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리 부인 ㅣ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봉지 옮김 / 펭귄클래식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보바리 부인 : 19세기 프랑스 황홀한 사랑을 갈구하던 여인의 비극적 종말
 
 
고전을 읽는 일은 최근에 서점에 나온 신작 소설 읽기보다는 자세를 조금 가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작가들처럼 머리를 쥐어짜내며 한 줄 한 줄 읽어가거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같은 살인무기로도 쓰일 법한 거대한 책 크기인 경우도 있지만, 일단 오래된 고전적 말투와 시대상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독자들을 확보하고 다양한 번역과 에디션으로 등장하는 것은 읽을 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감동이 있고, 시대를 뛰어넘는 정신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페이퍼백을 연상시키는 가벼운 책 제본과 딱 봐도 펭귄이네!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 고전 소설의 풍미를 더 깊게 만들어주는 레드 에디션의 맛이다. 외설과 예술을 넘나드는 당시의 쇼킹 작 6편을 7권에 담아낸 빨간 책 시리즈다.
 
서평단 모집에 응모를 하면서 여러 소설 중 2권을 고를 수 있었는데 영화로 본 적이 있던 "헨리와 준"과 "보바리 부인"을 선택했다.
워낙 유명한 소설들이지만 사실 한 번도 책장을 넘겨본 적이 없던 지라 겨울 밤 살짝 에로티시즘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었다.
 
프랑스의 독특한 국가적 문화와 배경, 그리고 사상은 영미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교과과정 탓에 항상 이질감과 동시에 독특한 매력이 느껴진다.
보바리 부인 역시 19세기 프랑스의 모습과 가치관, 그리고 애정이라는 흥미로운 배경을 책장을 넘겨가며 즐길 수 있었다.
지금과 비교했을 때 과거의 욕망이 작았을까?
어쩌면 유교사상에 꽁꽁 숨겨져 있던 한국의 성의식이 21세기 접어들며 개방적이고 적극적이 된 지금의 수준이라면, 19세기의 프랑스도 은밀하지만 비슷한 발랄함을 가지지 않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유럽 쪽의 성의식은 과거부터 워낙 화려했으니 말이다.
작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을 출간할 당시 외설죄로 기소되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실존인물을 많이 참고한 것으로 알고 있고, 간통을 미화 한 부분으로 불과 수십년전 대한민국 남성들의 시선과 비슷한 수준의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주인공인 엠마는 매력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사랑을 늘 갈망하는 여인이다. 답답한 시골 농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샤를 보바리와의 결혼을 선택하였고,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책에서 보던 황홀하고 낭만적인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결혼식 날부터 그녀가 원하던 모습은 엉망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결혼생활은 그녀의 바램과는 무관하게 심심하고 우울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도가 지나쳐지며 남편을 원망하고 욕하던 엠마는 결국 정신질환까지 얻게 될 정도로 환상과 현실 사이의 먼 벽 속에 갇혀버렸고, 큰 병원이 있는 루앙으로 이사가게 된다.
 
그런데 운명은 그런 것이다. 저잣거리 여인들에게 싫증을 내던 로돌프를 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진 것이다. 처음에는 그도 엠마에게 매력을 느끼고 열렬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자신에게 더욱 집착하게 되고 부담스러워지자 어느 날 불쑥 편지 한 장 남기고 떠나 버린다.
엠마의 절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영원히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 답게 과거의 인물인 레옹이 나타났다. 하지만 결과는 계속 파국적인 상황으로 치닫는다.
 


도대체 그녀는 왜 이렇게 황홀하고 환상적인 사랑을 갈구하게 되었을까?
어려서 읽었던 로맨틱 소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어 행복한 사랑에 빠질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면서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알게 되었지만 그녀는 과거의 바램 속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고 결국은 남자에 집착하며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길을 걷게 되고 만다.
그녀는 단순히 사랑이라는 광기에 사로잡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여인이었을까?
남편 샤를이 상대 남자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는 과정은 결국 그 누구도 아닌 엠마의 선택이었을 뿐이다.
 
자,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부분은 그렇다면 엠마는 그저 성적인 욕망에 쌓인 여인이었을 뿐인가? 시대적으로 19세기 프랑스와 21세기 대한민국의 사이에는 어떤 성적인 욕망을 가로막는 벽이 사회에 존재하고, 구성원들은 어떻게 극복하려 할까? 본인의 쾌락만을 추구하는 보바리 부인은 저속하고 음란하다고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걸까? 성에 대한 관념과 절제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옳은 일인가?
시대를 앞서갔던 작가의 잔인한 질문이 세월을 훌쩍 넘어 현재의 우리에게도 공감을 받는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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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 - 관용·동시대성·결핍·대이동·유일신·개방성·해방성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 : 세상은 거대한 힘의 작동에 의해 서술된다.
 


 
세계가를 움직이는 7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커다란 요인들을 알기 쉽게 풀어나간다.
7가지 힘은 관용, 동시대성, 결핍, 대이동, 유일신, 개방성, 현재성이다.
 
역사를 여러가지 관점에서 보지만 관용이나 개방성, 현재성으로 보는 경우는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의견이라 흥미로운 책읽기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면이 있다.
 
그중 흥미로웠고 재미있던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긴 역사에서 주제에 따른 부분들이 포커싱되어 이야기가 연결되어 역사적인 배경지식이 없다면 따라가기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점은 책을 구매 전 독자가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물론 읽기에 어렵다기 보다는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조금은 복잡할 수 있다는 정도의 우려이다.
 


문명과 문화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은 그동안 혼돈해서 사용하던 일을 말끔히 정리해준다. 그게 그거 아닌가 싶었지만 두가지의 개념이 탄생하는 배경은 도시와 농촌이라는 지역적 차이가 확연히 구별된다.
용어의 배경에 따라 세계사를 움직이는 여러가지 흐름이 명확하게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장점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유럽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그동안 굶주림으로 인구가 유지되어왔으나 아메리카 신대륙에서 넘어온 "감자"가 같은 식품이 굶주림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감자는 농업에 기반하므로 이는 문화적인 변화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흥하면서 새로운 생활방식이 생긴다면 문명이 되는 것이다. 연결되는 단어와 그 의미를 이해하면 세계사의 역사가 쌓여가는 거대한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문명을 정의하는 가장 큰 특징을 "문자"라고 이야기한다.
문자는 도시라는 존재가 커지고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존재이다. 따라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4대 문명에는 각자의 고유 문자가 발명되고 사용된다.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문명의 탄생을 이끌어내는 요소는 "건조화"다.
사하라 사막이 지금은 모래투성이의 불모지이나 과거에는 물과 동식물이 넘쳐나는 온화한 기후였다고 한다. 하지만 기원전 5천년전부터 급속한 사막화가 진행되며 사람들은 물이 풍부한 큰 강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그곳에서 문명이 탄생되는 역사가 시작된다.
아메리카 대륙에 문명이 발생하지 못한 이유는 말이라고 한다. (이 부분은 책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시길.)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을 저자는 독자에게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왜" 문명이 탄생했는가?
"왜" 콜럼버스는 인도로 가려고 했는가?
"왜"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게 되었는가?
 
민족이동은 우리가 세계사를 학교에서 교육받을 때 익숙하게 듣던 용어다.
앞서 건조화로 큰 강으로 이동하듯, 인간은 자연적인 상황의 변화나 정치적, 사회적 변화로 이동하는 게 사실 기본적인 습성이기도 하다. 특히 커다란 변화에 따라 대규모 이동이 실행에 옮겨지면 기존과 유입세력의 충돌은 불카피하고 세계사의 흐름은 요동을 치기 마련이다.
게르만족 이동같이 세계사의 뚜렷한 방향을 남긴 이동도 있지만 이란의 원형민족의 이동은 그동안 몰랐던 이란과 기타 이슬람 국가들의 사이가 왜 안좋은지 알려주는 숨어있던 의미를 알 수 있다.
프랑스의 위그노 학살이 가져온 네덜란드 부흥은 나비효과가 역사에 제대로 작동한 케이스다. 이처럼 인간의 이동은 작건 크건 역사의 방향을 바꾼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우리가 역사의 시대를 살아가며 눈 여겨 봐야할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유일교에 대한 부분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과 살짝 다른 부분이나 가장 극심한 대립을 하고 있는 두개의 종교가 사실 하나의 뿌리라는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에 대해 다시 한번 체크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민주정을 이상적인 정치로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졌지만, 그들이 내세운 참주의 정치나 귀족정치가 어떤 배경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에 대한 짧지만 압축적인 역사는 시대의 정신들이 짧은 역사의 태동에서 우연하게 생겨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도 만든 대목이다. 현대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대립하던 정치체계인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수많은 병폐가 있지만 그래도 이게 제일 좋은 정치제도야! 라고 생각하는 것도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나타난 결과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긍정적인 작동을 하여 만족하게 된 상황이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아직까지 민주주의의 대안이 도드라지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현재의 체계에 만족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힘인 "현재성" 부분에서 저자가 비판하는 학교 역사 교육은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학창시절 역사는 그다지 재미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무슨 왕 이름을 계속 암기해야 하고 현재의 정치 체계나 경제제도도 잘 모르는데 아주 오래던 구식 체제의 특징을 외우고 입에도 안 붙는 제도 이름을 달달 외워야 했다. 생각해보라. 역사는 암기과목인가 이해과목인가?
성인이 되어 역사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스토리"로 역사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주제"로 기다란 역사를 함축성 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였다. 고등학교 3년치의 국사, 세계사 교과서 보다 더 두꺼운 "일본제국패망사"를 읽어가는 모습은 역사를 어떻게 교육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가에 대한 일침이다.
 
첫번째 힘으로 등장하는 관용에서 최초의 세계제국 아시리아가 로마에 비해 단명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관용"이라는 저자의 의견을 우리가 교과과정에서 배울 수 없었던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어린이 도서시리즈에 "왜 Why" 라는 타이틀을 붙인 어떤 출판사가 보여준 극강의 전투력이 문뜩 떠오르는 화두이기도 하다.
"왜" 저자는 7가지 요소를 세계사를 움직이는 힘으로 바라보았는지 확인해보기 바라는 마음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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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여행 - 세계 여행에서 발견한 브랜드의 비밀
김지헌.김상률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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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여행 : 여행에서 만나는 브랜드와 그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개성과 이유들

 

 

여행은 회사돈으로 가는 게 제 맛.

 

가고 싶은 여행지를 물색하고 일정에 따른 계획과 비용, 숙박이나 교통편을 알아보는 여행의 준비 과정은 여행 자체보다 지치고 어려운 일이지만 설레임 하나 만으로 고생길을 마다하지 않게 되는 법이다,

자비여행이었다면, 월급과 용돈을 모으고 모아 어렵게 만든 여행 경비. 그 돈이면 노트북을 바꾸거나 그림같은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도 있지만 눈 앞에 보이는 유혹을 참고 이겨낸 전리품일지도 모른다.

 

당연히 출장을 통해 해외에 나갈 기회를 잡는다면 개인적인 볼거리를 마음껏 볼 수야 없겠지만 공짜 여행을 작은 조각으로나마 선물 받는 일이니 이만큼 신나는 일도 없다.

바쁜 업무일정에서 짜낸 개인일정은 더욱 소중하고 알차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빠듯한 스케줄에도 아침 5시에 일어나 일단 관광명소의 입구라도 보고 오겠다던 직장 후배의 철저한 욕망에 감탄한 경험도 있다.  한 달을 준비했는데 내부 결재 문제로 불매 운동이 직전 취소된 도쿄 출장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브랜드를 연구하는 이들이기에 업무 또는 개인 여행이던 가리지 않고 방문하는 장소 곳곳을 브랜딩의 현지 자료 조사로 활용할 수 있었고,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상하게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름 답게 "센스"있는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폴란드의 "센스" 레스토랑의 기가 막힌 화산 디저트나 명장 패스트리 세프인 도미니크 앙셀의 베이커리는 글만으로도 한 번 맛보고 싶은 유혹을 하고 있다.

특히 도미니크 앙셀 베이커리의 인기 메뉴인 크로넛 (크로와상과 도넛을 합체한 메뉴라고 한다.)이 품절되면 오후에 판매한다는 원통 모양의 "쿠키샷"은 쿠키 자체 보다도 서비스로 부어주는 타이티산 바닐라 밀크 맛이 더 궁금하다. 오감을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맛을 제공해주는 전략은 상품 자체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입소문을 타고 명품의 반열로 브랜드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내는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현지화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호주에 방문했을 때  버거킹의 와퍼를 먹고 싶었지만 유수의 브랜드 중 버거킹만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생소한 브랜드인 "헝그리 잭스"에서 와퍼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미 지역의 브랜드 등록이 되어있어 전세계에서 통용하던 버거킹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브랜드명을 교체한 특이한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글로벌 전략에서 이렇게 브랜드명이 바뀔 경우 기업이나 소비자나 혼란이 올 법한데 어느 정도 해결책을 가지고 안착한 경우라고 하겠다.

 

로고를 자국어와 함께 표기하는 두바이의 간판도 (문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기 때문에 오른쪽에 자국어 표기가 되어있다고 한다.) 흥미로웠고 저렴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맥도날드 결혼식 "맥 웨딩"이 서비스되는 홍콩의 맥도날드도 인상적이다. 젊은 세대들은 빅 맥을 먹으며 결혼 축하해주는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일 듯하다. 로널드만 좀 치워주면 좋겠다. 현재 15개 매장에서 성황리에 영업중이라니 우리나라도 한번 도입해 봄은 어떨지.

 

전통가옥을 개조해 만든 일본의 기타노이진칸과 니넨자카의 스타벅스도 기회가 되면 방문해보고 싶다.

전세계적인 스탠다드를 추구하면서도 지역적 또는 상황적 특성을 재치 있게 활용할 경우 화제성은 물론 고객의 감성을 브랜드와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테네시 주에 위치한 게틀린버그에서 저자가 방문한 "슈거랜즈"란 술집도 매우 인상적이다. 금주령 시대 숨어서 달빛을 바라보며 마신다는 위스키 "문샤인"을 마실 수 있는 상점인데, 놀이공원에서 나올 법한 5달러짜리 팔찌를 끼고 입장하면 작은 분량의 12종류 위스키를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맛볼 수 있고 그 중 마음에 드는 한가지를 팔찌 5달러를 할인 받아 20달라에 구매하게 되는 방식이다. 지역 명소의 독특한 위스키를 파는 방식을 샘플러라는 개념과 시음과정 중 고객끼리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 독창적이다. 이렇게 책에 소개될 정도이니 혹시라도 여행을 가게 되면 방문하지 않을 수 없다. 금주령이란 억압된 상태에서 몰래 마시던 위스키의 달콤한 유혹은 덤이다.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가지못하는 이들에게 어쩌면 여행에세이는 대리만족하기에 최고의 대안이다. 블로그나 인터넷 상에서 먹고 마시는 장면 위주의 사진으로 가득 찬 컨텐츠도 좋지만, 여러가지 상념과 생각들은 테마를 가지고 술술 이야기하듯이 들려주는 책은 다양한 테마와 저자와의 공감이라는 과정을 통해 마치 내가 한 번 가본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자신만의 독특함과 광채를 지닌 브랜드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꼭 가 봐야할 곳에는 빨간 줄을 쫙 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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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게임 - 심리 편향에 빠진 메이저리그의 잘못된 선택들
키스 로 지음, 이성훈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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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게임 : 야구판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오류와 신봉 이론들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기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지는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 연구 대상들.

 

책의 접근 방식을 한 줄로 요약해보았다.

코로나로 온나라가 난리인 데도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도 야구게임은 계속되었고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 그리고 슬픔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자그마한 지름 70mm의 하얀 공이 주는 마법과 같은 스토리는 선수들의 오랫동안 흘린 땀과 천부적인 재능, 그리고 매 순간 벌어지는 찰나의 조건에 의해 다양한 변수와 결합되어 예기치 못한 경기의 스토리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가끔은 어이없는 상황에 관객들은 당황하기도 하는데, 긴 야구의 역사를 가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관객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야구관계자 스스로도 속고 있는 교묘한 착각 등에 대해 저자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야구에 관심이 있거나 앞서 이야기한 인지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찾는데 긴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향", 즉 한 쪽으로 치우친 성질 또는 행동이 우리가 자주 보던 장면에서 진실과 다르게 움직이는 놀라운 광경을 엿볼 수 있다.

 

경기에서 자주 벌어지는 심판들의 판정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경기에 들러붙는지, "기준점 편향"이나 "집단사고"가 우리의 통념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전달해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김병현 투수가 월드시리즈 반지를 얻게 된 바로 그 순간 애리조나의 감독이 얼마나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들을 내렸고, 또 그로 인해 꿈같은 우승을 놓칠 뻔했는지 서술한다. 그러나 우승을 하게 되었고 그는 감독으로서 언론의 칭찬을 듬뿍 받는다. 결국 결과가 앞서 있던 진행상황을 덮어버리는 편향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같은 선수를 뽑기 위해 각 구단들은 1라운드 지명에 투수를 선택하는 게, 아뿔싸, 이렇게 공들여 뽑은 선수들이 10% 정도 성공한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나 미국이나 이런 오류들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각 구단마다 이런 성공율을 스카우터나 구단 관계자에게 조언해주는 사람이 과연 없을까? 관객이나 관계자나 투수가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고 제일 값진 선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상호황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건 과학적인 오류라고 조금만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알 수 있는 일들을 구단관계자나 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이론이 꽤 많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다.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이 나왔지만 그들이 진실에 눈을 들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시 잘못된 믿음으로 행동하고 인지하게 되는 과정을 겪고 있고 그렇기에 인간이다.

 

우리도 직장생활에서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입사한 직원이 매번 신규사업이나 투자에서 실패를 맛보더라도 이미 매몰된 비용, 쉽게 말해 본전 생각에 새로운 프로젝트만 생기면 기용되는 경우를 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애초에 회사가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람을 잘 못 뽑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기 보다는 새로운 기대를 하는 오류에 빠지게 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런 오류를 인공지능이 대체한다고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분야도 있겠지만 대다수 인간 심리에 관련된 내용과 행동은 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또한 우리 세계가 굴러가는 방식이다.

 

다만 커다란 실패를 가져올 수 있는 작은 단서들, 조금 노력하면 고쳐 나갈 수 있는 행동의 조언들을 책을 통해 얻는 사람은 조금 더 나은 결과와 소득을 얻을 수 있기에 이런 도서를 통해 진실을 보는 혜안을 가질 필요성은 충분하다.

 

야구 좋아하시는 분이 우리가 미처 보지못한 다른 세계의 야구 스토리를 읽어보고 싶다면 주저 없이 고르셔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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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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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 사람사는 이야기와 사진들이 행복한 책 페이지를 수놓다.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가 어디냐고 물으면 주저 없어 선택하는 나라가 "러시아"다.

보통 여행지로 가고 싶은 나라는 국가명을 들으면 이유 없는 울림이 마음 속에서 쿵 하고 다가오는 법.

 

학생시절 즐겨 들었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생각이 나고, "전람회의 그림"으로 유명한 무소르그스키의 흔적들을 보고 싶은 마음.

제대로 아직도 못 읽은 러시아 대문호들의 찬란한 유산을 쫓아 여행을 떠나고 싶다.

동토의 왕국이던 대국의 독특한 문화와 사람들 그리고 사는 모습들을 한번은 꼭 보리라 마음먹고 있다.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었지만 체르노빌의 끔찍한 재앙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강대국의 이면에는 사실 과거를 추억하고 새롭게 힘을 얻고자 하는 노력도 많이 있지만, 말이 쉽지 잘 안되는 모습이다. 새로운 "짜르"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푸틴의 영향력이 어쩌면 나라의 발전을 막고 있는 장애물일지도 모르겠고.

어둡고 습습한 공기가 묻어나던 체르노빌의 재앙을 그린 HBO 드라마 "체르노빌"에 그려진 러시아 사람들의 순진함과 비극,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은 여행지로서의 동경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목도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작가는 여행자와 관광객의 차이를 여정을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고뇌를 안고 생각을 하는 일정과 한 순간을 즐기는 여정의 차이.

여행은 좋은 것이고 관광을 그렇지 않다라고 흑백논리로 나눌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길을 떠나는 이의 질문과 바라보고자 하는 대상이 정답이고 진리이다.

여행이던 관광이던 주체는 나이고, 내가 바라보는 새로운 세계와의 교감도 내가 하는 작용이다.

 

대국이자 오래된 나라인 러시아의 장면들을 포토에세이로 담아낸 책의 각 페이지에는 저자의 따뜻한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과 그만의 고민과 사색이 담겨 나온다는 사실을 서두에 여행의 정의를 이야기해준 덕에 이해하기 쉬웠다.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이지만 작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동을 느끼는지 지켜보는 관찰자로 내 자신도 즐거운 동행을 하는 느낌이다.

 

여행 초반기에 만난 신부의 활짝 웃는 모습이나 낯선 외국인이지만 교회에서 말을 거는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있기에 가능한 장면들이 아닐까?

 

박물관을 지키는 허름한 병정이 철의 시대를 알기는 할 까라는 말에 이 글의 서두에 이야기한 제국의 몰락과 부활의 노력들이 일상의 장면에서 교차되는 느낌도 갖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 모스크바에서는 록 페스트벌이 자주 개최되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급진적인 음악이기는 하나 미국과 영국의 대중음악이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다는 사실이 무척 의아스러웠다.

저자 역시 버스킹 문화의 발달이나 도시의 음반가게에서 차이코프스키만큼이나 유리이어 힙이나 블랙 사바스의 음반이 진열된 상황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후반기의 소비에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꽉 막힌 사회도 아니었고, 의미가 있고 예술성이 있는 문화적 요소는 위화감 없이 받아들였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중국과 북한의 공산주의와는 사뭇 다른 풍경. 특히나 복잡하고 대중적인 요소와 다소의 거리를 두고 있는 아트록과 하드록의 인기는 수많은 록 뮤지션들의 모스크바행 비행기표를 발권할 만한 충분한 동기였겠다는 생각이다.

 

음악에 비해 미술적인 융성은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자리매김한 사실은 의아하다. 미술 매니아들은 그래서 러시아의 미술관들은 미지의 창고를 뒤지는 쾌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학창 시절 배웠던 수많은 미술가들 이름 중에 ~스키가 없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칸딘스키 하나 머리 속에 안녕`하고 손을 내민다.

 

러시아는 항상 적국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새로운 시각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그랬구나 라는 동의를 이끌어낸다.

007 영화에서 계속 악당들을 만들어냈고, 톰 크루즈는 크레믈린 궁을 적의 심장으로 표현한다. 섹시한 러시아 스파이들은 서방의 남성 주요 인물들을 노리는 적이지고 이는 이데올로기의 적대적 관계를 성대결로 판을 바꾸는 할리우드에 절묘한 설정의 변화다. 한 나라가 적으로 묘사될 때 영화를 보게 되는 해당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월드 워Z에서 한국이 바이러스의 원산지로 표현되는 장면에서 여러분은 분통을 터뜨리지는 않았는지?

 

책에는 수많은 사진들이 컬러풀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람들이 서있다.

 


때로는 아뜰리에나 길거리 버스킹 공연, 소년과 수녀는 수돗가에 때로는 성당의 근엄한 그늘 안에.

땅 크고 세상을 호령했던 그리고 때로는 우리의 적국이었던 러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친절한 웃음은 국가와 민족을 떠나 우리 개인들의 소박한 하루는 얼마나 친근한가를 느낄 수 있는 에세이기도 하고, 몰랐던 러시아의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씩 캐 먹는 즐거운 책 여행이기도 하다.

 

책꽂이에 하루에 한 컷씩 책을 펴 놓아 하루의 사진으로 진열해도 좋은 즐거운 경험,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여행동경을 up시키고 말았다.

사진과 곁들인 에세이로 최근 본 책 중에 제일 따끈하고 풍성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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