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31
노승림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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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경계 위의 방랑자) : 거인의 발자국을 추적하는 모험
 
오랜만에 CD랙에서 말러의 5번 교향곡을 꺼내 들었다.
LP를 앞 뒷면 뒤집어가며 듣던 시절은 CD덕에 70분 이상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었는데, 21세기 스포티파이는 70년이라도 들려줄 기세다.
평상시 5번은 아바도와 베를린 필의 스트리밍으로 즐겨 듣지만 처음 손에 든 음반은 솔티 지휘, 시카고 오케스트라 에디션이다.
딱히 최고의 선택으로 뽑히는 음반은 아니지만 마술 피리에 꽂혀 솔티 경을 최고의 지휘자로 좌표 찍던 시절이라 말러의 첫 만남으로 선택되었다.
 
당시 클래식 음악 커뮤니티에서는 크게 흥했던 작곡가 두 명이 바그너와 말러였다.
지금도 제대로 듣기 힘든 링 사이클 구매한 후 인증하는 게 유행이었고, 뒤질 세라 말러의 교향곡 전집 중 누가 최고냐로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니 쇼스타코비치로 옮겨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음악이 단순한 감상을 넘어 이론과 이상이 조화되며 하나의 나를 구성하는 아이덴티티로 중무장하게 되면 프로야구 선수 별 응원가처럼 나만의 작곡가와 음반이 들러붙게 된다.
 
내게는 말러는 교향곡 5번이 딱 그렇다.
다소 지루하게 시작되는 관악의 느린 템포를 부서뜨리는 타악기의 강렬한 첫 음은 밤에 이 노래는 절대 들으면 안돼! 라는 룰을 심어 주긴 했지만 스피커 테스트에도 훌륭하고 회사 일로 기분이 꿀꿀할 때 기분을 달래 주고 용기를 심어주는 음악으로 곁에 머물렀다.
 
막상 작가의 일생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는 아쉬움은 책 한 권을 통해 해소하고자 선택한다.
트램으로 음악의 도시 빈에 위치한 말러의 묘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여기에서 출발선을 그었다.
역대 황가의 음악 애호와 자기 과시에서 시작된 빈이라는 도시의 음악 유산은 부르조아의 성장과 지금처럼 남들과 확연하게 구분 짓는 자신감의 영역을 확보하는데 활용된다.
많은 음악인들이 모여 들어 물주를 위해 연주하고 작곡했지만 말러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고독을 찾아가는 이유는 빈이라는 도시의 음악적 허영심을 외면하고 싶어서 일지 모르겠다.
 
화려한 빈 궁정 오페라극장이 건축되고 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역사는 책에 등장하는 화려한 외관과 내관 사진으로 충분하다. 그럼에도 당시 빈 사람들은 초라하다며 불만을 품었고 결국 건축가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에피소드는 꽤나 충격을 건내 준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서 오페라를 듣고 싶은 극장이 일년에 한번 씩 무도회장으로 변신한다는 귀족들의 놀이 문화에 혀를 내두른다.
이렇듯 기득권이 득시글거리는 사회에 멸시받던 유대인 지휘자가 입성을 하니 찬반양론이 뜨거웠다.
36세에 극장 음악감독에 취임할 수 있었던 건 황제의 선택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일단 감독 자리에 입성하자 온 빈 시민들의 화제 속에 말러가 등장했으니 아이돌 급이다.
 
바그너의 중후하고 묵직한 오페라를 두고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가 대립하던 시절이니, 말러의 등장도 연장선 상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당시의 유행이던 수염마저 깎아버린 젊은 음악가에 대한 환호성 못지 않게 비난도 적지 않았을 테다.
 


과격 감독 말러의 독재는 적당하게 일을 하려는 당시의 빈 문화를 깔끔히 깨부순다.
단원 중 3년차가 최고참이 될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연주자들은 가차없이 내보냈고 본인이 직접 섭외한 성악가들도 예외는 없었다.
가혹함은 음악의 대한 진정성이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은 인터미션의 휴식조차 용납하지 않으려는 말러에 반기를 들었다. 음악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하던 황제도 이 기회에 말러를 집에 보낼 결심까지 한다. 하지만 오페라 극장의 새로운 부흥기를 기대하던 지지자들은 타협 안을 만들었고, 다과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만들고 휴식 시간을 갖는 결말을 짖는다.
 
이 공간이 말러의 이름이 붙어버리니 아이러니하다.
 
저자와 함께 하는 말러의 발자취를 쫓는 모험은 계속된다.
지휘자로서 명성을 떨쳤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작곡이 가장 중요한 소명이었다.
피아니스트가 지휘자를 꿈꾸듯, 지휘자는 작곡가를 꿈꾸었는지.
20세기 지휘자 중에 작곡가로 성공한 사람은 번슈타인 밖에 없지 않은가.
그만큼 안락한 지휘자의 삶을 원래 소망하던 작곡으로 변환하는 말러의 노력은 쉽지 않았다.
베토벤 이후 별다른 변혁의 물결을 만들어내지 못한 교향곡의 세계를 새롭게 바꾸려는 시도가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해괴망측한 소리일 뿐이었나 보다.
지휘자면 됐지 왜 자꾸 작곡을 하려고 하냐는 비아냥에 말러 자신도 좌절하고 악보를 없애 버릴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본래 원인이 바라던 음악의 세계를 갈구하던 말러의 노력은 베토벤 9번 합창이 만들어낸 심포니와 성악의 결합을 보다 완벽에 가까운 형태로 구현해냈고, 4악장으로 정돈된 곡의 흐름을 잘게 자르고 더욱 성대한 음악의 최고봉에 이르는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말러 교향곡은 웅장하다.
가슴을 뛰게 만든다.
그리고, 거대한 자연과 위대한 인류의 도약을 머리 속에 상기시킨다.
오랜 시간 말러의 교향곡을 즐겨 들었지만 작곡가로서의 그의 다사다난했던 삶을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근사했던 책 한 권이었다.
 
말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건 아니건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한 사람의 고뇌하는 고독한 인간으로 조망하며 거인의 발자국을 쫓는 모험에 참여하길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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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해적의 세계사
다케다 이사미 지음, 이정아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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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제국주의의 전성기, 대항해 시대와 해적에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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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해적의 세계사
다케다 이사미 지음, 이정아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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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해적의 세계사 : 서양 제국주의의 전성기, 대항해 시대와 해적에 빠져들다
 
 
 
대영제국의 화려한 업적 뒤에 숨어있는 어둠의 권력은 세계사를 잘 살펴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는 내용이다.
현대사회에서 "해적"은 소설 속 환상에서나 모험심 강하고 거나하게 취해 사내 냄새 풀풀 나는 나름 멋들어진 집단으로 표현되지만,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 활약하는 그들의 잔인함과 노략질은 긍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이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바다를 장악한 거대한 제국과 맞서 국력의 부족함을 채우기에는 결국 현대사회에서 국가와 기업이 손을 잡듯, 16세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해적과 손을 잡게 된다.
여기서 전세계 바다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끝없는 암투와 모략이 세계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시발점이 된다.
 
한낱 해적에 불과한 위인을 국가가 선발하고 심지어 정규군의 수장으로 갈 수 있었던 근원은 영국의 지나치게 약한 국력 덕이었다.
 
해상이 세계 정복의 관건이었던 시대다 보니, 각 국가 별로 두각을 나타내는 흐름을 챙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익히 잘 아는 대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황금의 시대를 열었다면 이들이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한 틈을 타 네덜란드가 급부상하며 재치 있는 부를 획득한다.
뒤늦게 경쟁에 참여한 영국으로서는 네덜란드가 부럽기만 했는데, 이를 엎을 버릴 묘수로 악명을 떨치던 해적과 손을 잡는 일이었다.
 
지금도 런던 템즈 강 유역에 드레이크 선장의 배를 실물 크기로 전시해 놓고, 그의 동상을 만들어 추모하는 상황을 보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부족하기만한 국고 손실을 어둠의 세력을 묵인하기만 하면 3년치 예산을 한번에 챙길 수준이라면 그러잖아도 존재의 의심을 받던 여왕의 입장에서는 마다할 수 없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더욱이 호시탐탐 영국을 노리는 스페인과 프랑스를 위시한 카톨릭 구교 국가들의 속셈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말이다.
 
한가지 놀라운 역사의 한토막은 항해로 세계일주를 성공한 실제 주인공은 마젤란이 아니라 바로 드레이크라는 점이다.
중간에 목숨을 잃은 마젤란을 결국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으니 이 역시 영국 역사가 입장에서는 억울하겠다 싶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해적으로 악명을 떨치던 가문들도 마치 귀족 가문처럼 족보를 써내려 간다는 점이 놀라웠다.
부를 상속받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당연한 면도 있지만 그들이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고 확실한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동인도 회사의 역사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는데 간략하나마 그들이 설립된 짧은 과정과 어떻게 세력을 확장했는지 다른 소위 "ㅇㅇ 회사"들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결국 영국은 자국의 영향력과 시장 확대를 위해 불법 세력과 손잡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점잖을 빼던 (?) 다른 국가들은 따라갈 수 없었다.
더군다나 예나 지금이나 상업에 눈 먼 자들의 탐욕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강력한 동인이 되는 만큼 같은 동인도 회사를 설립했던 경쟁 국가와도 한참 앞서가는 결과를 나을 수 있었다.
"신사의 나라"라는 거짓말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일도 능력이지만 말이다.
 
유럽 제국들의 식민지 각축전을 벌이면서 핵심이 되었던 상품들의 이력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향신료, 녹차, 아편, 직물 등 아시아의 특산품들이 유럽에서 고가에 팔리자 이윤을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세계사는 요동을 친다.
그중 영국이 뒤늦게 세계를 제패하며 역사의 선봉에 설 수 있었던 막강한 해양력의 근본은 바로 해적들의 등용이었다.
또한 무역의 트렌드에 따라 재빨리 커피에서 홍차로 주요 무역품목을 갈아타는 대범함 역시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국가의 경쟁력이다.
 
영국의 악행이 21세기까지 지구 상 곳곳에서 충돌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원인 중 하나는 대의를 위해 불의도 포용한 결단과도 맞물려 있다.
해적들의 잔인한 약탈이나 모험담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지 모르겠다.
이 책은 해적사인 동시에 대항해 시대사이기 때문이다.
해적의 역사를 통해 해양 제국들의 흥망성쇠와 세계의 돌아가는 상황을 설명했기 때문에 해적의 분량은 기대보다 적은 편이다.
하지만 전체의 흐름을 정리하며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 인간의 탐욕과 착취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역사의 교훈을 새길 수 있기 기회이기도 하다.
바로 우리도 불과 백 년 전 대항해 제국 시대의 피해자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잖은가.
국가의 존망이 바닥에 떨어져갈 때, 적과 내통하는 내부의 악인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다시 한번 보지 않기 만을 바란다.
역사를 되풀이하는 민족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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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 전2권 - 2023-24 최신개정판 ㅣ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정숙영 지음 / 길벗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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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도쿄(2023-2024) : 가자! 도쿄로, 그동안 못 갔던 사이 얼마나 변했는지 함 보자



도쿄 방문은 세 번 정도 했다.
즐겁게도 모두 회사 출장이었고, 여러 분야의 벤치마킹 분야를 다녀야 했기 때문에 관광지 방문은 적었지만 쇼핑 관련 비즈니스 현장과 유행의 중심가는 빨리 돌아볼 수 있었다.
(출장비 받아가며 가는 여행은 피곤하고 리포트 부담이 있지만 즐겁다.)
특히 간부사원 대상 투어에서는 버스 대동하고, 가이드까지 붙어 관광과 벤치마킹을 골고루 진행해서 정보도 수집하고 핵심 상권의 대표성을 가진 점포들을 방문할 기회도 얻었다. 다행히 황궁도 들리고.
 
올 가을 즈음, 미래 개인 사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지 7일 정도 기간으로 도쿄 방문을 준비중이다.
그동안 못 가본 지역과 시니어 비즈니스를 탐구할 수 있는 대상지를 찾다 보니,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왕이면 커피 한 잔 여유와 책 읽기를 통해 계획을 수립하는 게 낫겠다 싶어 서점을 기웃거리는데, 눈에 번쩍! 발견한 두 권 세트는 많은 여행 안내서 대비하여 빼곡한 정보와 입체감 있는 편집으로 책 읽는 재미뿐 아니라, 도서 편집의 묘미까지 발견했다.
 
책 서두에 그래픽으로 설명한 언제 가야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는 차트, 아주 좋다.
10월을 준비했지만 이 페이지에서 11월로 옮겨야 하는 마음이 불쑥 튀어 오른다. 회사 일정 조정을 헤야겠다.
 
1권은 테마 북
2분은 코스 북이다.
 
각자 여행 플랜이 다른 만큼, 내게 맞는 테마를 선택하는 일은 공을 들여야 한다.
아이와 함께 라면 놀이동산과 장난감 매장을 필수로 들려야겠고, 먹거리를 집중 공략하겠다면 수많은 가게 중 꼭 들려야 할 곳을 공략해야 한다.
라멘, 우동 먹고 싶은 게 많지만 저마다 특징이 다르므로 책에서 가게에 대한 정보를 섭렵한 후 코스 북으로 넘어갈 때 체크 포인트로 삼아야겠다.
예전에 딸아이 선물을 사기 위해 들렸던 디즈니 샵과 키디랜드가 반갑다.
지금은 폐점한 오다이바의 비너스포트를 다시 못 간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2권은 앞에서 정한 테마에 따라 어느 지역을 가봐야 할지 선택하여 보다 디테일 하게 해당 지역을 공략하는 가이드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2권만 여행가방에 집어넣고 출발해도 나쁘지 않다.
여행의 묘미는 현지에서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일탈에서 생기기 마련이다.
 
도쿄도의 지도를 한 눈에 표현한 지도를 보니, 내가 가봤던 지역은 시부야, 하라주쿠, 오모태산도, 신주쿠, 긴자, 롯폰기, 오다이바다.
꽤 많이 돌아다녔다.
다음 목적지는 첫번째는 이케부쿠로 두번째는 아키하바라, 세번째로 다시 신주쿠를 돌 계획이다.
 


Area 13으로 명명된 이케부쿠로는 취향을 확실히 타는 도쿄 북서부의 중심지라고 표현된다.
인기아이템, 전자제품, 게임/애니메이션 등 오타쿠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상품들이 즐비하니, 비즈니스의 눈을 기르기에는 딱 맞는 지역이다.
게다가 책에 소개된 "타치구이 미도리"는 가성비 최고의 스시 집이라고 하니 빼놓을 수 없다.
서서 먹으면 체하는 사람은 가지 못한다니 나는 전혀 상관없다.
니코니코 본사도 한번 들려보고 싶은데 동행이 있다면 쉽지 않겠다.
 
이렇게 1권에서 어느 정도 여행의 테마를 정한 후, 지역을 Area로 구분하여 코스 북으로 넘어가면 보다 수월하게 여행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물론 주의해야할 점은 여행지에 소개된 음식점들은 웨이팅 시간을 고려해야한다.
검색을 통해 내가 가려는 코스 주변의 덜 알려진 음식점을 찾아보는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유명 거리에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평균 이상하는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점심은 빠른 해결이 가능한 가게를 추천한다.
일행과 떨어져 혼자 신주쿠를 탐색하던 날, 뒷골목에서 사람 가득 찬 라멘집에서 먹던 한 그릇은 다른 어떤 유명지의 맛보다도 뛰어났던 기억이 난다.
시장이 맛집일지라도.
물론 1권에서 소개된 이케부쿠로의 유명 라멘집은 무테키야는 목록에 집어넣었다. 숯불에 구운 두툼한 챠슈가 맛보고 싶어서다.
 
토이저러스는 업무상 꼭 들리게 되는데 이젠 아이가 커서 별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일본 특유의 문화 트렌드를 살펴보는데 유아용품도 하나의 표지판이기에 시간이 남으면 들를지 모르겠다.
 
SNS의 발달과 여행전문 앱들의 등장은 여행도서의 구매를 망설이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책으로 읽는 책과 종이 책에서 느껴지는 활자의 맛이 다르듯, 여행서적도 마찬가지다.
미사여구 가득한 설명과 생생한 사진을 체계를 가지고 계획을 수립한다면 더 알찬 여행이 되리라 확신한다.
 
1권으로 확신을 얻었다면 2권은 11월에 다시 한번 만나게 될 운명이다.
요 며칠 꼭 가야 하는가 고민도 든다. 국가간의 험악한 분위기에도 국민간의 어울림은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은 많이 겪어보았으니. 여행길은 즐거워하나, 무거운 마음이 들 때도 있나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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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그리고 유신 - 야수의 연대기
홍대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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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신 그리고 유신 : 숨막히듯 펼쳐지는 일본 한국을 이어간 유신의 망령들
 
 


책 서두는 여몽 연합군이 일본을 보호하는 신의 방어막 “가미카제”에 막혀 실패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전세계를 집어삼킨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제국의 용감하고 훈련된 병사들이 일본의 부족한 병사들을 상대로 살육을 저지르며 승리의 나팔을 부는 일은 당연하 귀결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불어 닥친 2번이 태풍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국의 실패로 귀결되었다.
 
당시 고려는 파병을 막아보려 했지만 세계를 정복한 국가가 섬나라 하나 이기지 못하면 “쪽 팔려서” 어떻게 하냐는 의견으로 모든 객관적인 데이터와 실효성을 뭉개 버린 셈이다.
 
덕분에 승자의 입장에서는 밖에서 온 세력은 모두 악으로 명칭하고, 섬 안에서만 선함 가득한 경쟁의 비정상 국가로 만들었으니 그게 바로 일본.
 
유신으로 나라의 방향성을 바꾼 이야기는 이렇듯 일본에서 시작하여 장렬한 총알로 막을 내린 대한민국의 핏물 넘치는 유신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영화나 짧은 역사책을 통해 간단하게 알고 있던 박정희 말기의 암투를 오래던 고려시대의 파병기에서 시작하여 큰 흐름으로 이해하면 “유신”을 주인공으로 역사를 풀이해 나간다.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깊숙이 몰랐던 일본의 유신에 대해서 확실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일본제국 패망사”에서 수상과 관료를 도륙하는 장교들의 행동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지만 책의 앞부분을 이어가며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국가관과 세계관을 일본이 획득하게 된 배경과 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생과 결과주의.
박정희가 당시의 다른 독재자들과 다른 확실한 차이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북한보다도 떨어진 국민소득을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려는 의도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자가 정당성을 확보하기에 딱 좋은 프로파간다다. 이게 얼마나 잘 통 했는 지는 지금도 구미에 가보면 피부에 쏙쏙 들어온다. 그의 경제 살리기가 미국의 의도와 정세의 절묘한 기회를 잘 탄 이유가 크다는 이유를 부인할 수 없지만, 국가의 부를 착실하게 완벽하게 쌓아 둔 채 국민들을 굶어 죽어갔던 나라와 분명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려고 한다.
물론 결과를 위해 모든 행위는 정의라는 명분으로 포장된 부분은 결코 용서하기 어려운 역사의 과오로 남았지만.
 
민족의식과 민족국가의식의 차이는 좀 애매하다.
분명 긴 칼 차고 싶어 만주군 장교로 지원하는 일은 지금 시각에서는 분명 매국행위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대로 당시 일제라는 자연환경 속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에게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미 철저히 몰락했고, 빈농들에게는 누가 나라의 주인이 되던 관심이 없었다.
눈 앞에 일본인들이 내 먹거리를 빼앗아 가는 데는 분노했지만, 사실 얼마전까지는 조선의 관리가 뺏았으니 차이가 없다.
그러니, 조선인의 기개를 높이고 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기 위해 교사직을 버리고 만주로 떠나는 행위를 비난만 할 수는 없다.
 
2년 넘게 쿠데타의 완성을 느리게 진행하면서 최고 권력자가 된 그가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인내로 지냈다는 증거는 충분하기 때문에 연장선으로 만주를 설정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 안에서 민족의 형태와는 또다른 전우 또는 스승과 제자라는 형태의 관계는 국가의식이 부재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공동 운명체였다.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해서였건 개인의 욕심이었던 일본과의 국제관계에서 인맥을 동원하여 성과를 끌어내려던 노력과 결과물들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결과주의에 빠져왔던 박정희에게는 모든 수단은 결과물이 좋으면 용서될 수 있었으니.
 
국가경제의 발전에 대한 의견이나, 하나의 결로 지사와 매국노를 구분했다는 박정희의 역사인식을 저자의 의견대로 100% 공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껏 생각했던 긍정의 느낌을 세게 준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 등장한다.
박정희를 독립운동가로 칭송하려던 작가의 노력은 만주군도 독립군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내쳐버렸다고 하는데, 그건 그의 세계에서 완성되는 결이지 후세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다.
민족국가의 관념이 없었다고 인정해도, 만주국과 만주군의 정체성을 모르고 장교생활을 했다면 이건 더 웃긴 이야기 아닌가.
 


운명의 그날을 그린 두 편의 영화를 인상깊게 감상했었다.
두 영화 모두 우리가 들어왔던 김재규와 차지철의 권력 암투를 묘사한다.
차지철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그가 박정희의 개였지만 권력 2인자로 승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욕심을 잘 표현했다.
여기에 우리가 역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김재규는 자신을 의인 또는 사무라이로 생각했고, 대의를 크게 생각했다.
박정희 옆에서 꼬리를 흔드는 차지철은 하류등급으로 인식했고 그와 경쟁할 마음도 아니었다.
이 대목에서 충성경쟁이라는 파국의 이유로 하나를 제거하면 확실히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마지막 주군에 대한 총알은 “가이샤쿠”의 의식이었다.
천심을 잃고 자결을 하는 박정희의 가는 길에 마지막 힘을 보태 준 응원인 셈이다.
전통에 따라 김재규도 목숨을 끊어야 한다. 주군의 황천길을 따라가야 하니.
그러나 때를 놓쳤고 살아남았다.
유신이라는 괴물은 자신의 총에서 소멸로 완성되었는데 말이다.
 
사무라이로서 그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고, 많은 영화 팬들의 희망대로 남산으로 확고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 채 신발이나 잃어버린다.
 
조금은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책장마다 스멀거리며 나온다.
과거 단편으로 이해했던 역사 토막들에 대한 해석이 유신이라는 거대한 무브먼트 안에서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작가는 유신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혼란스러운 책 읽기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확실히 시각을 달리하여 바라본 역사의 소용돌이는 음미해볼 대목도 많고 해석을 다시 한번 시도해볼만한 장면도 등장한다.
 
두 나라의 얽힌 관계는 이 리뷰를 전날 한일 관계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장관의 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정치계의 양 측에서는 서로를 맹비난하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에 대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민족 의식이란 무엇인가?
민족국가 의식이란 무엇인가?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태평성대한 대한민국의 2023년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숨이 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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