 모두 각자의 중력이 있어 단순히 서로 원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잡아당기는 힘에 의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이 만드는 조수간만의 차를 보면 작은 행성이라도 나름대로의 강력한 중력을 가지고 법칙을 만들어간다는 사실이 무척 재미있다. 우리 은하에는 최소 4천억개 이상의 외계행성이 있다고 한다.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나 눈에 보이는 과학적 진실만을 믿는 사람이나 지구와 같은 조건을 갖춘 행성이 저 넓은 우주에는 무수히 많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리고 우리가 도달하지 못하는 거리에 있는 그들이 생명을 품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만이 외로운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내용은 대략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독특한 행성들을 소개하는 대목은 낯설지만 흥미로웠다. 백조자리 16Bb가 혜성처럼 극단적인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은 저게 과연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기괴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친숙한 타투인처럼 쌍성계에 존대하는 행성이나 다이아먼드로 만들어진(!) 꼭 가보고 싶어지는 생성,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바다행성 등 영화 속에 등장하는 행성들이 과학적인 억지가 있더라도 그저 창작의 산물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달이 두개 뜨는 행성의 밤은 낭만적일까?

책이 생각보다 얇다는 단점은 있지만 중간 중간 시원한 우주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눈호강을 제대로 해준다. 실제로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 길 없는 우주의 모습들이지만 책 한장 작은 사진일 지만 우리의 호기심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표지를 다시 한 번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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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 ㅣ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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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 : 즐거운 심리학 책 읽기로 다지는 나의 사회적 능력계발

나도 내 마음을 몰라.
심리학은 재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가볍게 툭툭치면 책을 읽던 강의를 듣던 공부의 재미가 솔솔나는 학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세게 두드리면 벌집에서 공격개시 명령이 하달된 듯 맹렬한 기세로 의욕을 꺾어버린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다. 가볍게 남을 알아가고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착각하지만 막상 일이 닥치고 관계가 서먹해진 상황이라면 기존에 가졌던 생각대로 대응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밖에. 그래서 한 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마음은 모른다고 했던가.
심리학을 일반인들이 조금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은 서점에 방문하여 꽤 많이 만날 수 있다. 오늘 리뷰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역시 복잡한 학문적 깊이는 잠시 제껴 두고 우리가 평상시에 궁금하거나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을 뽑아냈다. 물론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예상가능한 결과가 도출된 케이스들을 설명한다.

크게 5가지 챕터로 소개하는 심리실험들의 부재는 자기계발편이다. 즉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내가 좀 더 효율적이고 자연스럽게 사회와 인간과의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되는 실험결과들을 주제로 가져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 자신을 사회적 인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가벼운 책 읽기가 된다.
"인간심리의 사각지대 찾기"는 우리가 스스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사실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심리학적으로 얼마든지 마케터들에 의해 휘둘릴 정도로 허술한 면도 많음을 상기시켜준다. 싸구려 맥주라도 라벨링에 높은 가격을 붙여놓으면 심리적으로 좋은 술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수 밖에 없고 실제로도 그렇게 된다는 실험이다. 브랜드나 디자인,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라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들이 소비자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조차 위기상황에 압박감을 느끼며 실제 실력의 20% 가량을 갉아먹는다는 실험은 평상시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며 접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조금은 수월하게 넘길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간단한 일에 실패하기"는 말도 안되는 소리같지만 실제 O,X를 번갈아 답변하라는 요구에 피실험자들이 쉬운 문제는 자기도 모르게 정답을 말해버리는 현상을 보여준다. 날씨가 맑은 날 주가가 실제로 오른다는 실험결과는 사람의 심리가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는 몇몇 요소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나 자신 오늘 쾌청한 날씨를 보며 즐겁게 출근길에 올랐는데 동료직원이 작은 사고를 쳤다면 흔쾌히 넘어갈 만한 아침 기분이었다. 선거와 관련된 사례들은 얼마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도 중요하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되는거 아닐까 하는 공상을 하게 만든다.
"인간관계 온도 맞추기"는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챕터였다. 인간은 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할까? 단순한 헌혈 조차도 선행으로 누군가가 나선다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압박 속에 같은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속성으로 인해 주변을 인식하고 동질감을 느끼려는 무의적인 행동인데, 눈치 안본다는 서양인들도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학적 틀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기도 한다.
뒤이어 나오는 밤이 되면 여자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 고양이 상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챕터들 역시 제목만으로 실험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탁월한 선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장점은 전체적으로 독자가 책을 읽기 쉬운 편집을 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제시하고, 첫번째 장에서는 그와 관련된 실험을 요약해서 설명하며 결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본문에 들어가면 이런 심리실험이 이루어진 배경과 실험의 단계, 그리고 결과 및 해석을 제시함으로서 전체적인 흐름이 안정적이면서도 흥미를 잃지않도록 독자를 배려했다. 이 역시 심리학적인 기법이 녹아있다.
저자인 나이토 요시히토는 심리학자이자 일본 릿쇼대학교 객원교수다. 번역된 그의 저서를 살펴보면 깜짝 놀란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이제는 절대로 심리전에서 밀리지 않는다』『생각을 바꾸는 습관』『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꾸는 기술』『소심해도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밀』『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첫인상』『내 남자 내 여자의 엇갈린 속마음』... 서점에서 자주 눈에 밟혔던 제목들 아닌다.
사회심리학에 대한 지식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분야의 고수다. 개인적으로 읽어본 책만 3권이고 이번에 4권째. 일본도서들이 실용적이면서도 기존의 통념을 깨는 시각으로 글을 써 내려간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저자의 경우도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 서두에 이야기한대로 일상생활과 회사생활에서 조금씩만 알고 활용하면 유익한 정보가 많은 책들이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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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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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 이 책은 말야, 글쓰기 책이 아니라 하루키 분석서 같은데, 매력이 넘친다고.



하루키와 처음 만난 책은 아마 그의 최고 작이라고 할 수 있는 "상실의 시대"였다. 원제인 "노르웨이의 숲"이 더 어울리는 제목이지만 첫번째 만남은 소중하기에 아직도 나는 상실의 시대라고 말한다. 비틀즈의 노래가 책을 읽는 내내 따라다니는 모습이 좋았고, 청춘시절의 나와는 다른 세상을 엿보는 느낌도 좋았다. 무엇보다 번역된 글이지만 페이지를 채우는 문장의 향연이 놀라운 경험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그 전 시절 푹 빠졌던 이문열이 스토리의 힘으로 페이지 넘기기를 밀어붙였다면 하루키는 문장의 힘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게 읽은 소설 1순위를 다투는 소설 "원더랜드"나 책을 다 읽으면 허무한 마음에 술이나 진탕 먹고 싶어 지는 태엽 감는 새 등 아직도 서가의 빛 바랜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 일부는 이사할 때 재활용 박스로 이동했지만 - 하루키의 책들은 과거의 내가 간직했던 빛나는 유산일지도 모른다.
하루키처럼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책을 읽는 순간만은 공부를 한 번 해봐야지 마음먹지만 퇴근 후 간단한 맥주 한 캔이 더 즐거웠던 직장생활의 피로감은 차일피일, 아니 영원히 지연된 개인적인 과제로 남기도 했다. – 도달할 수 없는 -
올 겨울에는 묵혔던 그의 책들을 다시 한번 꺼내 보려고 한다.
“소설 메멘토”라 읽은 지 1년 지나서 읽으면 스토리가 생각 하나도 안나서 새로 구입한 책 읽는 느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다. 물론 좋은 일은 아닌 듯.
책을 사서 읽으면 얘는 언젠가 한 번 더 읽을 기회가 있을 거야 자신하지만 두 번 읽은 책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인생 작가인 하루키의 소설 몇 권은 다시 재음미하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하루키처럼 글 쓰고 싶다는 많은 독자들 중 하나의 마음으로 이 책을 들었다.

전반부는 하루키식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해당 내용이 나온 작품을 요약해서 알려주는 형식인데 하루키의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작품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고 결국 몇일 뒤 서점에 들르게 하는 효과를 가지지만 상당수 내용을 아는 독자들에게는 페.이.지.낭.비.인 구성일지도 모르겠다.
33가지 하루키식 글쓰기의 규칙을 이야기하는데 -약간 오글거림은 있다, 하루키가 내뿜는 아우라의 부정적인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 각 챕터 별 제목만 들어도 아 그렇네라며 웃음을 짓게 된다. 소설을 읽어 나가며 파괴적이면서도 독특한 하루키가 어떤 형태로 규칙을 만들어냈는지 대추적하는 착각이 든다. 물론 하루키가 아닌 우리들이 이렇게 글을 쓰다 가는 귓방망이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긴 한다. 그만큼 그의 필력은 압도적인 동시에 차별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첫번째 하루키식 글쓰기는 "수수께끼 같은 긴 제목을 붙인다."이다.
확실히 그의 소설 제목은 애매함과 함축적인 의미가 말장난 같지만 머리 속 각인은 확실하게 박아준다. 그리고 처음에 뭐야 이거 너무 가식적인 제목인데 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에서야 제목의 의미가 정확하다고 동감을 표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압권이었다. 이런 낯선 제목의 소설을 찾기는 사실 힘들다. "빵가게 재습격"같은 재미있는 표현도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색채..”는 궁금증은 커녕 책 첫 페이지를 시작하기도 부담스러운 제목이었다.
그에 반해 첫번째 규칙의 사례로 소개하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책제목도 길지만 하루키 소설에서도 굉장히 낯선 스토리를 가졌고, 제목이 독서열을 높이는 자극제 역할을 했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독자들이 그의 최고작 중 하나로 뽑는 것은 사실이다. 
구체적인 연도를 쓰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방식인데, 숫자만 봐도 아 그때 무슨 사건이 있었지 라는 우리나라 작명에 비해 하루키는 의미를 바로 이해하기에는 거리가 먼 편이다. "1973년의 핀볼"은 하루키가 동급생인 요코와 학생신분으로 결혼한 해이고, 사업자금을 모으던 시기다. 베트남 전쟁이 한참이기도 했다. 핀볼은 단순한 이미지 연결일 뿐이니 책이 끝날 때까지 연도의 구체적인 지목은 "이미지"에 한정되고 만다.
등장인물에 "기묘한 이름"을 붙이거나 이상한 말투를 사용하기, 미스터리한 숫자를 숨겨둔다. 같은 사례를 보면 역시 이 책은 하루키처럼 글을 쓰기 위한 작가지망생보다는 하루키 매니아들이 전반적인 하루키식 글쓰기를 복습하는 느낌으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후반부에는 앞서 설명한 하루키의 글쓰기 특징을 알아보고 실제로 그의 문체에서 드러나는 힘들을 독자가 체화 할 수 있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진다. 아쉽게도 하루키의 문체를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힘이라기 보다는 스토리를 엮어내는 날렵한 방법에 대한 제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목이나 문체만큼이나 뜬금포가 터져 대는 스토리의 변화를 어떤 힘에 의해 창조해냈는가 분석한다. 이야기를 끌어가고 형태를 만들어 나간 사건이나 사람의 갈등 관계 등에 대한 설명을 들려준다. "원더랜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철저히 오마주한 작품이기에 "오마주력"이라는 부제를 달고 하루키의 방식을 설명하는 식이다. "ㅇㅇ력"이라는게 "단념력"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해당 소설에 대한 특징을 잘 잡아냈기에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압축된 스토리에 등장하는 문장만으로도 녹아 있는 힘을 찾아낼 수 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 하루키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오마주"하기에는 벽이 높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저자인 나카무라 구니오는 TV연출자 출신으로 하루키 팬클럽 회장같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로쿠지겐(6차원)이라는 북카페는 하루키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 장소라고 하는데 안 봐도 어떤 분위기인지 눈에 선하다. "하루키의 언어", "산책하면서 즐기는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저서가 있다.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음악만 모아 음반을 발표하는 일본 시장에서 하루키의 위상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커뮤니티라는 생각이다. 예전만 못하지만 국내에서도 북카페 정도는 흥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작가이니 말이다. 우리가 일본과 사이가 좀 나아지고 갈 기회가 생긴다면 북카페에 한번 들러 보고 싶다. 그럴 일은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나쁘지는 않아.
주소 : 일본 〒167-0043 Tokyo, Suginami City, Kamiogi, 1 Chome−10−3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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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읽는 책 - 서울대 체대, 의대 교수가 말하는 최강의 컨디션 회복법
김유겸.최승홍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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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읽는 책 : 건강을 챙기려면 이론에도 빠삭함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무병장수라야 사는 맛이 나지, 가늘고 길게 골골하게 살아가는 인생은 탐탁치 않다.
당장 40세만 넘어도 몸의 피곤함이 발걸음마다 쩍쩍 달라붙고, 50세를 딱 넘으면 인생의 적막감과 육체의 피로도가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을 만들기 시작하다. 그 이후는...
운동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멀리했고 배는 나오지만 딱히 뚱보가 되는 일까지는 아니다 보니 대충 몸을 굴리며 살아왔는데 지금쯤이면 정신차리고 손운동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파란만장한 명주실이 되리라는 두려움이 건강 관련 도서가 나오면 자주 손을 뻗치게 된다.
책에도 언급되지만 "죽을 병도 아닌데 참고 살지 뭐"라는 자세는 아니라는 게 그나마 내게는 다행이다.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병원으로 달려가서 체크를 하는 습관은 초기에 질병을 진압할 수 있는 버릇이라 생각한다. 
(일본 여행을 앞두고 감기 기운이 살짝 돌기에 전날 아침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감기가 오려고 몸을 풀고 있네라며 주사 한 방은 안되고 간단한 조제약과 목 가글을 처방해주었다. 다행히 서둘러 병원 간 덕에 일본에 도착하자 마자 감기는 씻은 듯 났던 기억이 난다.)
몸의 시간을 되돌리기 위한 8가지 원칙이란 챕터는 꼭 눈 여겨 볼 말한다. 
그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사선생님이나 인터넷 등에서 회자되는 룰이 반드시 맞는 이야기도 아니며 어쩌면 타파해야 할 잘못된 상식일 수도 있다.
아플 때 운동 금물, 쉬어라 : 가벼운 운동이 오히려 통증을 완화하고 몸을 정상화시키는데 유용하다.
정석대로 운동해야 한다 : 몸을 움직이는 자체만으로도 운동이 된다는 자신감을 갖자.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 : 살은 안 빠질지 몰라고 30초의 운동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시간을 30분 뽑아 내기 어렵더라 면 5분, 10분이라도 하는게 나 은거다.
운동은 몸에 피곤하다: 운동은 최고의 피로회복제다. 와 닿는 말이다.
유산소 운동을 해야 살이 빠진다: 유산소 무산소 따지지 말고 일단 하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떤 분야에도 공통된 진리 아니던가?
살 빼는 데는 공복운동이 제일 : 하루 중 가장 운동효과가 좋은 때는 틈날 때라는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다.
운동은 굳은 의지로 하는 것 : 그렇다, 의지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습관이다. 습관화되면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연스레 하루 활동 곳곳에 운동동작을 배치할 수 있다.
완전히 틀린 명제라고 면박을 줄 필요는 없지만, 미묘하게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본격적인 2부 : 몸의 시간을 되돌리는 하루 10분 운동 요법은 그야말로 이 책의 핵심파트다.
허리, 목, 어깨, 무릎, 발목...노화가 진행되며 몸에 이상을 바로 느끼는 부위들의 통증이 어떻게 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법을 제시한다.
얼마전 허리가 뻐근하여 방문했던 정형외과에서 허리는 괜찮은데 꽤 심각한 거북목이라고 판정을 받았다. 당장 수술이나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방치할 경우 목 디스크나 지속적인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TV프로그램에서 보던 대로 목이 휘어 있었다.
당장 스마트폰을 고개를 숙인 채 보면 곤란하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모니터와 간격을 유지하며 목을 똑바로 가누어야 한다고 했다.
책에서는 거북목을 위한 3가지 운동법을 안내하는데 벽을 이용하거나 끈을 사용하는 방법, 누워서 패트병을 활용하는 총 3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림으로 보니 따라하기 어렵지 않은 편이고, 실제로 중요한 사항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어깨와 무릎도 당장은 괜찮지만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는 느낌인데, 다른 챕터와 마찬가지로 벽을 이용하거나 끈 등의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하루에 10분씩만 부위별로 몸을 풀어줘도 유연성을 유지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는다.
각 신체부위별 직장이나 집에서 특별한 기구없이 가볍게 따라할 수 있어 몸의 자세를 잡고 노화에 따른 체력약화와 밸런스 붕괴를 늦출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상황 별 맞춤 운동처방은 운동이 필요한 직업 상황에 따라 바로 써먹을 수 있게 요약되어 있어 유용하다.
의자에 앉아 하루 종일 일을 하는 사무직 직장인, 또는 백화점 판매원같이 하루 종일 서서 일해는 직장인
넘쳐나는 집안일로 고통받는 주부와 수험생이나 장시간 운전자. 본인과 가족들이 자주 겹치게 되는 직업상황을 효율적으로 구체화하여 운동을 처방해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일하는 도중에 허리를 펴주고 스트레칭과 앉아서 하는 목 운동을 하면 가볍고 몸의 피로와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하면서 집중하는 모습과 동시에 운동을 하는 효과적인 직장인 생존전략일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와서 플랭크, 팔 굽혀 펴기, 캣 카우같은 운동을 병행한다면 최소한의 하루에 해야 할 운동량을 채울 수 있고 시간적인 압박도 이겨낼 수 있다.
이 책은 첫번째는 눈으로 주욱 페이지를 넘긴 다음, 그림을 보고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책 값은 뽑는 수준으로 설명이 쉽게 잘 되어있다. 특별히 헬스클럽을 다니거나 한강변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일상생활 중에 틈날 때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충고는 습관이다. 좋은 습관으로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운동한다면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고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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